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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얼룩진 日 위안부 ‘화해‧치유 재단’, 진정한 위로는 언제쯤...
김영 기자 | 승인 2016.07.29 15:07
화해-치유 재단 출범식 당일 열린 재단 설립 반대 시위.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해 설립된 ‘화해·치유 재단’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지난해 체결된 한일 협상 자체를 비난하는 재단 설립 반대 시위가 잇따랐고, 김태현 재단 이사장은 반대시위에 나선 한 젊은이에 의해 얼굴에 캡사이신까지 맞았다.

지난 28일 ‘화해·치유 재단’ 현판식이 열리던 시각, 사무실 건물 밖에서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시민단체들이 반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기자회견장에는 대학생 10여명이 들어와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우리 정부는 ‘한일 간 위안부 합의’를 이뤄냈으나, 당사자인 피해자 할머니들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는 합의 도출로 비난에 휩싸였다. 일본 정부로부터 할머니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단 설립에 10억엔(약 107억원) 출연을 약속 받기도 했으나 이에 대해서도 좋은 평은 듣지 못했다.

그리고 현재도 이에 대한 사회 각계 각층의 비난여론이 팽배한 상황이다. 일본 돈으로 재단을 만들기에 앞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배상이 먼저라는 것이다.

‘좋은대한민국만들기 대학생운동본부’ 소속 대학생들은 “치유와 화해는 피해자들이 수용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며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진정한 사죄와 해결로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일군사협력을 위해 강행된 한일 위안부 합의와 일본 정부의 면피수단이 될 화해와 치유재단 설립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사죄와 법적 배상, 진상규명 및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한 재협상에 나서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대협 관계자 역시 “누구를 위한 화해와 치유인가. 누구에 의한 화해와 치유인가”라며 “피해자들의 권리를 한낱 돈의 문제로 전락시키고 살아있는 역사를 봉인하는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를, 화해치유재단을 정의와 인권의 이름으로 반대한다”고 소리쳤다.

아울러 정대협은 “전쟁터에서 유린당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졸속 합의로 다시 유린하도록 버려둘 수는 없다”며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의 요구를 일본정부를 상대로 실현시키는 것이야말로 박근혜 정부가 할 일”이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출범식이 열리는 내내 행사장 안팎에서 한일 합의에 항의하는 집회가 이어졌으며, 이사장을 맡은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는 30대 남성이 뿌린 호신용 캡사이신을 맞고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일본, 출연금 용도에도 간섭

‘화해·치유 재단’은 아직 일본 정부로부터 10억엔(약 107억원)의 출연금도 받지 못한 상태다. 양국 합의 후 7개월여가 지났으나 일본 측이 이를 미루고 있는 형국으로, 일각에선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군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재단 출연금의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다”는 소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현재 일본 정부는 현재 소녀상 철거 또는 이전 여부와 관계 없이 8월 중 출연금을 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가 8월 중에 정부 예산에서 10억엔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28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아베 신조 총리의 외교책사인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이 한국 측과 일본의 출연금 제공 시기, 재단의 사업 내용 등을 놓고 비공식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가 출연금을 지급하더라도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아직도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내에서는 “소녀상 이전이 자금 출연에 선행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기시다 외무상도 소녀상 이전과 관련해 “한국 측이 적절하게 대처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소녀상 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한일 합의 이행을 재차 요구했다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일본이 소녀상 문제 해결에 목 매는 이유에 대해선 소녀상의 철거 또는 이전을 통해 ‘군위안부 문제가 최종적·불가역적 해결됐다’는 것을 국내·외에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본 정부는 출연금 10억엔의 용처에 대해서도 간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문에 의하면 자금의 용처에 대해 “모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을 시행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재단 지원금이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직접 지원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의하면 “재단 사업으로는 위안부 피해자나 유족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면서 “일본 정부 내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면 이것이 ‘배상금’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이 됐다는 입장이다. 이에 피해자나 유족에게 직접적으로 일정금액이 지급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견지해 왔다.

캡사이신 세레를 받은 김태현 화해-치유 재단 이사장. <사진제공=뉴시스>

김태현 이사장은 누구?

캡사이신 테러로 화제가 된 김태현 ‘화해·치유 재단’ 이사장은 성신여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재단 설립준비위원회’ 시절부터 위원장을 맡아 온 인물이다.

김태현 이사장은 30년 이상 노인·여성복지 문제를 연구해 온 전문가로 한국여성학회 회장, 한국노년학회 회장,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위안부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귀를 활짝 열고 피해자들의 아픔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이에 응답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정작 상당수 피해자 할머니들은 물론 일부여성단체들과도 잘 소통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준비위원회 시절 김 이사장은 한일협상 자체를 비난했던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인사들을 위원으로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한 그는 일본 측이 내기로 한 출연금에 대해 “치유금이지 배상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편 김 이사장은 역대 두차례 대선 당시 여당 선대위에 합류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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