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세령, 임상민 상무

[여성소비자신문 김성민 기자]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대상그룹이 본격적인 3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준비 중인 가운데,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의 두 딸 중 누가 차기 경영권을 승계받게 될지에 재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상그룹은 국내 조미료의 원조격인 ‘미원’으로 잘 알려진 종합식품 기업이다. 1956년 임대홍 창업회장이 부산 대산동에 동아화성공업을 설립하면 그룹의 역사가 시작됐으며, 당시에는 조미료 '미풍'을 출시한 삼성(제일제당)과 라이벌 구도를 구축하기도 했다.

임대홍 창업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1987년부터는 아들인 임창욱 회장이 회사를 물려받았으나, 임창욱 회장 역시 1997년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며 현재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책임경영 중이다.

재계 50위권의 중견기업인 대상그룹은 현재 대표 브랜드인 청정원을 비롯해 종가집, 순창, 홍초, 햇살담은, 복음자리, 맛선생 등 국내 40개, 해외 18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재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종합식품업체로서 위상이 대단하며, 유통, 무역, 축산, 건설, 정보기술, 금융, 종합광고업 분야로의 진출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무엇보다 대상그룹은 2조8000억원대 매출에 1000억원대 영업이익 그리고 150% 안팎의 부채비율 등 건실 경영을 이어가고 있으며, 대상과 대상홀딩스에 대한 오너가의 높은 지분율 등 지배구조도 상당히 안정적인 편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대상그룹의 차기 구도에 대해선 다소 불안정하다고 보고 있다. 임창욱 명예회장 슬하에 아들 없이 장녀 임세령(39) 상무와 차녀 임상민(36) 상무 두 딸만 있는데, 둘 중 누가 그룹을 물려받아 3세 경영인에 오를지 아직까지는 쉽게 예측이 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가(家)에서 나온 임세령, 결혼 후 미국 간 임상민

임창욱 명예회장의 큰딸인 임세령 상무는 재벌가 딸들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유명인사다.

1977년생인 임세령 상무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재학시절인 1997년 양가 어머니의 소개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이듬해 결혼했다.

둘의 결혼은 국내 조미료 시장을 두고 경쟁했던 대상가와 삼성가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당시 큰 화제가 됐다. 임 상무 개인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했는데, 그가 국내 최고 재벌가의 맏며느리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세령 상무의 결혼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이재용 부회장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나름 조용히 잘 지내오던 그가 결혼생활 11년째던 2009년 돌연 합의이혼 소송에 들어간 것이다.

당시 임 상무는 이 부회장을 상대로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분할청구 소송을 제기해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양측은 소 제기 전 위자료, 재산분할, 양육권 문제 등에 합의를 이루며 이혼소송을 마무리 지었다.

임세령 상무의 이혼을 두고서는 이유 사유 및 양가 합의 내용을 두고 여러 추측성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임 상무에게 수천억원대 재산분할을 해줬거나 약속했을 것이란 얘기까지 떠돌았다.

이혼 이후로도 임세령 상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그가 영화배우 이정재 씨와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대중의 주목도는 이혼 이후 되레 더 커졌다. 이와 관련 임 상무와 이정재 씨 양측은 2005년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임 상무의 이혼 이후 가까워지기 시작했으며, 2010년 열애설 2012년 결혼설에 휩싸였다가 2015년 1월 1일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삼성 후계자와 결혼 그리고 이혼 이후 유명 영화배우와 교제 등 언니 임세령 상무가 이슈의 중심에서 살아왔다면 그보다 세 살 연하인 동생 임상민 상무는 상당히 조용하게 지내왔다.

1980년생인 임상민 상무는 이화여대 사학과, 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해 지난 2009년 대상전략기획팀 차장으로 입사하고 나서야 세간에 그 모습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만 임상민 상무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서 경영대학원(MBA)을 마치고 돌아와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을 맡아 그룹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등, 경영인으로서 모습은 언니보다 먼저 대중에게 선보였다.

그리고 지난해 말 임상민 상무는 5살 연하의 금융인 국유진 씨와 결혼해 현재는 미국 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국 씨는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경제학과를 조기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마친 금융전문가로, 현재 사모펀드 회사인 '블랙스톤' 뉴욕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후계구도 엎치락 뒤치락

대상그룹 자매간 후계구도 경쟁에 대해 재계에서는 당초 동생인 임상민 상무가 더 유리할 것으로 예측해 왔다. 언니가 삼성가로 시집가 있는 사이 임상민 상무가 아버지인 임창욱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왔고, 그룹 경영에도 언니보다 먼저 참여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임상민 상무가 언니 임세령 상무보다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을 훨씬 많이 갖고 있다는 점이다. 임 상무는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지분 36.71%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세령 상무의 대상홀딩스 지분율은 20.41%에 불과하다.

임상민 상무는 아버지로부터 알짜 계열사인 초록마을 지분도 넘겨받은 상태다.

반면 2010년 대상그룹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 계열사인 대상HS 대표로 재직하며 경영활동을 처음 시작한 임세령 상무는 2012년에 가서야 식품총괄 총괄 상무에 오르며 본격적인 그룹 경영에 참여해 왔다.

동생보다 경영 참여도 많이 늦었고 지주사 지분율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던 것.

대신 임세령 상무는 최근 들어 경영 참여 보폭을 크게 넓히고 있으며, 2014년 대상(주) 주식을 15만9000주(0.46%) 매수하는 등 지분율 늘리기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최근 들어 대상그룹 후계구도에 이상기후가 발생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임상민 상무가 결혼과 동시에 한국을 떠난 가운데, 임세령 상무가 치고 올라오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둘 중 누가 더 앞서가게 될지는 예측이 쉽지 않은 탓이다.

김성민 기자  smk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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