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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태광그룹 선대(先代)회장의 상속 재산을 두고 벌어진 오누이 간 법정 다툼에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4)이 1심 승소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영학)는 25일 태광그룹 창업주 고(故) 이임용 회장의 둘째 딸 이재훈(60)씨가 셋째 아들 이호진 전 회장을 상대로 낸 주식인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누나인 이씨가 2012년 12월 “1996년 선대 회장 사망 직후 상속 처리된 재산 외에 태광그룹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추가 상속재산이 드러났지만 이 전 회장이 막대한 재산을 단독 소유로 귀속해 내 상속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이 전 회장에게 78억6000여만 원과 태광산업 보통주 주식 10주, 대한화섬 10주, 흥국생명 10주, 태광관광개발 1주, 고려저축은행 1주, 서한물산 1주 등을 지급하라고 청구했다.

이후 이씨는 청구 주식을 태광산업 1만7153주와 대한화섬 4882주로 늘리고 다른 회사들의 지분 요청은 철회했다.

앞서 태광그룹은 2007~2008년 국세청의 이임용 회장 상속재산에 대한 세무조사와 2010년 검찰의 태광그룹 비자금 관련 수사, 2011년 국세청 세무조사 등을 통해 차명재산이 드러났다. 차명재산은 이 전 회장이 단독으로 처분했거나 자신의 명의로 실명 전환했다.

반면, 재판부는 이씨가 아버지 사망 이후 10년이 지난 뒤 소송을 제기해 상속회복을 청구할 권리가 사라졌다고 보고 주식인도 청구를 각하했다. 각하 판결은 소송 요건이 부적법하다고 판단해 법원에서 심리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민법상 상속권자는 상속권이 침해됐을 경우 이를 회복해달라는 소송을 낼 수 있지만,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로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는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자동 소멸된다.

한편 이 전 회장은 2011년 1400억원대의 회삿돈을 빼돌려 손해를 입힌 혐의 구속기소돼 1·2심에서 징역 4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2012년 6월 간암 치료를 이유로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 전 회장 사건은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가 심리 중이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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