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용 사용을 억제한 친환경 도시로 설계 됐으나 정작 자가용 사용이 늘고 있는 세종시.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역대 최대 규모 신도시 개발이 진행 중인 세종특별자치에서 주민 편의시설 부족에 따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친환경도시를 지향하며 수립된 도시계획으로 인해 교통혼란이 발생, 이에 대한 주민불만이 날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는 수도권 과밀 해소 및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만들어진 광역자치단체로, 출범 직후인 2012년 7월 11만 5000여명이었던 인구가 올 3월 주민등록 기준 22만7025명까지 늘어나는 등 빠르게 성장 중이다.

반면 시 출범 후 4년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기반시설 및 주민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그에 따른 주민불만도 큰 편이다.

최근에는 세종시의 도심지역이자 중앙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도시) 관련 공공주차시설 및 자동차 정비시설 등이 턱없이 모자라 그에 따른 교통환경 민원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에서는 행복도시의 개발계획을 수립하며, 자가용 수요를 철저히 억제한 대중교통 친화도시를 구상했다.

세종시의 중심도로인 한누리대로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왕복 6차선인 이 도로에서 중앙 2차선은 세종시 BRT(간선급행버스)가 이용하는 중앙버스전용차로이다. 최근에 지어진 신도시의 중심도로임에도 왕복 4차선의 상당히 좁은 도로인 것.  한누리대로와 평행하게 정부청사구역을 통과하는 갈매로 역시 전용차로 없이 왕복 5차로로 만들어져 있다.

문제는 도심 지역 내 대중교통 시설 완비가 아직 안됐고 이에 시에서 차고증명제 등 자가용 사용 억제를 위한 대책 또한 별다르게 내놓지 못하고 있어, 상당수 주민들이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고 교통 편의시설 부족에 따른 민원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행복도시 내 자동차 정비시설의 경우 대형 유통체인 두곳에 있는 정비소가 전부로, 자가용 운전자 상당수가 차량 고장이나 점검시 대전시 유성구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세종시 주민은 “도로를 좁게 만들었으면 대중교통 시설이라도 충분하게 마련해 놔야 하는데, 아직 무엇도 마무리 안된 상태”라며 “자가용 이용은 어쩔수 없는 선택인데, 차가 시내에서 한번 고장이라도 나면 그에 따른 불편이 만만치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세종시 주민은 “세종시가 정부차원에서 기획한 신도시임에도 비효율적인 대중교통 계획을 세웠고, 그렇다보니 시내 교통상황이 수도권의 중소도시보다 못한 수준이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의료시설도 빈약

세종시의 기반시설 및 편의시설 부족현상과 그에 따른 지적은 어제 오늘 이야기도 아니다. 2012년 12월 중앙행정기관 1단계 이전 공사가 마무리된 이후 꾸준하게, “주거시설만 완공됐을 뿐 식당과 학교, 병원 등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여러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온 것.

특히 세종시 주민들이 교통문제와 함께 특히 곤혹을 겪고 있는 불편사안으로는 의료시설 부족 문제가 꼽힌다. 도심 내 야간진료병원이 없어 응급실 이용 환자가 늦은 밤 대전이나 청주 등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세종시 관내 첫 종합병원은 2018년은 되어야지 개원할 예정이다.

세종시의 열악한 의료환경은 통계자료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2014년 기준 세종시 인구 10만명당 위암 사망률이 18.6명을 기록하며 전국 1위에 오른 것. 세종시 주민들의 폐렴 사망률(21.9명), 호흡기 결핵 사망률(4.3명) 또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현재 행복도시를 관할하는 행복청에서는 신도시 지역의 기본적인 편의시설 증가세가 빠른 편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전년 대비 30~40% 정도로 점포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만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체 증가 점포의 상당부분을 일반 식당이 차지하고 있다”며 “인근 지역에 비해 높은 임대료 탓에 여타 소상공인업종 종사자들의 경우 세종시 진출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행정중심 도시로서 성장이 기대되는 세종시지만 현재와 같은 도시계획 기조가 유지되고 마땅한 대안마저 나오지 않는다면 ‘행복도시’는커녕 사상 최악의 도시개발 사례로 남을 수도 있을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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