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회삿돈 8억원을 빼돌린 사무기기 S사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8일 송파경찰서 윤종탁 수사관은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직원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직원은 이른바 돌려막기 방식으로 복사기를 싸게 판 뒤 대금을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했고 돈은 이미 도박에 탕진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회사 거래 대금을 개인 계좌로 받아 가로챈 뒤 불법 인터넷 도박에 쓴 혐의(사기 등)로 조모씨를 구속했다.

사무기기 관련 대기업 직원이었던 33세 조씨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 같은 수법으로 244회에 걸쳐 회삿돈 8억5800만원 상당을 빼돌렸다. 이 돈은 한 해 영업이익의 6%가 넘는 액수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허위 출고 증명서를 만들어 회사 창고에 보관 중인 사무기기 393대(5억9000만원 상당)를 거래처에 넘긴 뒤 판매 대금을 개인 계좌로 받아 도박하는데 썼다.

그는 회사의 물품 대금 결제가 판매일 두 달 뒤부터 할부로 결제를 시작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노렸다.

조씨는 개인계좌로 받은 물품 대금을 불법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는 한편 일부를 떼어 회사 계좌로 송금해 기존 물품 할부금이 입금된 것처럼 보이도록 ‘돌려막기’를 했다.

더 많은 도박자금이 필요해진 조씨는 기존 거래처에 시중가보다 2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덤핑 판매하겠다면서 선결제를 요구해 돈만 받고 물품을 보내주지 않는 수법으로 41회, 2억9900만원을 가로챘다.

이후 항의가 거센 구매자에게는 물건을 보내고 또 다른 구매자로부터 돈만 받아 돌려막기를 했다.

한 대리점주는 “자기가 판매점에 판매해 수익이 생기면 저희가 결제할 때 입금을 시켜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또 대리점주 이름을 도용해 물건을 떼다가 마음대로 팔고, 각종 서류도 조작했다.
 
그는 자기 부하 직원들을 시켜 물건을 계속 출고하는 방법으로 도박자금을 마련했다.

출고장에는 인수자의 서명도 보이지 않고 이렇게 번 돈은 모두 도박자금으로 탕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가 이렇게 불법 스포츠 토토로 날린 돈은 확인된 것만 9억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그는 범행 도중인 올해 1월에는 높은 제품 판매 실적을 올린 공을 인정받아 영업사원들을 관리하는 계장 직급으로 승진했다.

하지만 조씨가 판매한 것으로 처리된 사무기기는 눈덩이처럼 늘어났고 결국 조씨는 올해부터는 회사 계좌에 입금해야 할 할부금을 제때 넣지 못했다.

그의 범행은 회사 측이 조씨의 실적이 비현실적으로 높고 판매 대금이 제때 입금되지 않는다는 점을 수상히 여겨 내부 감사에 들어가면서 발각됐다.

평소 도박에 빠져 지내던 조씨는 구속 직전 도박 중독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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