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CNBC 캡쳐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 LG CNS가 추진 중인 ‘새만금지구 스마트팜’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 철수 위기에 놓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전국 농민단체들이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막겠다”며 격렬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LG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LG CNS측은 "첨단 농업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농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져, 사업 추진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철회 계획은 없다"고 10일 밝혔다.

이어 "그동안 농민 대상 사업 설명회를 열어 스마트팜의 취지를 설명해왔다"며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로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팜 사업 추진에 대한 LG측 입장에 변함이 없는 상태지만, 지역 내 반대여론이 거세 사업의 원활한 추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앞서 LG측의 사업 계획이 공개되자 전북지역 농민단체 중심으로 ‘농민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반대 의견이 쏟아졌고, 지난 7월 22일 전북도의회 역시 ‘LG의 농업진출 저지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농업에 첨단기술 접목은 세계적인 트랜드  

LG CNS는 지난 2월 전북 새만금에 76㏊(23만평)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를 세우겠다는 사업 계획서를 새만금 개발청에 제출했다.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사업비 3800억원을 투자해 첨단온실, 식물공장, R&D센터, 가공 및 유통시설, 체험 단지 등을 갖춘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이 중 50ha에서 토마토와 파프리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팜은 농사기술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제어하는 ‘첨단 농장’을 말한다. 사물 인터넷(IoT) 기술을 활용, 농작물 재배시설의 온도·습도·토양 등을 측정 분석하고, 분석 결과에 따라 농작물이 자랄 수 최적 환경을 제공한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미래 유망산업으로 농업을 선정해 육성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2012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스마트 전문화 전략을 도입해 경쟁력 향상을 주도하고 있다. 미국은 구글의 토양 데이터 분석기법을 적용해 농업 생산성 개선에 나섰으며, 일본에서는 스마트 영농시스템 구축뿐만 아니라 영농 관련 플랜트 및 설비 수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 CNS가 스마트팜을 조성에 사활을 거는 이유도 세계 스마트팜 시스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시설 자재와 센서, 네트워크, 제어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새만금 스마트팜 단지에서 검증하고 이 ‘레퍼런스(실증 사례)’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LG CNS 관계자는 “앞으로 세계적인 식량 부족 문제 및 농지 감소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스마트팜 설비 및 기술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중국, 뉴질랜드, 호주, 일본 등도 대규모 스마트단지 구축하고 있다. 지금 스마트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놓지 않으면 향후 시장 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농삿일까지 대기업이?

LG CNS 주장과 달리 스마트팜 사업을 바라보는 지역 농가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특히 토마토· 파프리카 등 시설원예 작물을 두고 LG CNS와 농민단체 간 갈등의 골이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수원예 작물 재배 농가 대부분이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농장형태다 보니, 거대 자본을 앞세운 대기업이 시장에 들어올 경우 가격 경쟁력 등에서 기존 농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북 지역의 경우 도내 경제기반에서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보니, 도의회에서도 LG측의 새만금 내 대단위 농장 건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LG CNS 측은 “스마트팜 단지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전량 해외에 수출하기 때문에 국내 농산물 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며, 스마트팜 기술 및 설비시장 진출이 사업 추진의 목표”라 밝히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도 지역 여론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한 농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내수 및 수출 부진을 겪고 있는데 대기업까지 진출한다면 과잉 생산에 따른 가격폭락 사태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하며, "LG CNS의 주장대로 해당 농산물을 모두 수출용으로만 활용한다고 해도, 일반 농가의 수출 지역과 중복된다면 가격폭락과 이에 따른 시장 혼란을 피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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