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참으로 신비로운 식품이다. 우선 영양학적으로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고루 풍부하게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식품보다도 소화흡수가 잘 된다.

따라서 양질의 영양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 어린이나 젊은이들은 물론 환자나 노인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식품이다.

게다가 함유되어 있는 영양소에 비해 가격도 다른 식품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저렴하여 가장 경제적인 식품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지구상 어떤 특정 인종이나 문화 속에서 금기시 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요리되어 인류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그리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달걀 생산과 소비가 꾸준히 증가해오고 있다. 그러나 근래 달걀에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와 달걀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지나친 마케팅으로 인하여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것을 볼 때 아쉬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첫 번째로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완전식품인 달걀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것은 달걀내의 콜레스테롤에 대한 편견과 오해이다. 인간을 포함한 고등동물에 있어서 콜레스테롤은 생명체의 유지와 후손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없어서는 아니 될 필수 물질이다.

따라서 우리 몸에서는 필요한 양의 콜레스테롤을 꾸준히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음식으로 섭취하는 양에 따라서 몸에서 만들어내는 양을 조절하는 자동 조절기능을 가지고 있다.

대체로 혈액내 총 콜레스테롤의 70~80%는 체내에서 만들어지고 나머지는 음식에서 온다. 그리고 체내 필요 이상의 콜레스테롤을 혈액으로부터 제거하는 능력이 섭취하는 총 열량이나 유전적 차이로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우리 주위에는 달걀은 물론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혈액내 고지혈증 또는 고콜레스테롤 증세로 치료받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통계를 보더라도 달걀 섭취량과 순환기계 질병 발생과는 상관이 없고 오히려 국민 일인당 달걀섭취량이 높은 일본이나 대만같은 나라의 평균수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

일반적으로 동맥경화를 포함한 순화기계통 질병발생이 높은 것은 개인의 달걀 섭취량 보다는 총 칼로리 섭취량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열량이 낮고 모든 영양소를 고루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과 뇌 건강에 좋은 레시틴이 많이 들어있는 달걀의 소비를 더 높이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하는데 바람직하다.

한편 달걀에 대한 과도한 마케팅의 결과로 유래되는 혼란은 슈퍼마켓이나 재래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브랜드의 달걀에 따라 가격차이가 터무니없이 크다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달걀의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는 비용이 수반되기 마련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필요이상의 과다한 비용을 지불한다면 이는 소비자는 물론이고 장기적으로는 생산 및 유통업자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

그 일례로서 대란이나 특란에 비해 중량이 큰 왕란의 값이 중량차이를 감안 하더라도 특란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데, 이는 왕란이 많이 생산되지 않는다는 희귀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왕란이 대란이나 특란에 비해서 영양가가 월등하고 품질이 좋을 거라는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달걀의 무게당 영양소의 함량은 거의 비슷하고 달걀의 품질 즉 신선도와 위생 상태는 크기와는 관계가 없이 양계장으로부터 수집된 달걀을 위생처리하고 수송 보관 등 가공과 관리 여부에 달려 있다.

그 밖에도 특정 성분 함량이 많이 함유된 특수란의 명칭이 남용되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가져다주곤 한다. 특정성분을 사료에 첨가하여 산란계에 급여하면 그것들이 체내에 흡수되고 그 성분이 계란내로 이전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생산된 특수란이나 비타민, 몇 가지 미량광물질과 DHA 등 특정 지방산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처럼 달걀 내 영양성분 강화는 과학적으로 증명 된 것으로 체내 부족 되기 쉬운 성분을 식품을 통해서 보충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과학적인 근거 없이 사료에 혼입하여 산란계에 먹인 것만으로 표기된 상표가 마치 달걀에 그 성분함량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면 이 또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그리고 요즈음 동물복지 농장 인증을 받은 양계장에서 생산된 계란에 동물복지라는 인증 마크가 부착되어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동물복지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어서 고가에라도 구입을 하면 좋을 일이지만 영양 및 위생 면에서는 일반란과 차이가 없음도 소비자들이 이해하고 구매해야 할 일이다.

이 처럼 오랫동안 인류의 건강을 지켜온 달걀을 소비자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구매하여 식품으로 잘 활용할 때 좀 더 경제적으로 우리의 건강을 누리며 장수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건국대 강창원교수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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