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극장 내 외부음식 반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권고가 있었음에도 불구, 롯데시네마 측이 극장 내 외부음식 반입 불가 조치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

# 소비자 김모씨는 최근 "햄버거를 사서 영화관에 입장하려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본지에 제보를 해왔다. 영화 시작 3분을 남기고 극장에 들어가려던 그에게 롯데시네마 직원이 “햄버거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니 영화 시작 전 모두 먹고 들어가라”고 요구한 것.

김씨는 "정중한 말투도 아니었고, '무조건 안 된다. 매뉴얼에 따라 음식 냄새가 강한 햄버거나 피자는 반입할 수 없다'고만 말하니 화도 나고 황당하더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극장 직원에게 '매점 내에서 판매되는 핫도그나 오징어도 냄새가 나지 않느냐'고 반문하자, 해당 직원이 '매점에서 판매되는 음식은 가능하지만 외부에서 사온 햄버거나 피자는 반입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반입 불구에 대한 극장 측 해명 또한 부실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극장 내 외부 음식물 반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제지를 당하니 당황스러웠다”며 “타 영화관을 이용했을 땐 이런 일이 없었다. 영화관마다 음식물 반입 허용 기준이 제각각인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본지 취재 결과, CGV와 메가박스는 외부음식물 반입을 허용하고 있는 반면, 롯데시네마에서는 부분적으로 소비자들에 불쾌함을 조성할 수 있는 외부음식물에 대해 반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GV와 메가박스 관계자는 “공정위의 권고사항을 최대한 따르고 있다”며 “음식물 반입을 따로 제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롯데시네마 측은 “햄버거나 피자와 같은 음식물을 반입하도록 했을 때, 다른 관객들로부터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며 “에티켓으로서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물의 경우 관객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극장 측의 협조 요청이었다고 보기 힘든 김씨 사례에 대해선 "해당 건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서로 간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서비스 불편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정위, 2008년부터 외부음식 반입 허용 가능 권고

앞서 지난 2008년 공정위는 영화관의 음식물 반입 제한과 관련해 영화관 3사에게 자진시정을 권고했다. 공정위 권고 조치에 법적 강제성은 없었으나, 영화관 3사 모두는 공정위 조치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전까지 모든 극장 앞에 설치돼 있던 '외부 음식물 반입 제한' 안내문구와 푯말을 공정위 권고 조치 이후 철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영화관 매점보다 저렴한 팝콘과 과자 등을 외부에서 직접 사서 극장에 들어오는 관객들이 늘어났으며, 영화 관람 중 햄버거, 피자, 도넛 등을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다. 일부 극장에서는 관객 요구시 음식물 보관 서비스까지 진행하고 있다.

다만 모 영화관 관계자는 "냄새가 심한 음식물이나 시끄러운 포장지에 쌓인 음식물의 경우 주변 관객들의 영화 관람에 피해를 줄수 있고, 실제 그에 따른 민원이 적지 않은 편이다"며 "고객불만이 늘다 보니 에티켓 차원에서 일부 음식물에 대해 반입 자제를 고객들에게 요청하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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