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 준비법인.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이르면 연말 출범한다. 하지만 은산분리법이 완화되지 않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더라도 제 기능을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효조 K뱅크 준비법인 대표는 24일 KT 광화문 WEST 빌딩에서 사업 추진현황 설명회를 열고 "9월 말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이란 오프라인 점포를 마련하지 않은 채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영업하는 은행으로, 고객이 금융사 직원을 만나지 않고도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은행이다. 점포비용과 인건비가 줄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로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KT와 카카오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주도, 각각 K뱅크와 카카오은행 설립에 착수했다.

K뱅크는 지난해 11월 또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함께 예비 인가를 승인받고, 올해 3월 21개 주주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2500억원의 자본금을 확보하는 등 실질적인 은행 설립 절차를 밟아왔다. 지난 22일부터는 고객 인증 및 거래 요청, 시스템 내 금융거래 처리 등에 대한 통합테스트 등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K뱅크가 통합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계획대로 9월말 본인가를 신청하게 되면, 한달 여의 심사기간을 고려했을 때 빠르면 11월부터 영업을 개시할 전망이다.

안 대표는 은행 설립절차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은산분리 규제 완화 없이는 금융산업의 혁신성을 담보할 수 없고, 이는 결국 핀테크 산업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법은 은산분리법에 따라 비금융사의 은행 의결권 지분을 4%(총지분 10% 이하)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반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NH투자증권·우리은행·한화생명은 각각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뱅크의 출범시까지 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주사업자인 KT가 자본금을 늘려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어 결국은 시중은행의 사업확장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부당국 또한 이러한 문제점을 파악해 은행법 개정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4일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간담회에서 "혁신적인 IT기업이 주도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출현을 위해 '은행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은산분리법 개정이 될지는 미지수다. 정치권에서 해당 안건이 계류중이기 때문. 지난 19대 국회에는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의결권 지분한도를 현행 4%에서 50%까지 늘리는 개정안이 신동우,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에 의해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해, 20대 국회에서 또 다시 상정중이다.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국민의당)은 "안전장치를 갖추더라도 한번 예외가 생기면 그 후부턴 얼마든지 은산분리 원칙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은산분리법 개정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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