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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곡미 연암대학교 교수 “디자인은 곧 우리 생활”
서유리 기자 | 승인 2016.07.21 11:13

[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광고홍보학 박사 김곡미 교수는 30년이 넘는 시간을 디자인과 함께 하며 쉼 없이 달려왔다.

26년을 화장품 수석디자이너로 LG생활건강에 몸담았다가 현재는 연암대학교 교수, 농림축산식품부 전문위원과 농산물 포장디자이너로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LG그룹 재단 연암대학교(총장 육근열) 뷰티아트과 교수가 된 지는 이제 5년차다. 인재를 한 눈에 알아보고 한 학생을 연구소로 연결해줬는데, 이는 LG화학연구소에 입사한 첫 사례가 됐다.

농가나 농민을 위한 포장디자인에 매진하면서 틈틈이 6차 산업을 위한 컨설팅을 하거나 해외 특강을 나가기도 한다. 오는 8월 독립기념관에서 열리는 ‘독립운동국제영화제’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친환경소재나 업사이클링 쪽에도 관심이 많아 ‘반려식물공모전’도 추진 중이다.

제품 간 차별성은 포장 디자인으로부터

같은 듯 다른 제품 간 차별성은 포장디자인으로부터 출발한다. 디자인에 따라 같은 제품이 완전히 차별화되고 업그레이드되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제품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린 포장디자인이 가장 좋은 디자인이며, 그러한 포장디자인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로 이어지게 된다.
이를 간파하고 디자인에 적극 활용한 김곡미 교수는 다양한 성공사례를 이끌어냈다.

 그는 ‘파머스 애플’ 디자인 지도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지난 5월 ‘이달의 6차 산업인’에 선정됐던 ‘파머스 애플’이 현재 큰 성장을 이뤄 가맹 문의도 들어오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으면 뿌듯함을 느낀다고.

“아버지는 사과 농장을 하는데, 아들이 카페를 하고 싶어 했어요. 사과를 먹어보니 너무 맛있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사과는 물과 설탕을 넣지 않고 착즙 원액 그대로의 콘셉트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추천했죠. 뿐만 아니라 농부의 마음을 담은 밀짚모자를 쓰고, 사과와 보색인 초록색을 사용해서 지루함을 덜하게 하는 등 매장 인테리어와 유니폼 디자인에도 참여해 더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현장 속에 답이 있다”

괴산 해담은 손길 농장에서 만든 유기농 농가밀 천연발효빵 ‘얼씨드’ 포장디자인도 기억에 남는다. 평소 ‘현장 속에 답이 있다’라고 믿는 그는 이를 위해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아이디어를 검토했다.

그는 디자인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따로 패키지 디자인을 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토종 앉은뱅이밀로 만든 빵을 맛보고 난 후 제품에 만족하며 포장디자인을 진행하려는데, 원가에 대한 부담이 있었어요. 부담을 줄이고자 방산시장에서 이미 만들어진 포장지를 구매해 공용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을 진행했죠. 우려와 달리 너무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모두들 만족했습니다.”

농산물직거래가 이뤄지는 달강마켓에 이를 전시하는 업무도 맡아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함께하는 디자인 강조…상생하는 전략도 중요해

그가 보다 강조하는 것은 ‘함께하는 디자인’이다.
현재 그는 농가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참여형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농민들이 밤을 새워 과제를 해오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

“가공 농식품은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만큼 포장디자인은 보다 편리하고 대중적이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인쇄 업체에 맡기는 것으로 포장디자인을 끝냈다면, 이제는 농가들이 스스로 포장 디자인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 거죠.”

이 같은 교육철학으로 전북 농진청에서 체험형 교육을 진행한 이후에는 강사들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상생하는 디자인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법정 스님이 생전 즐겨 드시던 구운 한과가 있는데 순천시로부터 디자인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받았어요. 그래서 법정스님의 스토리텔링을 이용해 디자인을 하겠으니 대신 수익금의 일부는 송광사에 기부하는 제안을 했어요. 좀 더 많은 기부를 할 예정이라는 송광한과 측의 얘기를 듣고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디자인은 천직, 일할 때가 가장 행복”

그녀가 일을 하며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아무래도 함께 한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가 아닐까요. 매출이 2~3배 뛰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행복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더불어 농민들이 ‘나를 만나 행복하다’며 인정해주는 모습을 보면 굉장히 뿌듯합니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창경궁에서 진행했던 ‘우리 꽃 전시회’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하루 만 명 정도의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전시담당자로서 큰 행복감을 느꼈다.

“마지막 날에는 관람객들에게 1000원을 받고 꽃을 판매해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한 적이 있어요. 꽃 정리와 함께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음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디자인을 하며 보냈던 시간을 후회해 본 적도 없다. 김 교수는 “디자인을 한 지 30년이 되는 동안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디자인을 조금 잘하는 사람으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디자인을 정말 좋아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는 것.

“클라이언트와 대화를 나누다보면 이미 머릿속에 그림을 그리고 있어요. 이를 보면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천직인 것 같아요. 이게 바로 큰 행복이자 축복 아닐까요. 앞으로 오래토록 좋은 디자인을 발표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책상 앞 디자인은 무의미 다양하게 접해봐야”

디자이너는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인을 하기보다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디자인을 해야 생명력이 길다.

이를 위해 그는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다양하게 많이 접해보라고 조언한다.
“디자인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많이 보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해요. 보고 접하다 보면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파악이 되거든요. 책상 앞에서 하는 디자인은 무의미 한거죠. 그리고 보다 관찰력 있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디자인을 시작했던 초기 그는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밖으로 나가 물어보기도 하고, 전시해보기도 하는 등 대중들에게 검증해 보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물론 시련의 시간도 있었다. 혹독하고 냉정한 대중들의 반응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사전 조사 때 대중들의 반응이 좋아 출시한 디자인이 되레 큰 빛을 보지 못하고 실패한 경우도 있었다.

“가족들에게 가장 고맙죠. 가족들이 아니었으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김 교수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가족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가족들이 묵묵히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덕분에 지금까지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워커홀릭인 그에게 가족들은 쓴 소리로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늘 곁에서 힘을 주는 가장 소중한 존재였다.

여가시간은 보통 신문을 읽고 자료를 정리하며 보낸다. 새로운 곳, 발견되지 않은 곳을 탐험하는 것에 흥미를 느껴 여행도 좋아한다. 독서를 즐기다보니 도서관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시각디자인으로 시작, 제품 디자인에 광고홍보까지

“시각디자인으로 시작해서 제품 디자인, 포장 디자인, 현재는 광고홍보까지 하고 있는데, 다양한 분야를 접하다보니 새로운 안목이 생기는 것 같아요. 융합이 강조되는 시대인 만큼 하나의 상품을 가지고 하나로 홍보하기보다는 하나와 하나가 결합해서 세 개의 가치를 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한 시점인데, 이러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향후에도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디자인 일을 꾸준히 할 생각이다.

좋은 작품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디자인 관련 책도 집필할 계획이라고. 아울러 그간 유예했던 개인전을 준비하는 등 디자인을 즐기는 삶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끝으로 김 교수는 디자인이란 분야가 남들이 보기에는 어렵고 가까이 할 수 없는 것으로 느껴질지 몰라도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실생활과 디자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엇을 입을지, 뭘 먹을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바로 디자인인거죠. ‘디자인은 곧 생활’입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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