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모두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 존중받고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리고 누군가의 인정을 받을 때 살 맛이 난다.

회사에서는 상사의 인정을 받고 동료의 인정을 받을 때 회사 생활할 맛이 난다. 집에서는 아내의 혹은 남편의 인정을 받을 때 힘이 나고 사랑이 더 단단해진다.

타인의 인정과 더불어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인정, 그것을 위해 우리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부모가 되면 우리는 이런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아이들에게는 존중과 인정보다 무시와 비난과 잔소리를 늘어놓기 일쑤다. 물론 부모의 의도 속에는 '아이를 위해서, 아이를 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이 들어있다.

자녀를 사랑하기 때문인 것이다. 그러나 의도가 아무리 좋아도 그런 말들은 아이를 살 맛 안나게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우울해지고, 엄마가 미워지며, 자신이 형편없게 느껴진다.

아이를 살 맛나게 하는 말 한 가지는 ‘괜찮아’이다. 우유를 바닥에 쏟았을 때 엄마는 반사적으로 말한다. “에고, 조심 좀 하지, 또 엎질렀어” “넌 조심성이 없어서 큰 일이야.”

이미 쏟아진 우유를 주워담을 수는 없다. 엄마의 푸념은 아이를 두렵고 위축되게 만들 뿐이다. 이럴 때 “괜찮아, 우유가 엎질러졌네, 우리 같이 치울까?”라고 말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이는 두려움보다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괜찮다는 말은 아이를 안심시킨다. 너는 문제아가 아니야, 이런 일은 누구나 겪는 일이야, 그건 실수일 뿐이지 대단한 일이 아니야, 이런 메시지를 아이에게 준다.

학교에서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부모의 개입이 필요할 때, 부모의 대처에 따라 아이들의 상태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부모가 충격을 받고 대단히 큰 문제라는 듯 아이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심각하게 대처를 하는 부모의 아이는 큰 실의에 빠지며 비슷한 문제를 또 일으킨다.

반면 그럴 수 있다며 단순한 실수로 여겨주는 부모의 아이는 위기를 잘 넘기고 바른 길로 돌아온다.

성장기의 아이들에게는 많은 사건들이 발생한다. 그들 중 대부분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일어나는 발달상의 문제이다.

그런데 더 심각해지기 전에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부모가 지나치게 엄격히 대처한다면 아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게 된다. 오히려 문제가 커지고, 아이는 자존감이 낮아진다.

그것을 이해하고 ‘괜찮아’라고 말해줄 때 아이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부모 때문에 실수를 딛고 일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살면서 만나게 되는 많은 위기에 대처하는 마음의 근력도 길러지는 것이다.

“괜찮아~~ 별 거 아니야”
“그럴 수 있어”
“누구나 겪는 일이야”
“엄마도 그런 적 있어”
“다 좋아질 거야”라고 말해 보자.

김진미 빅픽처가족연구소 소장  bphigh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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