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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을 끝내 불허, 장장 7개월을 끌어왔던 논의가 물거품이 되면서 양사의 뒷수습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위는 4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심사보고서를 통해 인수 불허의견을 미리 전달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이번 결정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고, 동시에 CJ헬로비전 역시 “‘늑장심사 끝 불허’로 조직을 두 번 위기에 빠뜨렸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양사의 내부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로부터 '15일 전원회의에서 최종 결정하겠다'는 일정을 통보받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7일 심사보고서 검토 시간이 부족하다며 당초 11일이었던 의견제출 기한을 각각 2주, 4주가량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다음날 곧바로 연장 요청을 불허했다. 이미 심사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양사와 공정위 심사관간에 충분한 논의가 있었다는 이유다. 또한 이번 사건의 경우 이미 의견제출 기회가 충분히 보장됐다고 판단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전원회의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공정위 사무처와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7개월 이상의 기간 끝에 내려진 불허결정인 만큼 끝내 뒤집히지 않았다.

장동현 SK텔레콤 사장·김진석 CJ헬로비전 대표(좌측부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18일 공정위 최종 결정 직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양사가 향후 행정소송 등 또다른 대응에 나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번 결과에 따라 SK텔레콤은 글로벌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에 차질이 발생, 미디어 사업전략에 대한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CJ헬로비전 역시 이번 합병 무산으로 성장 가능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앞서 CJ는 이번 매각 대금을 통해 콘텐츠 강화 및 상품 공급 경쟁력 강화 전략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려던 중장기 성장 전략 자체가 불투명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합병 무산이 통신사업 자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유료방송 시장의 경우 기존 사업자 간의 경쟁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성장 정체가 뚜렷한 상황 가운데 시장 내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이 사실상 가로막히면서 성장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2011년말 1493만명에서 지난 1분기말 1444만명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가입자 확보만이 유일한 성장 동력”이라며 “사업자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짐에 따라 마케팅비 비중이 급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종 발표 이후 공정위의 심사기간에 대한 비판 여론도 불거졌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공정위에 인수합병 신고를 접수한 것은 지난해 12월1일로, 양사는 지난 18일 최종 결과를 받아들기까지 231일을 기다리게 됐다. 이에 공정위의 늑장 결론으로 방송통신 시장과 관련 업계에 혼란이 가중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시장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클수록 신속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언제 심의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피심인이 투자여부, 경영계획 등 의사결정을 세우지 못해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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