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국회 개원과 동시에 야당 소속 여성 정치인 3명이 잇따라 구설수에 올랐다. 국민의당 박선숙·김수민 의원은 선거전 당시 리베이트를 제공 받은 혐의가 불거져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19대 당시 딸의 인턴 비서 채용 논란 등이 제기됐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 여성의원 3명의 의원직 제명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수 축소 등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다 여성정치인을 배출하며 여성정치 세력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20대 국회였으나, 시작부터 여성정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20대 국회의원 선거 여성 당선자 수는 총 51명(지역구 26명, 비례대표 25명)으로 여성의원 비율 역대 최고치인 17%에 달했다. 15대 국회 이후 점진적으로 증가해 온 여성의원 증가세가 이번 선거에서도 이어진 것. 특히 지역구 여성의원 당선자 수가 비례대표 당선자 수를 넘어섰다는 점은 지역에서도 여성정치인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으로 여겨지며 여성정치 세력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에서는 애써 키워온 여성정치의 토대가 20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흔들리는 것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선의원이자 당내 여성정치의 대표 인물 중 한 명이던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딸의 특혜 취업 논란에 휩싸인 것은 물론, 제3당으로 역할이 기대되고 있는 국민의당에서도 주목받던 여성의원인 박선숙·김수민 의원이 리베이트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탓이다.

심지어 최근 정치권에서는 이들 3명의 여성정치인에 대해 출당설 및 의원직 사퇴설까지 나오고 있어 향후 이들의 거취를 걱정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 논란의 중심

28일 오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 서영교 의원의 친인척 채용 논란을 집중 거론했다.

정 원내대표는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 재조정, 보좌관 친인척 채용금지와 같은 것을 정치발전특위에서 다루겠다”며 “의원들이 관행으로 당연시한 것을 청년들은 불공정행위라 분노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지금 서영교 의원의 가족채용 족벌 정치로 인해 온 국민의 뜨거운 질타를 받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청년들이 헬조선이라고 우리나라를 인식하고 있는 그 문제점이 압축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 윤리위원회 여당 간사을 맡고 있는 김기선 의원 또한 “서영교 의원의 친인척 가족채용 문제가 국민들 사이에 가장 큰 화제, 이슈거리가 되고 있다”며 “대상이 주로 딸과 오빠, 그리고 보좌관에 의한 상식을 넘는 후원금 납부 이런 것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서 의원은 특히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자주 국민 앞에 나서면서 어려운 사람들 입장, 힘들고 고달프게 사는 청년 입장 이런 사람들의 여러 부당하고 불공정한 부분을 폭로하며 정의를 얘기하고 공정을 얘기했던 대표적인 의원 중 하나”라 꼬집기도 했다.

한동안 당내 분란에 휩싸이며 야권의 표적으로만 전락했던 새누리당에서 서영교 의원 사태를 빌미로 서 의원의 윤리위 회부 등 대야 공세를 전격적으로 펼쳐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서부지검에 출두한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자진 사퇴 주장까지 나와

서영교·박선숙·김수민 의원이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한나라당 중앙윤리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인명진 목사는 이들에 대해 자진 사퇴를 주장하기도 했다.

인 목사는 28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국민의당 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제일 중요한 건 의석을 몇 석 잃고, 말고 그런 게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선숙 전 사무총장이라든지, 김 의원이라든지, 당을 구하는 차원에서 살신성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스스로 탈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영교 의원에 대해서도 “운동권이라는 게 뭐예요? 도덕성이다. 도덕성, 치열함, 애국, 이런 것 아니겠나”라며 “서영교 의원도 운동권의 명예를 위해서, 또 모처럼 더불어민주당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가지는 이때에 자기 때문에 이게 걸림돌이 되고 정국이 이렇게 어려워진다고 하면 이것도 자진사퇴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 내부에서는 서영교 의원 사태 관련 징계 수위를 높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중징계시 공천 책임론이 일수 있고 경징계에 그칠 경우 그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 두명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내부 상황은 더욱 복잡하다. 28일 오전에도 국민의당은 의원총회를 개최,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한 조치 시기 및 수위를 놓고 의원들간 설전이 오갔으나 뚜렷한 결론을 짓지 못했다.

‘당헌당규대로 엄격히 해야 한다’는 강경파와 ‘국민 정서에 부합한 정치적 결단이 요구된다’는 중도파간 의견대립이 적지 않았던 것. 앞서 전날에는 박지원 원내대표가 문제 인사들에 대한 출당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었다.

이에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다시 한 번 의총을 소집해 당내 의견 조율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이들 여성 정치인 3명의 향후 정치권 행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단 서 의원의 경우 당의 징계를 필할수 없게 된 상황 속에서 의원직 박탈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원 자격 박탈 등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와 달리 박선숙·김수민 의원의 경우 혐의에 대한 검찰 기소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탈당에 의한 의원직 상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비례대표의 경우 당적 출당시에는 무소속으로 의원직이 유지되나, 탈당하게 되면 의원직도 함께 잃게 된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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