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 내용이 박근혜 대통령 혐의 입증의 결정적 단서로 부상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정호성 전 청와대 대통령실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이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키를 쥔 증거로 부상했다. 해당 녹음파일 내용이 당초 이번 사건 수사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검찰의 의지마저 되돌렸다는 내용의 관련 보도가 쏟아진 탓으로, 파일 내용의 공개시점에 정치권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 내용이 당초 알려진 것 이상의 충격적인 내용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런 공적 직위에 오르지 않은 최순실씨에게 주요 국정 현안이 보고되고,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최씨 지시사항이 박 대통령에게 전달된 내용 등이 복원된 50여개의 통화내용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녹음파일 내용을 확인한 일부 검찰 관계자는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분노로 인해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았던 것으로도 전해졌다.

앞서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사실상 주범으로 언급한 검찰 조사와 관련 ‘인격살인’·‘마녀사냥’ 등이라 평가하며, 중립성을 잃은 검찰 조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와대 측의 입장 발표 후 검찰 내에서는 오히려 ‘이미 확보된 증거 중 일부만이라도 세상에 공개되며 청와대와 박 대통령이 그와 같은 말할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증거물로 거론된 것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과 정호성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이었다.

‘최순실 게이트’가 역대 정권말 반복된 대통령 측근의 단순 비리 의혹 사건이 아닌 현재와 같은 국정농단 파문으로 번질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최씨가 사용했던 테블릿 PC 내용이 외부에 공개되면서부터다.

테블릿 PC 내용 공개 후 여러 언론보도와 검찰조사 등을 통해 현 정권 출범 후 정·재계는 물론 문화계와 스포츠계까지 최씨와 그 주변인들 뜻에 따라 좌우됐다는 사실 등이 추가로 밝혀진 것.

정치권 및 법조계에서는 검찰 측의 반응을 종합, 정 전 비서관의 녹음파일 내용이 최씨 테블릿 PC 내용 공개 못지 않은 후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에 따라 세간의 관심은 검찰이 정 전 비서관 녹음파일 내용을 언제 공개할지에 맞춰지고 있다. 대통령 대면조사 실시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청와대 압박 카드로 내용이 일부 공개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하며, 특검 내지 국정조사때 그 내용이 공개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 녹음파일 내용에 따른 추측성 보도들이 늘자 “정호성 녹음파일 내용은 별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내용”이라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입증이 가능한 정도”라고 해명 하기도 했다.

한편 정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의 권력핵심이라 불려 온 문고리 3인방(이재만, 안봉근, 정호성) 중 한명이다.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와 고려대 노어노문학과를 나온 뒤 1997년 특정종교의 인도네시아 선교활동을 다녀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부터 그를 보필한 핵심 4인방 중 한명으로 연설문 작성과 기록 정무 기획 등이 주 업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사용해 온 이메일 아이디 ‘narelo’와 관련해서는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활동설도 제기된 바 있다.

또한 검찰은 정 전 비서관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대포폰 두 대를 확보했고 이를 통해 관련 녹음파일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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