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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메달보다 값진 것, 긍정의 힘과 역경지수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16.08.22 17:02

[여성소비자신문]20여년 만에 처음 겪는 더위로 기상청에서는 매일 폭염경보를 내려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우리 대표선수들의 경기중개방송에서 눈을 돌릴 수가 없다.

메달을 놓치고 아쉬워하는 선수나 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우리 아들과 딸들의 모습이 참으로 자랑스럽고 이 광경을 보는 순간 너무 행복하다.

그 중에도 감독조차도 포기한 4점의 실점 상황에서도 ‘난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를 되뇌이며 47초 만에 연속 5점을 얻어서 역전에 성공한 에페펜싱 세계 21위인 스무살의 박상영 선수의 경기 모습은 우리를 완전히 몰입의 경지로 이끌었다.

사상 첫 전 종목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양궁 선수들의 스토리는 더욱 감동적이다. 순간마다 불어오는 바람의 방향과 세기가 바뀌는 상황에서도 시위를 떠난 화살이 10점 과녁을 뚫는 것도 신기하지만 초속7~8m의 순간적인 강풍 때문에 실점에 가까운 3점을 쏘는 위기에서도 당황 하기는 커녕 미소로 다음 화살을 시위에 채워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장혜진 신궁의 경기 자세에서는 경외로움까지 느끼게 되었다.

4년전 대표 선발전에서 4위로 뒤져 친구들의 메달 획득을 바라보아야만 했던 장 선수는 이에 좌절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이번에 2관왕이 되었다니 ‘장긍정’ 이라는 별명이 괜한 것이 아니다.

남자 양궁에서 2관왕에 오른 구본찬 선수 역시 그 힘든 대표팀 훈련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왕’ 이라니 긍정의 힘은 신궁들의 필요조건인 것 같다. 이 밖에도 그레코로만형 레슬링 75kg 16강에서 편파적인 불공정 심판으로 러시아 선수에게 패한 후 패자 부활전에서 탈골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동메달을 획득한 김현우 선수 눈빛에서도 끝까지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1990년대 후반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셀리그만(M. Seligman) 심리학교수는 긍정적사고가 실패를 극복하고 일어서는데 크게 작용함을 논문으로 제시하며 긍정 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을 주창하였다.

즉 인간에게는 질병이나 고통과 같은 부정적인 것과 동시에 미덕이나 탁월함과 같은 긍정적인 것이 있는데 개인은 긍정적인 경험, 자신의 장점, 긍정적인 사회적 제도를 통하여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며 여기서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정서나 사고는 에너지와 활기가 넘치는 활동성을 낳게 하며 현재보다는 미래를 지향한다.

따라서 개인이 활동에 집중하는 정신 상태로 이끌고 모든 정신 에너지가 활동 그 자체에 집중되어 몰입을 경험하게 한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우리 양궁, 펜싱, 레슬링 선수들의 생각이 과거의 실수나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지향적으로 다음에 올 성공이라는 긍정적 정서로 경기에 몰입함으로써 역전의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긍정적 사고는 실패나 난관의 역경을 극복하는데 더없이 중요하다. 즉 역경지수를 높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셀리그만 교수에 의하면 어려움이나 고난에 빠졌을 때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부정적 사고가 늘 자신을 따라 다니면서 훼방을 놓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좀처럼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은 현재의 불행이 그저 자신의 삶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처럼 어떠한 역경이나 고난에도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개인의 특성을 일컬어 역경(극복)지수가 높다고 표현한다.

미국의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스톨츠(P.G. Stoltz) 박사는 그의 저서 ‘역경지수’에서 어려운 환경이나 역경에 굴복하지 않고 이들을 극복하며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의 정도를 역경지수(adversity quotient, AQ)라고 이름 하였다.

그리고 점점 살기가 어려워져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지능지수(IQ)나 감성지수(EQ) 보다는 역경지수가 높은 사람이 성공확률이 높은 시대라고 주장했다.

좁은 국토에서 5000만의 인구로 세계 11대 경제 대국이 되고 연간 일인당 국민소득이 2만7천 달러를 넘어서는 경제 발전의 기적을 이룬 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와 높은 역경지수가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그러나 이제 시대가 변하여 풍요속에 자란 우리 젊은이들은 ‘흙수저’로 태어난 ‘5포 세대(연애, 결혼, 출산, 내집마련, 인간관계를 포기한 세대)’라서 ‘헬조선(지옥같은 우리나라라는 뜻)’에서는 희망이 없다는 부정적 사고로 무기력함을 보여주고, 공학계열의 대학은 기피하고 사무실에서 서류나 만지는 공무원이 되고자 고시원에서 젊음을 바치는 인구가 날로 늘어나고 있음은 참으로 우려되는 바이다.

박 대통령이 이번 71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지적했듯이 최근 우리사회에 ‘자기비하와 비관,’ ‘불신과 증오’와 같은 부정적 사고가 확산되어가고 있고 ‘남의 탓’이라며 손가락질 하느라 거리는 날마다 소란스럽다.

그 결과 개인은 물론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던 ‘긍정의 힘’은 쇠퇴하여 가고 ‘OECD 국가중 자살률 제1위’ 그리고 ‘세계 58위의 행복지수’라는 불명예가 드리워지고 있는게 아닌가.

  ‘우리보다 열심히 한 팀이 있으면 메달을 돌려주겠다’라고 외친 올림픽 양궁 선수단의 문형철 총감독과 같은 지도자가 우리시대에 더욱 많아져 온 국민들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고 역경지수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면 우리 선수들이 리우 올림픽에서 얻어온 올림픽 메달들은 메달이상의 귀하고 값진 것으로 기록될 것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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