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도입에 반대하는 학부모 시위.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법원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교육부 처분에 대해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 정부 수립 후 전격적으로 단행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그 과정에서 극심한 좌우대립 양상을 초래했으며, 역사교육의 시대역행이란 지적을 듣기도 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5부(부장판사 강석규)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조영선 변호사가 교육부를 상대로 낸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비공개 처분 취소’ 소송에서 24일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발행키로 하는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을 고시했다. 이어 교수와 연구원, 중·고등학교 교원 등으로 구성된 47명의 역사교과서 집필진과 16명의 역사교과서 편찬심의위원회 명단을 확정했다.

국정교과서 도입은 정부와 집권여당의 역사교과서 좌편향 지적에서 시작된 사업으로 야당과 사학계는 정부차원의 역사 교육 우익화를 우려해 이에 반대해 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를 강행했고 반대여론을 우려 집필진을 비공개하고 집필기준 역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조 변호사는 교육부에 집필기준을 공개해 달라며 정보공개 청구를 냈으나, 교육부는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었다.

교육부의 공개 거부에 조 변호사는 “시대별 분량과 서술 방식, 기준 등에 대해 공개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며 지난 8월 소송을 냈다.

앞서 지난 9월 법원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과 편찬심의위원 명단 공개 거부를 취소해달라”며 교육부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법원은 “교육부는 집필·심의 작업이 끝나는 대로 정보를 공개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 알권리는 수개월 내로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며 “집필진 등의 구성이나 역사교과서 내용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할 기회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오는 28일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할 방침이다. 편찬심의기준과 집필 과정을 심의할 교과서 편찬심의위원 명단(16명)의 경우 최종본이 나오면 공개할 예정이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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