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과에 쫓기다 보면 카드 결제일을 깜빡하거나, 걱정하면서도 놓칠 때가 있다. 또, 자동이체 해 놓아도 요즘 빠듯한 살림살이에 잔고가 툭하면 바닥이 나는 게 우리네 서민들의 상황이다. 그렇다고 무서운 대출이자율을 감내하면서 대출받아 여유롭게 살 배짱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 등장한 리볼빙서비스는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이다. 리볼빙서비스는 회원이 카드이용금액(일시불 및 현금서비스)의 일정비율(5～10%)만 결제하면 잔여 결제대금 상환을 계속 연장할 수 있는 서비스이다.  

얼핏 들으면 연체수수료 내지 않아서 좋을 것 같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연체수수료에 상응하는 이자와 수수료가 부과된다. 

국민카드의 경우, 신용판매리볼빙전환수수료는 6.5~27.8%, 일시불페이플랜현금성리볼빙은 7.9~28.8%인 반면, 일시불할부연체율은 23.5~23.9%, 현금서비스카드론은 23.5~29.9%로 최고이자율을 비교하면 거의 차이가 없다.  

게다가, 카드대금 결제계좌에 잔액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리볼빙 결제되고 문자로 통보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리볼빙서비스의 명칭은 카드사마다 다르다.

신한, 하나SK, 외환, 우리, 기업, 씨티, 대구, 경남, 전북, 제주카드는 리볼빙서비스, 현대, 삼성, 롯데카드는 자유결제서비스, 국민카드는 페이플랜(PayPlan) 서비스, SC제일카드는 이지 페이(Easy Pay), 농협, 부산카드는 회전결제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고객의 리볼빙서비스 거래조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카드사의 고객에 대한 안내도 미흡하여 리볼빙서비스와 관련한 민원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희망결제비율을 100%로 설정한 회원의 경우, 카드대금 결제계좌에 잔액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리볼빙 결제된다. 다시 말해서, 자기도 모르게 리볼빙으로 넘어가게 된다는 말이다.

희망결제비율이란, 결제대상금액 중 매월 결제하기로 약정한 금액의 비율을 말하며, 현재 리볼빙 약정회원의 대부분(카드사별로 80%∼95%)이 100%로 설정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카드사가 리볼빙 결제사실을 즉시 고객에게 알려주지 않아 고객은 리볼빙 이용 여부를 모르고 있다 추후 카드대금청구서를 받고서야 알게 되는 경우도 있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카드사들은 별도약정서를 마련하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대책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카드사의 사기극, 허울 좋은 감언이설에 불과할 뿐이다.  

카드사들은 리볼빙 서비스가 고객 신용도 유지에 유용한 서비스라고 달콤하게 꼬이고 있지만, 실제로 소비자 입장에서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을 장기간 리볼빙 결제하면 대금결제 장기화로 인해 이자부담이 증가하고 단기 상환부담 완화로 인해 카드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념할 필요가 있다. 

현금서비스는 신용판매보다 경험손실률이 높아 현금서비스를 장기간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신용등급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리볼빙 수수료율도 일시불 신용판매보다 현금서비스가 높은 경우가 많으므로 수수료 부담이 적은 신용판매 위주로 리볼빙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금융감독원의 조언이다.

송현아 기자  sha@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