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영화관에서 미성년자가 성추행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를 통해 신고해야만 한다는 영화관 매뉴얼 탓에 신고가 늦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피해자 어머니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여중생 A양은 지난 3일 대구 성서동에 위치한 롯데시네마에서 영화를 보는 도중 성추행을 당해 영화관 직원에게 신고했지만 가해자를 현장에서 놓치게 됐다. 해당 직원이 “미성년자의 경우 사내 매뉴얼에 따라 부모님이 직접 신고해야 한다”며 부모님에게 연락할 것을 요구했고, 이후 연락을 받은 A양의 어머니가 영화관에 도착한 뒤에야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기 때문. 이에 사내 매뉴얼과 직원 대응에 대해 논란이 불거졌다.

A양의 어머니는 해당 글에서 “옆자리에 앉은 남자가 영화가 시작된 지 10분쯤 지난 뒤부터 팔걸이 사이로 손을 넣어 딸의 무릎을 만졌다”며 “당황한 딸이 가방으로 막았음에도 불구, 가해자는 상영 내내 성추행을 멈추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영화가 끝난 후 딸이 직원에게 가해자를 지목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신고하는 과정에서 가해자는 이미 현장을 빠져나갔다”며 “영화관 측의 책임감 없는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다”고 호소했다.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화면 캡처>

롯데시네마 측은 “사내 매뉴얼 상 영화관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신고할 때 미성년자의 경우 보호자를 통해 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양이 미성년자인 만큼 부모님께 먼저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 우선 부모님에게 연락하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고가 늦어 범인을 놓쳤다는 피해자 측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A양이 지목했던 남자의 신상명세도 따로 받아 두었다”며 “향후 경찰에서 수사를 진행하는데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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