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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윤경 의원 “가계부채 전적으로 정부 탓, 대부업체 사라져야”“빚을 내게 만드는 환경이 문제, 소비자 탓하는 건 모욕”
김영 기자 | 승인 2016.11.23 15:58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비례대표)은 경제전문가로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민생경제전문가로 20대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이다. 특히 그는 장기 연체된 부실 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줄여주거나 탕감해주는 주빌리 은행 대표 출신으로 유명하다. 원내 들어온 뒤로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금융당국의 실정과 금융기관의 횡포를 막기 위한 역할을 자임해 왔다. 초선 답지 않은 활약 속에 그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제 의원을 여성소비자신문이 만나 가계부채 문제의 원인과 해법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가계부채 증가는 날로 그 심각성이 커져가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다. 지난 2분기 기준 1257조원의 가계부채가 쌓인 상태로 일각에선 그 위험성을 대단히 낮게 보고도 있으나, 절대 만만히 봐서는 안될 요소라는게 금융계의 일반적 해석이다.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에 대해서는 소득불평등 구조 심화 등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소득은 적고 소비는 늘다보니 자연스레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리는 돈이 많아져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제윤경 의원은 이 같은 의견에 대해 “결과론적 해석”이라고 단정지으며 동의하지 않았다.

“가계부채 증가 원인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나 일반 가정의 소비지출을 언급하는데, 빚과 소비를 연결시키는 것 자체가 소비자에 대한 모욕이다. ‘빚을 줄이기 위해 소비생활이 건전해져야 한다’는 주장이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가계부채 증가 책임을 모두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측면이 있다. 부동산 시장이 가계부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전에 제도와 규제를 살펴봐야 한다. 규제를 ‘암덩어리’로 보는 현 정부의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그러면서 제 의원은 빚 증가를 권하는 정부의 태도가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이라 지적했다.

“사람이란 존재 자체가 유혹에 강하지 않다. 유혹이란 것에 나약한 게 나쁜 것도 아니다. 원래 사람이 그렇다.

빚이 늘어나게 된 근본적 이유는 많이 빌려주기 때문이다. 많이 빌려주고 많이 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돈을 빌려 쓰라고 정부가 권하고 또 빚내서 집을 사라고 하다 보니 가계부채가 이렇게 커졌다.

가계부채 증가는 정부의 완벽한 정책실패다. 가계부채 증가에 소즉불평등 구조도 일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더 면밀히 보면 늘어난 공급정책이 필요 수요를 결정했다. 정부가 그런 정책기조를 강하게 밀어붙인 게 원인이다. 거기에는 탐욕스런 금융회사들의 영업전략이 한몫 했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지적한 제 의원은 이 같은 정책 실패의 출발점으로 자신의 소속당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있던 ‘국민의 정부’ 시절을 언급했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선 ‘국민의정부’도 ‘참여정부’도 자유롭진 않다. 신용카드 사용을 당연시하고 카드단말기 설치에 환호하는 이상한 나라를 만들었다. 이 모든 게 마치 소비자를 위한 일인 듯 포장돼 왔던 게 사실이다.

외국의 경우 카드결제가 안되는 곳이 많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러면 안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는 정부가 만든 것이다. 소비를 많이하라고 권장하고 연말 소득공제를 통해 세금 혜택을 주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다시 말하지만 가계부채 증가는 100% 정부의 탓이다. 지금 상태를 과거로 되돌리는 건 어렵다. 대신 원인을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정부가 빚을 권장했다. 소득이 불안전해지는 상황 속에서 소비가 미덕이라 정부가 카드사를 대신해 마케팅을 해줬다.

사회 전 분야에서 빚을 권장했다. 교육분야에 있어 등록금을 대출해줬고 부동산 취득을 위한 대출상품을 마련해 줬다. 모든 게 다 빚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빚 만드는 정책만 내놓은 셈이다.

외환위기 전까지 두자리대 경제성장률 속에서도 소비대신 저축을 택했던 게 우리 국민들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도 우리 국민들의 저축률은 대단히 높은 편이었다. 이들이 갑자기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며 저축을 줄이고 소비를 늘렸다고 보는 건 옳지 않다. 이 같은 해석은 가계 빚 증가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행위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그 부담을 가계로 돌린 측면이 없지 않고, 그때 잉태된 가계부채의 씨앗이 이명박 정부를 거쳐 현 정부들어 만개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제 의원은 당시 정부와 현 정부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 당이지만 김대중 대통령 시절 금융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 카드대란의 시초가 그때 만들어졌다. 최악의 가계 부채 씨앗이 그때 만들어진 것으로 이자제한법, 대부업체 허용 등이 그에 속한다.

당시 정부가 그와 같은 정책을 펼친 이유는 경제성장률의 착시현상 때문이라고 본다. 소득이 증가하고 소비가 늘면 경기지표는 좋아지게 되고, 소비가 늘며 고용도 증가한다.

그러나 이는 가(假)소득이 증가한 것이다. 진짜 소득이 늘어난 게 아니라 빚이 늘었고, 실제 소득보다 높은 소비를 사회가 요구했다. 그리고 그게 상당히 달콤한 측면이 있다. 사람들이 빌려 쓰는데 큰 쾌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월급 200만원을 받는 월급쟁이에게 1000만원을 대출해주겠다며 유혹하는 정책을 정부가 펼치는 건 아주 위험하다. 소비자들의 뇌를 흔들기 때문에 절대 해선 안된다고 본다. 일반 금융소비자들이 상환능력을 보고 빚을 내고 갚은 것 자체가 쉽지 않다.

물론 김대중 정부가 이와 같은 정책을 펼친 데는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외환위기를 거치며 기업은 망가지고 동력을 찾을 곳이 가계 뿐이었다. 가계 저축이 기업을 살렸고 기업이 진 빚을 가계가 가져온 꼴이다. 국민들 주머니를 털어서 빚을 갚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나마 참여정부의 경우 가계금융 정책 수립에 있어 가장 잘했다고 본다. 신용카드사태가 발생하자 이를 대란으로 규정하고 신용불량자 구제를 위한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금융사에 대한 구조조정에도 즉각 나섰다. 지금은 일상화된 신불자 400만명이 그때는 대란이었다.

이명박 정부를 거쳐 현 정부가 취임 후 가계부채가 더욱 크게 증가한 이유는 빚 내라는 말 말고는 정부가 정말 아무 것도 한 게 없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시절보다 많은 사림이 장기채무자로 전락했고, 빚 때문에 일가족이 동반자살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는데 정부는 아무 것도 안했다.

민생경제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명박 정부를 거쳐 현 정부까지 주요 정책 의제에 민생은 없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금융기관은 망할수 있다는 정책을 펼쳐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제윤경 의원은 빚을 권장하는 사회 풍토 속 이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환경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절약이 미덕은 아니라고도 밝혔다. 대신 그는 돈을 쓰며 겁내지 않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대안은 빚을 내게 만드는 환경이 변하는 것이다. 교과서에나 존재하는 건전한 소비생활은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조치다.

가계 문제 전문가로 활동할 당시 절약을 대단히 싫어했던 사람이다. 돈은 쓰려고 버는 거다. 당시 가계부 쓰는 법을 일반인들에게 가르치기도 했는데, 돈을 안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재미있게 쓰려고 이를 가르친 거다.

지금 일반 국민들은 불안해하며 돈을 쓰고 있다. 만족스럽고 뿌듯하게 써야 하는데, 다음달 카드값을 걱정하며 돈을 쓴다. 소비의 목적은 만족이다.

단 충동적인 지출은 문제를 삼는다. 충동 소비는 사람을 만족스럽게 하지 않으며 이후 더 큰 후회를 불러온다. 그보다는 천천히 소비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제윤경 의원은 고의로 빚을 갚지 않는 ‘악성 채무자’에 대해서도 남다른 시선을 보냈다. 채무에 악성이란 없다는 것으로 채무자의 의무만 중시하는 현 세태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금융사간 채권거래에 대해서도 힐난했다.

“빌린 돈을 잘 갚지 않는 사람들을 ‘악성’ 채무자라 부르며 이들의 도덕성을 비난하는데 맞지 않다고 본다. 대부업 자체가 남에게 돈을 빌려주고 그 이자를 받는 일이다. 대부업자들이 봉사활동을 하는게 아니다. 이들은 원금의 몇배를 이자로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채권자가 만만하면 떼먹어라고 말한다. 어떤 도덕적 의무나 책무가 아닌 계약관계일 뿐이다. 능력 안되면 안 갚으면 된다. 오히려 돈을 빌려주는 사람들의 잘못이 크다. 잘 갚을수 있는지 확인하고 빌려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 뿐이다.

우리의 경우 채권이 일정기간 연체되면 1금융권에서 이를 저축은행에 팔고 저축은행은 또다시 이를 대부업체에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외국은 절대 그렇지 않다. 채권을 악성으로 분류해 팔고 하는 것 자체가 일상적으로 되어 있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그런 행태가 우리나라를 고리대부업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대부업체의 고리대가 여러차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그 파장은 저축은행까지 이어져 저축은행의 중·고 금리 역시 수차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서민들의 생활자금 목적의 대부업에 대해선 존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으나, 제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전혀 다른 주장을 펼쳤다.

“대부업체 고리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금리를 10%대로 낮추면 된다. 그럼 못 버티는 대부업체들이 사라질 것이고 당연히 돈도 안빌리게 된다. 돈을 빌리는 것 자체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선 안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서민 급전의 문제인데 정확히 알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라 칭해지는 금융당국 관계자들도 이에 대해 오해를 하던데 금전과 생활비는 구분돼야 한다.

매달 필요한 돈이 어떻게 급전이라 부를 수 있나? 이는 생활비로 분류해야 한다. 만성적인 재정적자 문제를 고금리로 해결해선 안된다.

급전이 필요하면 과거처럼 명동 사채시장을 사용하는게 낫지, 대부업체를 준금융기관처럼 만들어선 안된다. 서민에게는 복지가 필요하지 고금리 금융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대부업체가 사라지게 되면 그 자리는 미국의 지역금융이나 관계금융 또는 유럽의 사회적은행 같은 금융기관이 대체해야 할 것이라 본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금융이 왜 존재하는 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자체 수익만을 위해 존재하는 금융은 약탈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금융의 본질이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사회적금융이 가능한 환경은 정권이 바뀌고 환경이 변하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국회의원 ‘직’보다 ‘정치’ 활동 자체에 더 관심 많은 겁 없는 초선

1971년생인 제윤경 의원은 덕성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학창시절 총학생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에듀머니 대표이사와 주빌리은행 상임이사 등 민생경제 전문가로 오랜 기간 활동해오다가, 지난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선거 캠프에서 부대변인을 맡으며 공식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으며,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9번)로 원내 입성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정치는 내가 해오던 일들의 연장선에서 시작하게 됐다. 금융문제 해결에 있어 어떤 솔루션을 찾아도 제도에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아 정치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또 지난 17대 때부터 국회쪽과 함께 일해오며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들어오게 됐다.”

-직접 경험해 본 국회는 어떤가?

“안에 들어보니 구조적으로 국회가 너무 힘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이 너무 크다. 입법의 90%가 행정부에서 이뤄진다. 이건 잘못됐다고 본다. 나도 그랬지만 밖에서 일반인들이 국회만 욕하는 사이에 행정부의 힘이 너무 비대해 졌다.

다음 정부에서는 제대로 된 삼권분립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헌까지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국회의 권한이 작다보니 노력에 비해 결과가 너무 적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국회가 힘이 작으니 행정부 견제도 제대로 안되고 무기력해 진다고 본다.”

-정치인 제윤경으로서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

“일반인들에게 꼭 기억이 돼야 하는지 의문이다. 사실 의원생활 자체를 두 번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 개인적 삶의 만족도에 문제가 생기더라. 그나마 지금은 비례대표라 하는데 지역구 의원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4년 동안 금융 관련 제도를 바꾸는 데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국회 들어온 이상 누구도 기억 못 해줄지 몰라도 내가 정한 목표를 위해 일해 볼 계획이다.”

-현 시국 관련 여성정치가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번 사태가 여성정치 활성화에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긴 하는데 별 걱정은 안한다. 박 대통령이 잘했다고 여성 대통령이 또 나올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오히려 반사이득을 본 또 다른 여성 정치인이 주목받게 되지 않을까도 생각한다.

사실 박 대통령 자체가 여성으로 주목받은 것은 아니지 않나? 그에게서 여성 특유의 모성이나 감수성을 기대한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기에 박 대통령 파문의 초점을 여성에 맞추는 것 자체가 여성 정치 확장에 부정적이라고 본다.

여성 정치 확대를 위한 것이라면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여성 리더를 더 많이 양성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이 정치에 입문할 수 있는 정치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

국회 내 여성 의원이 몇프로다 그런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여성 리더가 많아지면 이는 당연히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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