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 출석한 트레버 힐 전 사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트레버 힐(54)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를 소환조사했다. 힐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 앞서 만난 기자들에게 사측의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에 대해 “몰랐다”고 답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대표와 아우디코리아 사장을 역임한 트레버 힐 전 사장이 20일 검찰에 출석했다. 힐 전 사장은 현재 독일 본사 사장급 임원인 아우디폭스바겐 미들이스트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5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점에 출석한 힐 전 대표는 “아우디의 직원으로서 한국 검찰과 한국 관계당국에 성실히 협조하려고 왔다”며 ‘한국 근무 당시 유로5 차량 소프트웨어 조작 사실을 알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오늘 검찰에서 설명을 드리려고 한다”고 답했다.

2011년 환경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에 환경부에 협조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오늘 검찰 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인증서류 조작 과정에서 본사 개입 여부에 대해서도 그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로5 차량의 소프트웨어 조작과 배출가스 인정서류 조작 등을 조사하기 위해 힐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으나, 조사 과정 중 피의자 신분 전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서는 현재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독일 본사의 지시를 받고 배출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작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작성한 허위 인증서를 유관기관에 제출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를 토대로 박동훈(64)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에 대한 혐의도 보강할 예정이다. 박 전 사장은 배출가스 허용 기준을 위반한 유로5 경유차 등 각종 미인증 차량을 대량 수입하고 연비시험 성적서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 8월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당시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한편 검찰은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구속기소)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독일 본사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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