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넌 정말 훌륭한 시인이구나
아이: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치만 난 훌륭한 시인이 아니라는 걸 잘 알아요
엄마: 무슨 소리야, 넌 정말 훌륭한 시인이야
아이: 절대 그렇게 될리가 없어요
엄마: 아니야, 그렇지 않아, 넌 더 훌륭한 시인이 될 거야

아이는 왜 그렇게 엄마의 칭찬을 거절하면서 비관적으로 말을 하는 걸까?
아이는 위대한 시인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부담스럽다.
아이는 엄마의 칭찬을 듣는 동안 머리 속에 자신이 알고 있는 위대한 시인들이 떠오를 것이고자신이 그들과 경쟁할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것이다.

엄마의 칭찬이 진심이었다고 해도 이러한 칭찬은 아이를 감동시키지 못한다.
이럴 때 엄마는 시를 쓴 아이를 칭찬하지 말고 시를 칭찬해야 한다.

“이 시는 정말 마음에 드는구나. '노을빛이 내 얼굴을 물들인다' 이 귀절을 읽으니 내 얼굴을 거울에 한 번 비춰보고 싶어지는걸?”

이렇게 말해준다면 아이는 칭찬을 스스로에게 들려주게 될 것이다.
'내가 쓴 시가 엄마를 즐겁게 했나봐, 내가 시를 좀 잘 쓰나본데?'

훌륭하다, 위대하다, 굉장하다 이런 칭찬은 사람을 칭찬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그런 칭찬에 자신이 합당하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언젠가는 훌륭하거나 위대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 드러날까봐 불안하고 오히려 의기소침해진다.

착하다, 정직하다, 잘했다 이런 칭찬은 모두 평가하는 칭찬이다. 그런 칭찬을 받은 아이에게는 맞추기 힘든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한다는 의무가 부과되는 것이다. 성격과 인격을 평가하는 칭찬이 아닌 상황을 그대로 묘사해주는 칭찬이 아이들을 성장시킨다.

엄마: 방 안이 꼭 호텔 같구나.
아이: 정말 그렇게 보여요?
엄마: 깨끗하게 정리된 방을 보니 기분이 좋은걸.
아이: 저도 기분이 좋아요.

엄마가 정리된 방 안을 보며 자신의 느낌을 묘사했을 때 아이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들려준다.
'내가 방을 깨끗이 정리하니까 엄마도 좋아하네, 아 기분 좋다'
아이는 더 좋은 행동을 하고 싶어질 것이다.

김진미 빅픽처 가족연구소 소장  bphigh5@naver.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