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결함 의혹이 제기된 현대차 YF쏘나타 모델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언제부터인지 국내 자동차동호회 사이트에서 현대자동차의 별칭은 ‘흉기차’로 통해 왔다. 현대차 차주 중 어이없는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많고, 그때마다 사측 대응이 황당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과반을 훨쩍 넘고, 그렇다 보니 타사와 비교해 하자 차량의 전체 댓수가 많아 발생한 논쟁일 뿐 유독 현대차만 문제가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매출은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고, ‘싼 맛에 타는 중저가 차’란 과거 이미지 역시 지금에 와서는 상당 부분 개선이 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업계를 휩쓴 디젤 차량 배기가스 조작건이나 그 이전 발생한 도요타의 급발진 사태와도 무관해 그에 따른 반사이득을 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 중 상당수는 현대차에 대한 불신의 눈빛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수출용이 아닌 국내용으로 판매되는 현대·기아차에 대해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자주 보였다.

그리고 최근 이와 같은 소비자 반응이 결코 이상한 게 아니었다는 증거가 공개됐다.

지난 9월 22일 현대차에 25년째 재직 중이라 밝힌 김모 부장은 회사 기밀과 관련한 충격적인 내용을 언론에 폭로했다.

엔진 전문 엔지니어이자 사내 품질관리원으로 근무했다고 밝힌 그는 “현대차가 지난해 9월 미국에서 엔진소음 및 시동꺼짐 결함에 대해 YF소나타 리콜을 실시했지만, 한국에선 리콜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수년 전 차량의 제작 결함 사실을 파악했으나, 이를 은폐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내 리콜 실시 이유로 사측이 밝힌 “먼지 등을 제대로 제거 하지 않은 미국 공장 내 청정도 때문”이란 해명에 대해서도 김 부장은 “세타 GDi(Gasoline Direct injection)엔진의 제작 결함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회사 내부에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해 왔으나 묵살됐다”며 “리콜 등이 잘 실시되지 않고 있는 건 금전적 이유도 있으나 오너에게 보고하기 두려워하는 사내 분위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제작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 세타GDi엔진은 지난 2009년 현대차가 개발해 자사 및 계열사인 기아차 일부 차량에 장착된 부품으로 현대차 기술력의 상징과도 같은 엔진이다.

내부폭로 뒤 바로 이 세타GDi엔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고 언론 취재도 뒤따랐는데, 이를 통해 '국내서도 해당 엔진을 장착한 차량 중 일부가 실린더 룸의 커넥팅 로드 파손 현상으로 고속주행 중 멈춰서는 현상이 여러건 발생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또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현대차가 ‘개별적인 불량일 뿐 제작 결함은 아니었다’는 식으로 해명해 왔다는 것도 확인됐다.

반면 현대차는 사실일 경우 회사 전체를 뒤흔들수도 있는 김 부장의 내부폭로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란 입장 만을 반복할 뿐 제대로 된 해명은 내놓지 않았다.

현대차에 대한 소비자 불신은 "에어백 결함에 대한 고의 은폐 의혹 관련 지난 10월 10일 검찰이 이 회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알려지며 더욱 깊어졌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생산된 싼타페 차량에 대해 현대차가 에어백 결함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관계기관과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개별 보상을 실시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실시했고, 10월 초 강호인 장관 명으로 이원희 현대차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 수사는 국토부 고발에 따른 것이었다.

또한 국토부는 김 부장의 폭로로 의혹이 제기된 세타GDi엔진에 대해서도 이달 초 자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여전히 제작결함은 물론 고의은폐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되레 김 부장을 상대로 ‘비밀정보 공개 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7일 법원에 제출했다. 그가 공익제보와 무관한 회사 기밀을 공개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의 제작결함 및 고의은폐 의혹 관련 소비자들은 “돈보다 중요한게 생명이다. 꼭 리콜해야 한다. 잘못을 인정했으면 좋겠다” “한달 전 차량이 멈추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 겁나서 밟지도 못하고 경운기처럼 운전 중이다. 말이 안된다” “현기차 아닌게 왜 이렇게 다행이고 기쁜지 모르겠다. 현대차는 각성해라. 불매가 답이다” “한국은 왜 이럴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제품 성능에 있어서 만큼은 평소 좋은 이미지를 유지해 온 삼성전자의 경우 폭발 논란에 대해서도 일부 동정론이 존재한다. 이와 달리 현대차의 경우 이전부터 안 좋았던 회사와 제품에 대한 이미지가 제작 결함 은폐 의혹을 계기로 땅에 떨어진 모양새다.

“국민 안전을 이유로 이를 공개하게 됐다”는 내부고발자에 대해 ‘기밀 누설’ 등을 언급하며 중징계 방침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현대차에 대한 고객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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