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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촌 ‘마린시티’, 태풍과 해일 앞에서 안전성 '비틀'
김영 기자 | 승인 2016.10.05 18:10
태풍 '차파'가 부산을 강타했을 당시, 마린시티로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현장. <사진제공=여성소비자신문 독자>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해안가를 가득매운 마천루로 유명한 부산의 대표 부촌 마린시티가 또 다시 세간의 관심 대상에 올랐으나, 기가 막힌 야경이나 남해안 최고로 손꼽히는 스카이라인 때문은 아니었다. 5일 오전 한반도 남부 일대를 강타한 태풍 ‘차바’ 앞에서 도시 전체가 쑥대밭이 된 탓으로, 지역 내에서는 ‘수년째 해일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번에도 대책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 한반도 남부 일대가 역대급 물난리를 겪고 있는 가운데 부산을 상징하는 마린시티에서도 강한 비 바람과 해일에 따른 피해 사실이 전해져 눈길을 끌었다. 시간당 150mm가 넘게 쏟아지는 비와 초속 40m를 넘는 바람 속, 거센 파도가 높이 3.6m의 방파제를 넘어 도심으로 밀려 들어왔기 때문이다.

태풍에 따른 피해는 상당했다. 마린시티 앞 방파제와 밀접한 해운도로에서는 난간 곳곳이 파손됐고, 관광객용 망원경이 부서지기도 했다. 또 아파트 앞 보도블럭 수백장이 날아갔고, 가로등이 휘어지고 가로수가 꺾여 도로에 널브러지기도 했다.

파도를 따라 온 바닷물은 방파제로부터 50m 가량 떨어진 상가까지 밀려갔으며, 상가 유리창이 바람에 박살 나기도 했다.

만조 때와 겹치며 마린시티 내 도로수심은 성인 종아리가 잠길 정도로 높아지기도 했었다.

각종 SNS상에는 마린시티 침수 피해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됐는데, 일부 네티즌은 ‘마린시티 단지 내에서 바다 물고기를 잡았다’는 인증샷을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부산의 대표 부촌이 어이 없는 태풍 침수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날 오후까지 '마린시티'는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태풍 및 해일 등에 대한 마린시티의 안전성 문제는 어제 오늘 이야기도 아니다.

지난 2003년 ‘매미’ 2011년 ‘무아파’ 2012년 ‘볼라벤’ 등 부산에 큰 태풍이 찾아 올때마다 도로 침수 및 차량 파손 등의 사고가 뒤 따랐으며 이에 매번 그에 따른 대책이 논의된 바 있다.

이때마다 가장 먼저 제기된 방안은 ‘방파제가 있으나 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기에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지난 2013년에는 기존 방파제와 도로전체 높이를 올리는 보수 공사가 진행됐고, 과거에 비해 현재는 방파제 높이가 약 1.2m 가량 높아진 상태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이 잇따른 침수 피해를 당하자 각 아파트에서는 개별적인 대안을 내놓기도 했다. 해안가와 마주한 지점에 개폐가 가능한 방수벽을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처럼 엄청난 비바람 속 방파제를 넘어오는 큰 파도 앞에선 이 모든 게 무용지물이었다.

그렇다 보니 지역 내에선 "애시당초 해일 등에 대한 대책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복수의 재해 전문가들이 마린시티의 침수 피해 방지를 위해 “호안 방파제를 6m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내지 “해안에서 5km 이내에 대형 방파제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받아 들이지 않았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부산시 등 지자체에서는 ‘해안 조망권에 문제가 생긴다’ 내지 ‘인근 요트 계류장을 오가는 요트들의 사고 위험성이 높아진다’ 등의 이유를 제기한 바 있다.

한편 지난 9월 중순 영남지역 일대를 급습한 경주 지진 당시 마린시티에서는 ‘내진설계가 이뤄졌다’는 건설사 측 주장에도 불구, 건물의 큰 흔들림 속 안정성을 우려한 주민들에 인해 긴급 대피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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