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국중고차협회의 출범을 기념하는 중고차 유통발전 세미나가 개최됐다. 지난 2003년 출범한 국내 유일의 산학연관 단체였던 한국중고차문화포럼이 단체명을 변경하며 이를 기념하는 세미나였다.

국내 중고차 거래는 연 370여 만대에 이를 정도로 거래량이 많고 규모도 약 26조원에 이른다. 신차 대비 2배 이상의 매머드급 시장으로 자동차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중고차 유통시장은 여러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고 그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적지 않다. 실제와 다른 성능점검은 물론이고 품질보증도 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주행거리 조작이나 허위 미끼매물도 부지기수다. 위장 당사자 거래와 대포차 등도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문제들로 연 100조원에 이르는 자동차 애프터마켓 중 가장 핵심적이고 중추적인 부분이라 할수 있는 중고차시장은 현재 절름발이 상태라 할 수 있겠다.

이를 해결하고 선진형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국중고차협회가 출범했다.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중고차 발전 세미나를 진행하면서도 정부의 그 어떤 협조와 도움을 받지 못했음에도 잘못된 정부 정책을 비평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사안을 제시해 왔다.

소비자 중심 시대로의 전환를 앞두고 업자와의 대칭점에서 여러 위협과 방해를 받기도 했다.이를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래도 업계가 전과 비교해 많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협회 창설 초기와 비교해 성능점검제도가 구축됐고 각종 피해사례와 대안을 마련해 업체 스스로의 자정기능을 되살리는데 노력했다고 자부한다.

이번 한국중고차협회 기념 중고차 유통발전 세미나 역시 개최가 순탄치 않았다. 예전과 같이 집단으로 공청회나 세미나가 방해받진 않았으나 행사 진행에 있어 방해공작은 존재했다.

협회에 깊이 관여해 온 필자 입장에서는 일련의 방해 행위가 서글프고 한심하게 느껴진다. 무엇을 발표하는 자리인지도 모른채 생각 이하의 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탓이다.

행사에 참가했던 많은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세미나 방해 행위를 보며 국내 중고차 분야가 왜 이렇게 낙후되었는지 가늠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지 등을 성토하는 참가자도 있었다.

실상 정부의 잘못이 크다. 책임감을 가지고 업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정책발표만 그럴 듯하고 실질적인 행동은 없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정부가 중고차 분야의 후진적이고 낙후된 시스템을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왜 항상 건전하게 비판하는 세력을 불편해하고 외면하면서 끼리끼리 모인 사람만의 설익은 정책만 반복하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중고차 세미나 하나 제대로 개최하지 못하는 단체들끼리 모여 밀실 논의를 반복하고 현재와 같은 소비자 피해를 막지 못한다면 선진형 시스템 구축은 불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정부 관계자라면 더욱 이 같은 현실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무엇이 잘못됐고 국민을 위해 전정으로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번 세미나는 여러 사안 들에 대해 각계각층에서 바라본 사례 중심으로 발표가 진행됐다. 국내서는 거의 유일하게 중고차 관련 여러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자리였던 만큼 협회는 내년에도 전·후반으로 나누어 연간 2차례씩 무료 세미나를 진행할 예정이다.

본 협회 세미나는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며 발표할 수 있고 의견을 조율할 수 있는 자리이다. 최소한 다시는 방해하지 말고 솔직하게 당당하게 자리로 나와 발표하길 바란다. 예전과 같은 위협 분위기 조성으로 많은 참가자들을 실망시키는 우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모두가 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했으면 한다. 특히 정부도 똑같은 집단이 아니기를 바란다.

김필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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