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어렵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이 뜻을 같이하고 힘을 한데 모아 스스로 자신들의 처지를 개선하고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만든 경제조직이다.

여기에 더하여 신용협동조합(信協)은 이러한 공동유대를 가진 사람들끼리 금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조직한 금융협동조합이다.

그런데 조합원이 주인인 이 신협이 설립목적을 망각하고 대출받은 조합원을 속이고 연체이자를 고리로 물려 커다란 물의를 빚고 있다.

일부 신협이 대출소비자가 대출기한을 연장할 때, 연체이자 적용을 갱신 시점의 낮은 연체이자율(6%~10%)을 적용하지 않고, 최초 약정시의 높은 연체금리(12%~21%)를 적용해 부당이득을 편취해 온 것이 드러났다.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의 명분을 내거는 신협이 오히려 금융의 탈을 쓰고 조합원에 대해 ‘연체이자’ 바가지를 씌운 것이다.

금융회사는 대출기일을 연장할 경우 채무자의 신용을 조사하고, 담보물을 재평가하여 금액, 금리, 기간 등을 재 약정한다. 연체금리가 변경된 경우에는 연장과 동시에 변경 된 연체 금리를 적용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신용협동조합은 이율이 높은 변경 전 연체금리(12%~21%)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신협의 조합원인 자영업자 김모씨는 2013년 5월 B신협에서 부동산 담보로 2억 원을 대출받았다. 2015년 5월 연장한 이후, 이자를 연체하자 지체한 대출금에 대해 2013년5월 계약 당시의 높은 연체금리 24.5%를 적용해 고리를 떼어간 사례가 있다.

신용협동조합은 비영리법인으로 상부상조로 조합원의 경제적 ․ 사회적 지위향상에 설립목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자지급을 지체하고 있는 어려운 조합원에게 대출금리보다 5배 이상의 살인적인 연체 금리를 적용하는 것은 ‘협동조합’의 탈을 쓴 대부업체보다 더 못된 조직이라 할 수 있다. 

대출을 상환할 수 없어 이자를 지급하면서 기일을 연장한 채무자가 연체를 하면 부동산 경매 등 채권추심 압박으로 연체금리가 변경되었음에도 종전의 높은 연체 금리를 적용하여 이자를 편취해 온 것이다.

신협이 대출 연장을 하면서 조합원에게 연체 금리에 대해 일체 설명 없이 기존의 높은 연체금리를 적용하여 한 푼이라도 더 채무자의 고혈을 짜내는 약탈적 금융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자본주의하에서의 주식회사의 병폐를 치유할 대안으로 제시되는 조직이 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도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을 제정하여 정부가 지원하고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거의 유명무실한 협동조합이 대부분이다.

이의 원인은 많지만 가장 큰 원인은 신용과 금융이 뒷바침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역할을 할 신협이 조합원의 등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제 역할을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신협이 ‘협동조합’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하루빨리 서민 조합원을 위한 신협으로 되돌아 와 제 역할을 다하기를 기대해 본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kicf21@gmail.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