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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해 한국종이접기협회장 “종이접기, 여성과 뗄 수 없는 유망한 분야"
조미나 기자 | 승인 2016.07.18 16:58
오경해 한국종이접기협회장.<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최근 한 TV프로그램에 ‘색종이 아저씨’로 사랑받았던 김영만씨가 20년 만에 모습을 보이자, 종이접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당시 TV를 보며 종이접기를 따라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그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가 됐고 스마트폰과 온갖 디지털 기기가 아이들의 놀이도구가 된 오늘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의 놀이문화로써 종이접기가 다시금 각광받고 있는 모습이다.

종이접기는 교육적 측면에서 볼때도 그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며, 여성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교육산업의 일환으로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여성소비자신문>은 오경해 한국종이접기협회장을 만나, 종이접기의 교육효과와 산업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종이접기 ‘협회’라고 하니 궁금해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신다. 협회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종이접기협회는 올해로 27년이 된 단체로, 종이접기문화를 보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창립 당시 사회 분위기를 설명하자면 가정 당 자녀 수가 줄면서 어머니들이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다. 더군다나 그 당시에는 놀이문화가 없었다.

외국 같은 경우 색종이로 취미활동도 많이 하고 교육과정에도 종이접기가 많이 활용이 되는데 그에 비해 우리나라 교육에는 종이접기가 접목된 것이 너무 없었다. 그래서 ‘협회를 만들어서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종이접기를 보급해보자’는 취지 아래 문화, 교육, 색종이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시던 분들이 모여 단체를 만들게 됐다.

협회에서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은 우리가 직접 나서서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만들고 보급했는데 그 덕분에 다른 공예단체에서도 종이접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점이다. 종이접기 확산에 협회가 중심적이고 기초적인 역할을 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회장님이 종이접기를 접하신 계기도 궁금하다.

“종이접기협회와 저의 역사가 굉장히 비슷하다. 저도 가정선생님으로 3년 반 근무를 하다가 아이 때문에 그만두고 집에 있던 전업주부였다.

사실 결혼하고 집에만 있는다는 건 본인의 능력을 사장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 '아이 키우면서 짬짬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때 우연히 문화센터에서 종이접기를 접하게 됐다.

하다 보니 ‘어, 재밌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배운 걸 옆에서 같이 따라서 하다보니까 막연하게 보던 종이접기가 아니었다. 성취감이라든가 매력, 묘미 이런 것들은 직접 접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과제물들을 하나하나 완성해가다보니 자격을 취득을 하게 됐고 그걸 밑거름 삼아서 강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사실 여성이 일과 가정을 양립한다는 건 쉽지 않다. 시간적으로 묶이게 되고 책임감을 강요받는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가정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제가 종이접기 강사를 직업으로 생각한 이유가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는 거였다.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돌아오기 전에만 일을 끝내놓으면 되니까 그게 굉장히 큰 매력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사이에 아이가 크게 되고, 제 시간이 많아졌다. 교실도 차리고 협회 일도 하면서 그게 경력이 되고 제 직업이 됐다.

우리 선생님들도 대부분 그런 경우다. 취미로 시작한 분도 계시고, 아이 교육을 위해서 시작한 분도 계시고, 자원봉사를 위해서 시작한 분도 계시다. 시작한 이유는 다 다르지만 결국 20년 이상 계속 활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본인의 상황과 이 일이 맞았던 거다.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협회가 굉장히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을 한다.“

-일자리 창출 이야기를 하셨는데, 자격증을 따면 어떤 직무로 일하게 되는가?

“강사들이 전국 곳곳에서 약 280개의 센터를 통해 활동을 하고 있다. 미술학원과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곳에서 강사가 자격과정이라든가 종이와 관련된 수업을 하는 거다.

우리 옛날 전통 공예 중에도 지공예가 있지 않나. 현대적인 지공예가 종이접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종이접기는 공예라고만 하기엔 활동범위나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 하지만 일반적으로 ‘종이접기’라고 하면 색종이와 아이들 놀이문화로 한정지어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론 어떤가?

“색종이를 연상한다는 건 종이를 접는 소재가 색종이라서 그런 인식이 생긴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종이접기가 보급된 게 유치원 프로그램이다. 공이나 학, 바지·저고리 등을 접으니까 종이접기를 쉬운 놀이라고 하시는데, 이건 대상이 유아, 초등학생일 경우의 종이접기의 역할이다. 종이접기의 대상은 남녀노소다. 소재도 무궁무진하다.“

- 말씀하신 유치원 프로그램의 김영만 선생님이 최근 TV에 출연한 이후로 ‘종이접기’가 다시 각광을 받았다. 출연 이후로 달라진 점이 있나?

“분명히 있다. TV유치원을 보면서 자랐던 세대가 이제는 성인이 됐지 않나. 성인이 되신 분들이 옛 추억이 되살아나는지 본인의 자녀들을 가르치러 온다. 초등학교나 유치원에서도 종이접기를 다시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강사를 찾는다고 들었다. 요즘 들어 특히 종이접기 수강생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종이접기 소재가 많다고 하셨는데, 어떤 소재들이 있는가?

“종이접기는 종이로도 접지만 헝겊으로도 접는다. 종이도 색종이로만 접는 게 아니라 신문지, 포장지도 다 된다. 또 종이의 질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진다.

항상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야기하는 것이 ‘학문과 결합된 종이접기가 굉장히 많다’는 거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건축이나 패션디자인, 의상 디자인에 종이접기가 많이 적용되고 있다. 또 가구 디자인에도 많이 접목이 되고 있고 기계공학 쪽에서는 로봇이나 나사에서 연구하는 우주선에도 들어간다.

다만 소재가 다른 거다. 종이접기라는 건 ‘소재+기법’이다. 종이접기는 평면의 색종이가 입체가 되는 과정이다. 그 입체가 되는 과정 안에는 기법이 들어가 있다. 어떤 기법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작아지기도 하고 커지기도 하고 접었다 펼쳐지기도 한다. 그런 공간적인 기법들이 숨어있는 거다.

그 기법이 쓰인 게 우주선의 태양판이다. 전지판을 최소한의 부피로 접을 수 없을까 연구하다가 발견한 게 ‘미우라 접기’라는 접기 기법이다. MIT공대 같은 경우에는 오리가미(Origami, 종이접기의 국제어) 동아리가 그 역사를 이어올 정도로 역사가 깊다.

50년,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다른 나라의 발전 속도를 우리나라 또한 굉장히 짧은 시간 안에 따라가고 있다."

- 한국 종이접기만의 특징이 있다면?

"처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서는 종이접기가 교육을 목적으로 도입이 됐기 때문에 교육 측면에서는 앞선 부분이 많다. 외국 자료를 보면 성인들이 하기는 괜찮지만 어린아이들이 하기에는 자료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종이접기를 재밌고 쉽게 할 수 있도록 한국에서 교재를 만들었다.

예를 들자면 강아지 종이접기가 그렇다.  어린이들이 종이 한 장으로 강아지를 만들려면 너무 어렵다. 그래서 한 장으로 접는 게 아니라 ‘머리 따로 몸 따로 만들어서 붙이자’고 한 거다. 풀을 쓰고 가위를 쓰는 종이접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유아나 초등 저학년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는 걸 굉장히 큰 자부심으로 생각하고 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 ‘종이접기=색종이’라는 인식도 종이접기의 교육적 도입으로 생긴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적인 효과가 있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후, 그러니까 6~9세 아이들에게 종이접기의 효과가 크다. 수십 년 동안 현장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신 강사들이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이다. 유아기 때 아이들은 형태에 대해 2차원적으로만 인식한다. 그런데 종이를 접다보면 입체에 대한 개념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종이접기가 시·공간에 대한 인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보통 종이를 구기거나 마음대로 접는다고 종이접기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꽃이면 꽃, 강아지면 강아지와 같이 형태가 완성이 돼야 한다. 종이접기는 선에 의해서 이뤄져서, 종이를 접으면 선 자국이 나게 돼있다. 선에 맞춰 접고 뒤집고 펼치고 다시 모으는 일련의 작업들은 입체적인 작업이다.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평면 작업에 비해 한 차원 높은 작업을 하게 되는 거다. 그러면서 공간, 부피, 색, 디자인에 대한 감각을 아주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 학습적인 효과도 있지만, 종이접기를 부모가 함께 하면 정서적인 유대감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

"맞다. 그래서 종이접기를 아이에게 지도할 수 있는 어머니는 아이하고 절대 다투지 않는다. 엄마가 종이접기를 배우고 오면 아이가 달려와서 ‘엄마 오늘 뭐 배웠어? 빨리 하자. 나도 가르쳐줘’ 라고 한다. 일부러 아이를 앉혀놓고 ‘너 오늘 뭐했니?’가 아니라 종이접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소통이 되는 거다. 이런 역할을 요즘엔 할머니가 해주신다. 할머님들이 문화센터에 오셔서 종이접기를 많이 배우신다.

6~9세가 제일 좋은 타이밍이라고 말씀드린 또 다른 이유는, 종이접기를 접하면서 단계가 있다는 걸 알아가기 때문이다. 일련의 순서가 있고 그걸 건너뛰면 진전이 안 된다는 걸 알게 돼, 참을성과 인내심이 길러진다."

- 아이들 뿐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 같다. 교육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찾아오는 성인들도 있나?

"그렇다. 특히 태교를 위해서 오시는 분들도 있고, 우울증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서적으로 힘들 때 종이접기를 하러 오는 분들도 있다. 종이접기가 왜 이런 부분에 좋냐면, 몰두할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종이접기는 다른 사람이 만들어놓은 창작물을 따라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도면을 따라 접다보면 작품이 완성된다. 그래서 끝까지 해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도중에 풀리지 않는 도면이 있다면 그 다음 것을 보면서 유추를 하는 거다. 다들 그 과정이 너무 재밌다고 말씀하신다. 그걸 풀었을 때 매듭져있던 실이 풀리는 듯 한 쾌감을 느낀다고 하더라."

<사진=여성소비자신문>

- 종이접기를 추천하는 대상이 있다면?

"역시나 주부들이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외부 활동을 접으신 분이라든가, 아이 교육에 중요성을 크게 두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종이접기라는 건 일주일에 3시간만 시간을 내서 배우면 나머지 시간은 집에서 스스로 복습이 가능하다. 아이를 돌보는 2~3년 동안 후일을 위해서 일주일에 3시간만 투자해서 배워두면 어떨까.

아이와 소통에도 도움이 되고 후일에 자격증을 활용해서 직업을 얻을 수도 있고, 70~80대까지도 활동이 가능하다. 이 분야는 정년이 없다. 협회 등록 강사 중 제일 나이 많은 분이 78세로 알고 있다. 종이접기 봉사하는 성인들을 양성하면서 활발히 활동 중이시다."

- 종이접기 이용 분야가 정말 다양한 것 같다.

"그렇다. 종이접기는 정말 남녀노소다. 요즘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협회에서 각광받고 있는 분야가 ‘노인 종이조형 심리미술’이라는 분야다. 확실히 주변에서 보면 강의 의뢰가 들어오는 것도 치매예방 차원에서 노인 대상이 많다."

- 종이접기 분야에서 앞으로 바라는 청사진이 있다면?

"종이접기에는 공예적 측면, 교육적 측면, 그리고 예술적 측면이 있다. 교육 쪽으로는 많이 발전을 했지만 예술적인 측면으로는 발전이 많이 더디다.

사실 20년 가까이 활동하신 협회원 중에는 제자들에게 자리를 넘겨주시고 활동을 접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이 분들 중에는 관심이 있었어도 시간이 없어서 작품 활동을 못했던 분들도 있다. 이분들을 중심으로 예술작품 활동이 시작이 되고 있다. 앞으로 작가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을 육성하고 전시회를 하려고 한다. 본인이 가진 역량을 예술작품으로 많이 작품을 만들어주시면 좋겠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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