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국회 개원과 동시에 구설수에 오른 여야 여성의원들의 처지에 다소간의 차이가 엿보이고 있다. 검찰 조사까지 받으며 의원생명을 위협받던 국민의당 소속 박선숙·김수민 의원은 법원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기각으로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

반면 당 윤리위 자체 조사 후 자진탈당을 택한 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영교 의원의 경우 딸의 로스쿨 입학을 둘러싸고 여전히 의원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런가하면 서 의원과 마찬가지로 친인척 채용 논란이 불거진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의 경우 혼란스런 당 상황 속에서 징계 칼날을 피해가는 듯한 모습이다.

웃으며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11일 법원은 리베이트 수수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당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조미옥 서울서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김 의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건에 대해 “주거가 일정하며 증거인멸, 도망할 염려가 인정되지 않고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 구속건에 대해서도 조 판사는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서부지검 형사5부는 지난 8일 박 의원을 공직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사기,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의원에 대해선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수사가 이뤄질 경우 의원 개인은 물론 창당한지 얼마 되지 않은 국민의당 전체가 도덕성 및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었는데 간신히 그 같은 위기는 넘긴 모습이다.

이와 관련 현재 국민의당은 다소 여유를 가지고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당 소속 두 의원을 고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중립성 여부를 집중적으로 부각할 방침이다.

서영교 의원 딸의 국회 출입기록 공개를 요구 중인 사시존치모임 관계자. <사진제공=뉴시스>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한 법원의 사전구속영장 청구 기각 소식이 들려온 날 더불어민주당을 자진탈당한 서영교 의원의 경우 가족 채용 및 딸의 로스쿨 입학 관련 그에 따른 구설수에 아직까지 시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오전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사시존치모임)은 서울 여의도 국회와 더불어민주당 당사앞에서 기자회견 및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서 의원의 딸 국회 출입기록에 대한 국회사무처의 비공개 결정은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면서 “정보공개청구에 응하지 않으면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조치를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사시존치모임은 서 의원의 딸이 인턴 비서로 국회에서 일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국회 출입기록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지만, 국회사무처 측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또한 사시존치모임은 서 의원을 상대로 이미 검찰에 2건의 고발장을 낸 상태다.

지난달 23일에는 서 의원이 2013년 10월 자신의 딸을 인턴으로 채용하며 국가로부터 지급받은 월급 전액을 자신의 후원금으로 기부하게 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고발한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오빠를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자회사인 서울도시철도 엔지니어링㈜에 입사시킨 혐의(직권남용 및 업무방해)로 추가 고발했다.

한편 서 의원과 비슷하게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의 경우 당 차원의 징계는 피해가는 모습이다.

앞서 박 의원은 친인척 두명을 보좌진으로 채용해 온 사실이 알려지며 보좌진 급여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같은당 이군현 의원과 함께 당 자체 징계 대상에 올랐었다.

그러나 최근까지 새누리당에서는 이들 두명의 의원에 대해 진상조사만 마무리했을 뿐 구체적인 징계수위 등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 보니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진탈당한 서 의원 사례와 비교, 박 의원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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