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포스코건설의 송도사옥 매입 배경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회사 경영상황을 이유로 대량 해고가 예고된 가운데 수천억원대 채무 부담을 지면서까지 사옥을 매입한 게 이해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송도사옥은 포스코건설이 임대료를 내던 시절부터 말썽이 많던 건물로 현재도 매각을 둘러싼 이슈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건설 사옥 매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한정애 더민주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연말까지 직원 520여명 대량 고용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사옥을 재인수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의원은 전날 열린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한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에게 “상반기 경영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부채비율 상향 문제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6월 인천 송도사옥을 인수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문했다.

한 의원은 또 포스코건설의 대량해고 실시에 대해 “직원들을 해고하기에 앞서, 기업이 최선의 자구노력을 했는지 정부가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며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 의원 측의 주장처럼 포스코건설은 지난 2월 1일 한찬건 사장 취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급감했다. 매출은 3조3655억원에서 1조833억원으로 크게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381억원 흑자에서 1771억원 적자로 돌아선 상태다. 이에 포스코건설은 모기업인 포스코그룹과 함께 올해 말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키로 했다.

반면 포스코건설은 지분 49%를 가지고 있던 인천 송도사옥의 나머지 지분 51%를 테라피앤디 측으로부터 인수했다. 이 회사가 지고 있는 금융권 채무 3600억원을 대신 떠안는 조건이었다. 한 의원 주장처럼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계획 중임에도 수천억원대 채무부담까지 감수하며 사옥을 인수한 것이다.

올 2월 취임한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송도사옥 건립부터 지금까지 말썽

지난 2008년 포스코건설은 현재 자산가치로 4600억원에 이르는 송도사옥을 지으며, 이를 운영·관리할 목적으로 PSIB란 특수목적법인(SPC·Special Purpose Company)을 따로 설립했다. 시행까지 부담하게 될 경우 높아질 부채비율에 따른 부담 해소 목적이었다.

총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된 PSIB의 지배주주는 이 중 5억1000만원을 부담해 지분 51%를 확보한 테라피앤디가 맡았다.

2007년 11월 자본금 1억원으로 설립한 영세 시행사 테라피엔디가 5억원 남짓한 돈만 내고 4000억원이 넘는 건물의 소유권을 가지게 된 것으로 이에 대해선 “건설업계의 통상적인 SPC 관례에도 어긋나는 상식 밖 결정”이란 지적이 당시에도 제기된 바 있다.

그렇다 보니 업계 일각에선 포스코 전 임원과 테라피앤디 간 유착관계에 대한 추측성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사옥 준공과 함께 포스코건설과 그 자회사가 송도로 이전해 왔으나, 여타 기업들의 송도 이전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2016년 현재까지도 이 건물 공실률은 50%를 넘고 있다.

건물 임대 수익을 기대했던 포스코건설과 테라피앤디 모두에게 큰 낭패가 닥친 셈인데, 이는 양측간 법정분쟁으로도 이어졌다.

먼저 금융기관으로부터 3000억원이 넘는 채무를 지고 있던 PSIB가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임대료 및 관리비 미수금 329억6444만원에 대한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건설은 “PSIB측의 임대료 책정 기준이 상호간 임대차계약과 다르다”고 주장하며 되레, “완공 후 5년이 지났으나 아직 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있다”면서 52억 5159만원 청구 소송을 냈다.

이후 포스코건설은 PSIB와 계약 만료 시점인 올 2월 계약 연장을 해지하고 이를 완전 인수했다.

한편 업계 내에선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의 주인이 조만간 또 바뀔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사옥을 재매각해 금융권 채무변제에 활용한 뒤 남는 돈 1000억여원으로 유동산 자산까지 확보할 것이란 추측이다. 이와 함께 최근 대기업 부동산 취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부영이 인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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