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 <사진:송혜란 기자>

가을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갈대가 연상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풍과 달리 갈대는 직접 보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 흔치 않다. 때문에 가을만 오면 갈대에 둘러싸인 순천만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더욱 분주해진다.

순천역에 도착해 67번 버스를 타고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입구에서 내리는 그 순간부터 순천만이 갖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보고 느낄 수 있다. 순천만을 전부 둘러보기 위해서는 적어도 2~3시간이 소요된다. 자연을 보고 느끼며 느린 걸음으로 걷다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기 때문이다. 

천혜의 자연보고 순천만

지난 2006년 세계5대 연안습지로 등록된 순천만에서 갯벌을 가장 잘 관찰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장산 마을에 위치한 장산 갯벌관찰장이다. 이곳에 들어서는 순간, 곳곳에서 사람들이 발길을 멈춘 채 갯벌을 바라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갯벌관찰장을 지나면 넓은 갈대밭이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김승옥의 ‘무진기행’의 배경이 되기도 한 대대포구의 무진교를 지나 1.2km의 갈대테크를 거닐며 갈대 속에서 자연과 하나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순천만을 한 눈에 ‘용산전망대’

순천만을 찾은 여행객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물으면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의 S자 곡선의 낙조를 꼽을 것이다. 해가 지면 붉은 노을빛으로 주변이 물들기 시작하면서 반짝반짝 황금빛으로 빛난다. 순천만이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며 많은 사진작가들이 카메라에 담은 가장 유명한 광경이기도 하다.

무진교와 갈대데크를 지나면 나타나는 산책로 계단을 따라 20여 분간 산을 오르면 순천만의 보물과 같은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용산전망대에 다다를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은 자연이 만들어 낸 예술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산전망대에서는 칠면초 군락지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철마다 때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하는 칠면초 군락지는 특히 해질녘이면 날아오르는 새들과 함께 한 폭의 풍경화를 감상하고 있는 듯 착각에 빠질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을 자아낸다.

희귀 철새를 품은 갈대 군락지

또 하나, 순천만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있는데 바로 갈대 군락지다. 순천만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갈대 군락지는 크기가 약 40만평으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천연기념물 제 228호로 지정된 흑두루미를 비롯해 수많은 희귀 철새들과 세계적으로 지정된 보호종 철새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철마다 수많은 새들이 V자를 그리며 날아오르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갈대숲이 펼쳐지는 대대벌판에서는 흑두루미, 기러기, 왜가리, 백로, 도요·물떼새류를 볼 수 있으며, 와온에서는 혹부리오리와 도요류, 백로류를 볼 수 있다. 또한 전망대가든에서는 흑두루미, 갈매기류, 고방오리, 혹부리오리, 흰죽지를 볼 수 있고, 별량에서는 갈매기류, 혹부리오리, 도요․물떼새류를 볼 수 있다.

나무 탐조대를 따라 갈대숲 사이를 걸으며 갈대를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일출 후에 갈대밭에 피어오르는 안개와 수많은 철새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은 이 곳 순천만에서 즐길 수 있는 장관 중 하나다.

일출과 일몰을 함께 볼 수 있는 와온마을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화포해변도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여행코스 중 하나다.

갈대열차와 생태체험선으로 즐기는 순천만

보다 여유롭고 자세히 관찰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순천만자연생태공원 안에는 갈대열차와 생태체험선이 준비돼 있다.

갈대열차는 4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으며 한층 여유롭게 공원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생태체험선은 갈대열차보다 더 가깝게 순천만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대대포구에 위치한 선착장에서 탈 수 있으며 양 옆으로 펼쳐지는 갈대군락과 바람 소리에 스쳐 우는 갈대 소리도 들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넓은 갯벌과 다양한 철새들을 가까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설사의 설명도 들을 수 있어 많은 여행객들이 선택하고 있다. 또한 체험선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의 모습은 공원을 걸으며 바라봤을 때와는 다른 매력을 풍기니 한 번쯤 경험해 볼 것을 추천한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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