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1급 법정 전염병인 '콜레라' 확진 환자가 지난 23일 광주서 발견됐다. A(59)씨는 이달 거제·통영 여행 후 콜레라 증상을 보였다. 외국 여행 기록이 없는 콜레라 확진 환자가 국내서 출현한 것은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이다.

25일 경남 거제서는 B(73·여)씨가 두 번째로 콜레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5일부터 설사 증상을 보인 B씨에 대해 콜레라 검사를 실시했고 이날 양성을 확인했다. B씨는 지난 14일 자택 인근 교회에서 지인들과 삼치를 나눠 먹은 뒤 설사 증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와 B씨 모두 현재는 완치 판정을 받은 상태며, 이들의 가족과 지인 그리고 의료진 중에서도 콜레라 추가 확진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현재 이번에 확인된 콜레라균이 국내 보고된 적이 없는 유전형이란 점에서, 해외서 잡힌 어류가 현지서 콜레라 감염자와 접촉한 후 국내로 수입됐는지 여부 등을 확인 중이다.

호열자, 괴질로 불리던 전염병

콜레라는 과거 ‘호랑이가 맹렬하게 할퀴는 병’이란 뜻의 호열자(虎烈刺) 내지 ‘요괴의 장난’이란 의미의 괴질(怪疾)로 불리던 전염병이다. 19세기 후반 조선에서만 약 20여차레 창궐했고 그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던 것으로, 당시 사망률은 40~70%에 이르렀다.

콜레라는 오염된 물이나 음식 환자의 배설물 등을 통해 전파되며 잠복기간은 1~5일간이다. 또한 이 병에 걸리면 별다른 증상 없이 물설사만 하게 되는데, 그 정도가 심해 과거에는 감염자 중 상당수가 탈수로 인한 수분부족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 콜레라균이 내뿜는 독소로 인해 장벽 세포의 단백질이 마비되고 체내 전해질이 모두 쏟아진 뒤 낮아진 전해질 농도로 인해 물설사만 하다가 수분이 부족해져 죽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콜레라에 걸렸을 때는 수분 보충 및 전해질 불균형을 맞춰주기 위한 염분 보충이 즉각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입으로 전해질과 물을 공급하는 경구수액요법이 발견돼 널리 알려져 콜레라에 의한 사망률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다.(1/14 수준)

공중위생 상태가 호전되며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발병 자체가 줄기도 했다. 우리나라 역시 1960~70년대까지만 해도 콜레라가 연례행사처럼 찾아왔고, 1990년대까지도 여름철 장마기간이면 콜레라와 장티푸스가 유행했으나, 이번 광주·거제 확진 환자 출현 전까지 15년간은 단 한차례도 발견되지 않았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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