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천문화마을 전경 <사진: 송혜란 기자>

시원한 가을, 높고 푸른 하늘과 잘 어울리는 지중해의 아름다운 휴양지 산토리니를 꼭 닮은 마을이 있다.

한국의 산토리니라 불리는 부산의 감천문화마을은 옥녀봉과 천마산 사이 비탈길을 따라 예쁘게 단장한 지붕 낮은 집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작은 마을이다.

부산토성동역 6번 출구를 나와 마을버스를 타고 감정초등학교 앞에서 내리면 그 곳이 바로 감천문화마을의 입구다.

감천문화마을은 지난 2009년 마을미술 프로젝트로 탄생한 마을이다. 조용한 산동네에 불과했던 마을 골목길 곳곳에 예쁜 벽화를 그려 넣고 조형물을 설치, 갤러리로 변신시킨 빈 집에 작품을 전시해 이제는 부산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감천문화마을에 들어서기 전 여행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는데, 바로 건물마다 빼곡하게 그려져 있는 벽화다. 건물과 벽에 그려진 아름다운 벽화는 감천문화마을의 자랑이자 여행객들의 눈을 두 배로 즐겁게 만드는, 이곳만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내 보이는 예술 작품이다.

우선 마을 입구에 도착해 주위를 둘러보면 아트숍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감천문화마을과 인연이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며 작가의 작품과 마을 주민들이 만든 공예품 등을 구매할 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또한 감천문화마을 팜플렛을 단돈 1천원에 구매할 수도 있다. 마을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물론, 지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감천문화마을을 즐기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감천문화마을은 좁은 골목길로 이뤄져 있어 미로처럼 길을 잃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팜플렛 뒷면에 있는 집 프로젝트 투어에 방문스템프를 모두 찍고 마지막 코스인 하늘마루에 도착하면 작은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스템프 미션은 마을을 골고루 둘러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소소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어 많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션을 통해 느끼는 또 다른 즐거움

스템프 찍기 미션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서는 총 7곳을 모두 들려야 한다. 가장 먼저 팜플렛을 구매한 아트숍에서 첫 번째 도장을 찍은 뒤 평화의 집, 빛의 집, 북까페, 사진갤러리, 어둠의 집을 들리고 마지막으로 하늘마루를 도착하면 된다.

“찾아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필요 없다. 중간 중간 화살표로 진행방향이 표시돼 있어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을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마을 주민들이 실제 생활하고 있는 공간인 만큼 시끄러운 소음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야기를 나눌 땐 작은 목소리로 나누는 에티켓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조형물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마을 골목길을 따라 산 위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감천문화마을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알록달록 작은 집들이 촘촘히 모여 있는 풍경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감탄을 자아낸다.

스템프 미션의 마지막 장소인 하늘마루는 감천문화마을 프로젝트를 안내하고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안내관이자 전망대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하절기인 3월에서 10월 말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인 11월부터 2월 말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니 참고하는 것이 좋다.

놓쳐서는 안 되는 촬영 포인트

감천문화마을에서 추천하는 촬영 포인트 두 곳이 있다. 마을버스에서 내리면 앞쪽으로 내리막길이 보이는데 그 길이 바로 첫 번째 촬영 포인트다.

두 번째는 바로 북카페인데 월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으니 이 점은 주의해야 한다. 북카페가 문을 열지 않았다면 옆에 위치한 주차장에서 촬영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사진을 찍을 때 전기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뜻밖의 조형물과 골목길을 오르내리며 지친 다리를 쉴 수 있도록 해 주는 의자,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감천문화마을은 정이 넘치는 곳이다. 미로와 같은 골목길을 헤쳐 나가다 길을 잃어도 문제없다.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으면 누군가 나타나 도와주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올 가을, 감천문화마을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문화와 예술, 정을 느껴보길 바란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