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일본과 중국을 제쳤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 일본과 중국보다도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우리나라가 당당히 경제선진국의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다.

국가신용등급이 보여주듯이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다.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우리나라 금융은 잘 버텨왔다. 그러나 최근 저축은행 부실사태, 가계부채 문제 등 여러 금융시스템에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문제점이 많은 금융시스템은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 최근 드러난 가장 큰 문제점은 피해금액은 적지만, 금융피해자가 대다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피해를 구제받기가 쉽지않다. 이렇게 집단적으로 피해를 본 금융소비자에 대해 손쉽게 소비자피해가 구제되도록 해야한다.

보험사들의 이율 담합으로 1000만 명이 넘는 소비자들이 수조원의 피해를 보았고, 근저당권 설정비를 소비자들에게 부담시켜 수 백만 명의 금융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었다. 최근에는 은행권 CD금리 담합의 의혹을 사는 등 금융사들의 잘못으로 금융소비자들에 대해 집단적으로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금융사들이 피해를 입혔다면 당연히 손쉽게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 현재는 금융소비자들이 피해를 보상을 받으려면 개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하거나, 집단적으로 소비자들이 공동소송을 통해서 권리 찾기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승소하더라도 참여자만 보상을 받을 수 있어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현재 증권분야의 일부에만 적용하고 있는 집단소송 제도를 확대하거나, 소 제기요건이나 입증책임을 완화시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공정하고 손쉽게 손실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잘못에 대해서는 강한 부담을 주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도 도입해야 한다.

또 서민과 중소기업주 등 금융약자에 대한 권리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가계부채가 900조가 넘는다. 이자를 못 갚아 집은 있어도 빈곤에 허덕이는 ‘하우스푸어’가 많다. 높은 은행수수료와 높은 대출이율, 이자 연체에 따른 신용등급 하락, 은행의 꺾기 등 약자에 대한 부당한 경우가 많아, 금융 서민들이 금융기관을 이용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대출이 연장되지 않아 사채를 쓰다 가족이 해체되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르고 있어 서민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여 이자부담을 완화시키거나, 신용등급의 조정과 금리조정 대출문턱을 낮추는 등 금융약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도의 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가의 신용등급 상승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가정경제와 금융시스템에 불만이면 국가적으로 커다란 문제라 할 수 있다. 국가 위상에 걸맞게 오천만 금융 소비자들도 당당한 대우를 받고 금융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소비자 정책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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