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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와 건강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6.09.21 14:32

[여성소비자신문] 여름의 무더위가 가시고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오는 9월은 책읽기에 참으로 좋은 계절이다. 그래서인지 차를 달리거나 거리를 걷노라면 ‘9월은 독서의 달’이라 쓰인 현수막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전국적으로 꽤나 다양한 ‘독서의 달’ 행사가 열리고 있다. 유명한 인사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책을 읽는다는 것이 자신은 물론 사회적으로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도 잘 알고 있어서 ‘독서의 달’ 행사가 아니어도 자녀나 청소년들에게 열심히 책읽기를 권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한국인의 수는 오히려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독서율은 74.4%로서 성인 10명중 3명은 일 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적 통계자료로 볼 때 우리의 독서율은 스웨덴(85.7%)이나 덴마크(84.9%)와 같은 나라에 비해서 낮고 프랑tm(74.7%)의 독서율과 비슷하며, 일본(67.0%)이나 벨기에(65.5%) 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성인들의 연평균 독서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어서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여 주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연평균 독서율은 94.9%로서 높은 수치인데, 성인의 경우 65.3%에 불과하여 2013년에 비해 6.1%나 감소했다고 한다.

즉,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책읽기를 소홀히 한다는 점이다. KDI국제정책대학원 이주호 교수의 조사에 의하면 15세에서 19세까지의 청소년기에는 세계 최고의 읽기능력을 보여 주지만 35세 이후 중년기에는 세계 평균 이하로 낮아지고 55세 이후에는 21개국가 중 19위로 장년들의 독서량은 급감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일 또는 공부 때문에 시간이 부족’ 한데다가 스마트폰의 사용빈도가 높아져 책읽기에 관심이 줄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읽기를 하는 독서인들의 독서량은 오히려 증가해 2013년에는 연간 12.9권이었던 것이 2015년에는 14권으로 증가했다.

과연 우리나라 중장년기 성인들이 독서량이 많은 외국의 중장년들 보다 훨씬 시간이 부족하여 책을 읽지 못하는가? 그리고 우리나라 중장년들 가운데 독서량이 많은 사람들은 할 일 없이 소일거리로 책을 읽는 한가한 사람들인가? 주위를 둘러보면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어 시간 관리를 해야 하는 경영자나 지도자급 인사들이 소일거리를 찾는 사람들보다 훨씬 책읽기에 열심이다. 외국 여행 중 공항이나 비행기 및 지하철에 있는 외국인들을 보면 대부분 손에 책을 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휴가를 떠날 때도 읽을 책을 준비한다. 책읽기는 독서의 중요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어려서부터 독서 습관을 몸에 읽히는 데서 시작된다.

‘왜 우리는 책을 읽어야 하나? 독서량을 높이면 개인과 사회 및 국가에 어떠한 유익이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에 합당한 답이 있어야 독서에 우선순위가 주어진다.

지식 정보화 시대에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책이 아니더라도 인터넷이나 SNS를 통해서도 필요한 지식이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우리는 책읽기를 통해서 지식 정보는 물론 이 보다는 더욱 중요하고 고차원적인 것들을 얻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자신의 삶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정신적 육체적 건강 증진을 위해서 좋은 책을 읽는 습관이 더없이 중요하다.

젊은 시절의 불우한 가정환경 탓으로 염세주의에 빠졌던 독일의 쇼펜하우어는 많은 책을 읽음으로써 훗날 생활철학의 시조로 불릴 만큼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철학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말년을 행복하게 보내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독서의 중요성을 갈파하여 ‘사람은 음식물로 체력을 기르고, 독서로 정신력을 배양한다’라고 했다. 세계적인 철학자, 종교가, 문학자들은 물론이고 우리 주위에 능력 있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회활동가나 경영자들 또한 좋은 독서 습관의 소지자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좋은 책읽기는 우리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함으로 노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장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사회과학과 의학’ (Social Science and Medicine)이라는 학술지에 좋은 독서습관이 사람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문이 발표됐다.

일주일에 3시간 반 가량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전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앞으로 12년 동안에 사망할 위험도가 17%가량 낮고 평균 수명이 평균 2년 이상 길다고 한다. 특히 젊어서 사망할 위험은 23% 가량 낮아진다고 한다. 도저히 책을 읽기 어려우면 하루에 30분이라도 시간을 내어서 신문이나 잡지라도 읽으면 장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책 읽는 습관이 장수하는데 기여하는 원인을 몇 가지로 살펴보면 독서는 스트레스 완화, 뇌의 활동과 인지능력의 증진 및 기억력 감퇴를 막아주고 우울증 예방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영국 서섹스(Sussex) 대학의 루이스(D. Lewis) 교수와 동료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실험 참가자들에게 스트레스를 가하고 음악듣기, 산보, 차 마시기, 독서를 하게 한 후 심장박동 등 스트레스 완화 정도를 시험했다.

이 가운데 책 읽기 참가자들은 6분이 지나자 참가자의 68%에게서 스트레스 완화가 효과적이라고 측정돼 독서가 스트레스 완화에 가장 효과가 크다고 하였다.

뿐만 아니라 독서는 뇌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고 연상기능과 분석능력을 높여준다. 즉 책을 많이 읽으면 상대방의 감정과 의도를 잘 인지하게 되고 공감능력이 좋아져 마음이론(theory of mind)이 우수해진다. 그 결과 사회성이 증진되고 감성이 풍부해진다.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뇌의 후두엽이 활성화됨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독서는 호기심과 기억력의 증진, 동기부여 및 역경극복 능력(역경 극복지수) 향상에 기여한다.

책 읽는 습관은 성인들의 뇌 활동 또한 증진시킨다. 미국에서 30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연구 한 바에 의하면 독서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32%나 기억력감퇴 억제효과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인들의 우울증 예방은 물론 공감능력을 높이는 효과와 치매예방 효과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2001년 미국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독서나 퍼즐(puzzle) 풀기와 같은 지적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치매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신체적인 운동이 신체 건강 유지에 필요한 것처럼 책읽기와 같은 지적 활동이 뇌를 질병으로부터 지키는데 크게 기여한다. 책읽기는 삶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인성을 길러주고 건강을 지키는데 효과적이므로 좋은 책 읽는 습관은 어린아이로 부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민이 소중히 여겨야 할 꼭 필요한 좋은 습관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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