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가 개원하고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요즘 여성들을 위한 정책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19대 국회까지 눈에 띄지 않았던 현상이다.

여성 성범죄 근절 및 예방, 독신여성을 위한 방안마련 등 다양한 정책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정책은 육아 보육정책이다. 육아와 보육은 직장여성, 전업주부, 독신여성 등 여성을 여러 그룹으로 나눴을 때 교집합에 속하는 문제기 때문이다.

이미 영유아 무상보육은 실패라 불리고 있다. 여당에서 열심히 반박하고 있지만 기초공사는 하지 않고 ‘일단 건물을 올리고 보자’라는 식의 정책이었다. 물론 다각도로 검토하고 추진했을 것이다. 단, 책상에서.

정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누구에 초점을 맞추느냐다. 육아 보육정책의 경우 아이와 부모, 보육교사 및 유치원 선생님과 원장의 입장이 전부 다르다. 생각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정책을 만들고 보완해도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솔직히 없다. 애들이 알면 얼마나 알겠는가. 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한 가지다. 좋고 안전한 환경을 갖춘 곳에서 아이들을 믿고 안심하며 맡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육교사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능력에 맞는 대가와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원장들 역시 아이들과 부모, 보육교사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갖추길 원한다. 그리고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생각은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잘 자라는 것뿐이다.

문제는 정책이 이들의 요구를 전부 충족시키기에 한참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며 무상보육을 외쳤지만 보육교사의 열악한 환경은 고려되지 않았고 원장들에게 제대로 보조금을 지원해 주지 못했다.

기본적인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데 무슨 교육이 나오겠는가. 보육교사의 노동시간과 낮은 급여 등이 문제되자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한다며 나섰고 원장들이 보조금 지급이 늦어지는 부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자 이에 대해서는 서로 떠넘기기 급급한 실정이다.

정책 반영 전 부실했던 기초공사의 여파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들의 공략도 19대 국회에 발의되고 있는 법안도 계속 같은 자리를 돌고 있다.

지겨운 꼬리잡기,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무리한 법안과 정책을 추진하려 하기 이전에 현재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보완하는 데만 집중해도 임기가 부족할지 모른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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