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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유해 검증에 안일한 식약처...늦장 대처 도마 위에안전사각지대 철저히 관리해야
김희정 편집국장 | 승인 2016.09.29 15:52

시중에 유통중이었던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것이 밝혀지면서 유해 물질 관리 책임이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늦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가습기 살균제 파동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문제 성분의 유통관리를 소홀히 했고 그 유해성에 대해 거론하지 않고 문제 축소에 급급했다는 것이다.

27일 이정미 의원은 “식약처가 CMIT/MIT가 들어간 치약을 전혀 관리 감독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문제 치약의 무해성 주장에 대해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겪으며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흡입 뿐만 아니라 입안으로 들어가 직접 삼킬 수도 있는 치약의 성분으로 사용됐다고 했을 때 그것에 대한 우려보다는 유럽연합 기준을 들이대는 식약처 대응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한 소비자는 “화학물질 사용에 있어 유해성을 검증하고 관리할 정부기관 즉 식약처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일처리 능력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이번 치약 파동에 있어서 유해물질 논란이 불거지기 전 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대처에 나서기보다는 늦장 대처, 뒷북 대처로 일관했다.

CMIT/MIT는 사용자 집단 사망사고로 이어진 가습기 살균제의 주성분으로 지난 2012년 9월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 고시한 물질이다.

그 유해성에 대해선 ‘해당 성분을 기준치 이상 흡입하거나 섭취할 경우 폐손상 위험이 크다’는 게 의료계의 일반적 의견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해외와 달리 치약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벤조산나트륨, 파라옥시벤조산메틸, 파라옥시벤조산프로필 등 3종만을 의약외품 보존제로 허용하고 있다. 즉 CMIT/MIT 성분은 국내에서 치약의 보존제로 사용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현재 식약처는 해당 성분이 들어간 치약에 대한 회수명령을 내린 상태다. 제조사 측에서도 제품 회수 및 교환환불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식약처가 이정미 의원이 해당 사실을 제조사에 물어보고 제조사 측이 이를 확인해준 뒤에야 해당 성분 함유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곧바로 “EU에서는 치약에 CMIT/MIT 함량을 최대 15ppm까지 허용한다”며 “해당 제품에 독성 물질의 함량이 적고 양치 후 입안을 물로 씻어내는 치약 제품의 특성상 인체에 유해성은 없다”며 치약의 무해성을 주장하는 바람에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졌다.

27일 식약처가 시중에 유통중인 메디안후레쉬포레스트치약 등 아모레퍼시픽 치약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CMIT/MIT가 검출돼 모든 제품에 대해 회수를 실시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 측에 원료물질을 납품한 미원상사가 22개 회사에 해당 제품을 공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파문은 다른 업체에도 번질 조짐을 보였다.

특히 치약 외에도 구강청결제, 면도크림 등에 해당 원료가 대량 납품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대표이사의 사과문을 통해 “원료매입 단계부터 철저히 관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원료를 사용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제조사가 논란이 된 물질사용을 사전에 알 수 있었는가에 대한 것과 이 같은 사실을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마땅히 알렸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식약처의 대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옥시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 대해 민감한 것을 안다면 사전에 이런 성분들이 들어간 제품들을 찾아서 이 성분들이 인체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치는 지를 고지했었더라면 지금 불거지고 있는 이 같은 책임론에서는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지난 8일에는 태광유통이 제조 판매하는 ‘맑은 느낌’ 물티슈에서 가습기 살균제 물질인 CMIT/MIT가 검출됐다는 논란이 있었지만 이 물티슈가 시중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진이 올라왔다.

식약처는 CMIT/MIT 성분이 화장품 59종과 해당 물티슈 명단을 발표하면서 “곧바로 판매중단 및 회수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국의 발표와는 달리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면서 ‘눈가리고 아웅’식의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한 소비자 네트워크는 “정부는 그나마 드러난 위해 제품 회수도 해당 기업들에 맡기고 있다”며 “생활화학제품들에 대한 사전 사후 안전 검증 시스템은 하나도 나아지지 않고 있음이 다시 한번 여지 없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치약 등 11개 제품에 해당 성분이 함유된 것도 “식약처가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며 “그저 무능을 탓하며 넘길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중에 해당 물티슈가 여전히 유통된 데 대해 식약처는 인원이 부족해 모든 매장을 철저히 조사하지 못했다는 변명들을 늘어놓았다.

애초 시민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생활 속 유독화학물질 관리와 위험성 예방에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범국민적 우려와 지적과 관련한 정부부처의 책임에 대해 추가적으로, 함께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들은 “우리 국민들이 일터에서, 가정에서, 생활 현장 곳곳에서 마시거나 호흡하거나, 피부에 와닿는 온갖 유독화학물질에 노출되어 있지만 한번도 이런 문제들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도, 예방조치도 경험해본 바가 없다"며 "그 사이에 많은 국민들이 유독화학물질고 관련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당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스프레이 제품 등 생활 속 유독화학물질 관리와 위험성 예방과 관련된 지금의 정부의 체계는 잘 잡혀있는 것인지, 우리 국민들의 노동 환경, 생활 환경 속에 깊숙이 침투되어 있는 유독화학물질에 대한 대책이나 대응은 충분하고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함께 감사에 착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3월, 5월, 7월에 추가적으로 감사원의 감사청구를 요구하기도 했다.

환경연합과 참여연대 등은 지난 7월에도 차제에 가습기살균제 참사, 생활 속 유독화학물질 대책 등과 같이 여러 개의 정부 부처가 연관되어 있는 이슈나 사안들의 경우 정부 내에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및 공조, 협력체계 및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지에 대해 감사에 돌입해 이를 전반적으로 점검‧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이번 치약 CMIT/MIT 논란은 우리 법상의 한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럽은 기준치가 15ppm인데 우리의 경우 치약에서 검출되는 양은 0.0044ppm으로 안전한 수준이라는 논리가 발목을 잡고 있다.

그렇다 보니 식약처는 법에서 치약 보존제로 CMIT/MIT를 사용하는 게 금지가 돼 있기 때문에 회수를 하긴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인하대 의대 임종한 교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서는 MIT, CMIT가 사용되는 부분들이 아직은 잘 파악되고 있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물티슈에 사용되거나 화장품에 사용되거나 지금과 같은 치약이나 또는 구강청결제나 샴푸나 여러 군데에서 사용되는데 잘 파악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몸에서 흡수되는 과정을 보게 되면 여러 경로를 통해 노출되는데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MIT, CMIT가 체내에 흡수되게 되면 이것이 노출량이 증가돼서 결국 몸에서 독성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치약 한 튜브에 들어 있는 0.0044ppm 그 자체만으로는 유해한 정도의 수준이 아니지만, 어디에 쓰일지 모르기 때문에, 물티슈에도 있을 수 있고 샴푸에도 있을 수 있고 이것저것이 다 합쳐지게 되면 그 양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임 교수는 “이런 성분 각각이 아니라 결국에는 몸에 들어와서 이것이 노출량을 증가시키고 축적되면 그것이 갖고 있는 독성양. 특히 CMIT/MIT 같은 경우는 알러지를 많이 유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어린이들에게서 알러지가 증가되는 그런 양상도 나타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고려하게 되면 애들한테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살균제 성분 같은 경우에서는 미량이라도 가능하면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치약내 가습기 성분이 허용치 내로 위험성이 낮다는 데는 동의를 하지만 문제는 이 살균제 성격이라고 하는 게 여러 형태 노출이 있어서 문제라는 것이다.

또 외국의 사례를 보게 되면 살균제가 미치는 독성 부분에 대해 오랫동안 논의를 해왔고 다른 화학물질과는 구분해 별도 관리를 하는 법체계가 마련돼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정말 철저하게 회수하고 금지했었어야 할 옥시 가습기 살균제 같은 것들은 그대로 방치가 됐을 뿐만 아니라 이번 치약 같은 경우는 극미량인데도 법에 쓰지 말라고 돼 있다 보니까 부랴부랴 법에 따라 회수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국민들이 굉장히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여태까지 치약을 쭉 써왔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

임 교수는 “지금 치약 사용하는 부분을 그대로 사용하더라도 사실은 큰 문제는 없을 수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CMIT/MIT 사용 현황을 보게 되면 여러 형태의 노출이 발생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만약에 확인된 거라면 가능하면 안전한 치약으로 바꿔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수 십년간 이 치약을 꾸준히 써온 소비자들은 황당하기 그지 없다.
  
수 십년간 CMIT, MIT가 내 몸에 들어와 있는지 어떤 건지 그 실태를 파악할 수가 없다.

과거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앞으로 이 치약은 어느 정도의 양 만큼 ,어떻게 사용해야 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알고 싶다.

따라서 식약처는 기존 생활용품에 들어간 CMIT/MIT가 여기까지는 써도 되고 여기서부터는 절대 안 되고 이 물질에는 흡입하는 종류의 품목에는 절대 안 된다라든지 이런 기준을 세워서 정확한 체계를 마련해 국민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무조건 회수, 회수 뒤에는 완전한 회수도 되지 않고 책임을 물으면 사람이 부족하고 예산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정부. 국민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고민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으라고, 우리의 국방 및 안보 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권과 생명권까지 모두 보호하고 책임져 달라고 우리가 세금을 내고 우리 권리의 일부분을 국가에 떠넘긴 것 아닌가.

그런데도 국가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살균제 사고가 터지고 나서 관리의 필요성이 충분히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성분이 어느 품목에 조목 조목 사용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고 한 국회의원의 지적이 있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응에 나선다는 게 말이 되는가.

애초에 우리의 생명과 건강 모두 국가라는 테두리 속에서 안전하게 유지되길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염원을 짓밟지 말아 줬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치약을 어느 정도 써야 할지 명쾌하게 알려 달라. 그리고 위험한 부분이 있으면 이것도 숨기지 말고 솔직히 알려줬으면 좋겠다. 우리 국민들도 이 정보 저 정보 외국 정보 등을 골고루 살펴보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 정도는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가장 급박한 독성 관련 물질에 대한 일처리부터 먼저 하지 않고 예산 탓, 인원 탓만 할 거라면 식약처는 그냥 가만히 앉아 있고 그 모든 일을 소비자단체든지 사립기관 등에 아예 맡겨 버리는 것이 좋겠다.

한 소비자는 "이번에도 정부는 한 발 늦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경주 지진 대처, 세월호 사태, 이번 치약 사태까지...사후약방문에 그치는 정책이 아니라 사전 예방차원의 예비 지침 마련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희정 편집국장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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