국정 역사교과서를 공개하는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박근혜 정부 최대 국책사업 중 하나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집필진이 공개됐다. 당초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도입에 따른 사회적 반발이 큰 상황에서 이를 심화시킬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집필진 공개를 미뤄왔다.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을 28일 전격 공개했다. 총 46명인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의 경우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의 명단이 공개되지 않아 ‘밀실 집필’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공개된 집필진 명단을 살펴보면 극우성향을 보이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형식 명예교수를 시작으로 서영수 단국대 명예교수, 윤명철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 박용운 고려대 명예교수, 이재범 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손승철 강원대 사학과 교수, 한상도 건국대 사학과 교수, 정경희 국사편찬위원회 위원 등 보수 성향 인사 등이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것.

이 중 신 명예교수의 경우 국정교과서 파문이 불거졌을 당시 스스로 대중 앞에 그 모습을 보인 한국 고고학계의 원로 중 한명으로 대한민국 정통성에 대해 여러차례 지적해 왔다.

현대사 집필에 관여한 김명섭 연세대 교수는 친일과 독재정권 미화로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며, 세계사 집필에 참여한 정경희 영산대 교수는 ‘한국사 교과서 어떻게 편향되었나’의 저자로 기존 검정교과서의 좌편향 지적을 주도했던 보수인사다.

유호열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의 경우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문이 불거진 후 개인 SNS 계정에 박 대통령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또한 국정 역사교과서 편찬에는 경제학과 출신 교수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국내 뉴라이트 운동의 시작점은 경제사 측면에서만 봐라 본 근현사대 재인식 운동이었다.

앞서 지난해 박근혜 정부는 사학계 등의 반발에도 불구, 기존 역사교과서의 좌편향 문제가 심각하다는 뉴라이트 계열의 지적을 받아들이며 국정교과서 도입을 강행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는 새누리당은 물론 보수 시민단체까지 동참했고, 당시 민간 차원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던 전희경 전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20대 총선 때 여당 비례대표로 원내입성하기도 했다.

반면 사학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야권 등은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이 역사를 바라보는 청소년들의 다양한 시야 형성에 방해가 될수 있고, 되레 우편향 내용으로 가득차 사실관계 등을 잘못 전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국정교과서의 우편향 지적 관련, "교과서 집필진 자체가 우익성향 인사들로만 채워질수 있다"는 전망이 강하게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기존 교과서 대비 집필진 수 증가 등을 통해 편향되지 않은 교과서를 집필할 것이라 밝히면서도, 신형식 교수를 제외한 집필진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교육부가 당초 비공개 방침에서 벗어나 집필진을 전격 공개한 이유에 대해선 최근 정국 변화가 주요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파문 이후 정국 분위기가 뒤집히자 논란의 국정교과서 도입 역시 그대로 강행하기 무리라고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편 정부는 아직까지 내년 3월부터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키로 한 기존 정책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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