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성 기획특집
“여성건강 정책, 사회문화적 분석 뒷받침돼야”'제2차 여성건강포럼' 성황리 개최돼
박상문 기자 | 승인 2016.06.03 17:44
제2차 여성건강포럼 개최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기석) 국립보건연구원이 ‘제2차 여성건강포럼’을 지난 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국내 여성건강 관련 각계 전문가, 여성건강포럼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고, 여성건강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정책 트렌드와 전략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최근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산, 고령화의 여파로 여성인력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여성’, ‘젠더’ 등의 이슈를 다룬 연구개발과 정책수립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2015년 성 격차지수(Gender Gap Index)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145개국 중 115위, 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는 33위에 머무르는 등 국내 성 격차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실정이다.

이날 포럼에서 이병석 여성건강포럼 운영위원장은 “향후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은 여성의 잠재력을 얼마나 성장시킬 수 있느냐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여성의 사회활동과 이를 위한 건강증진은 이제 사회적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포럼을 통해 여성의 전 생애주기별 건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폭넓은 학술교류로써 향후 정책적 방향과 대응방안의 과학적 근거 마련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개최의의를 밝혔다.

아울러 “이런 토론의 장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여성건강연구 개발사업의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한 정보를 서로 나누고 소통하여, 여성건강 관련 학계와 관련 기관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 국내 여성건강 연구가 더욱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1부에서는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이 ‘젠더적 관점의 글로벌 여성건강 정책’에 대해 발표하고, 유시은 고려대학교 안암의료원 교수의 ‘북한이탈 여성의 건강과 문화적인 접근’을 주제로 한 발표가 진행됐다. 제2부 패널토론에서는 학계, 언론, 보건·사회분야 전문가가 참여하여 여성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 전략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이명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젠더적 관점의 글로벌 여성건강 정책’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여성건강 정책과 관련 젠더적 관점 적용 배경과 내용 등에 대해 소개했다.

이 원장의 발표에 따르면 젠더적 관점의 여성건강 정책은 여성건강을 여성의 기본적 권리로 인지하고 양성평등 및 건강상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회환경적 변인들의 중요성이 강조된 여성차별철폐협약(CEDAW, 1979)과 생식건강증진 프로그램에 있어 생물학적 논의뿐만 아니라 불평등한 사회환경까지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이 제기된 국제인구개발회의(ICPD, 1994)에서부터 그 필요성이 대두됐다.

젠더적 관점의 건강이란 사회에서 형성된 성별 역할, 관계, 권력 등 사회환경적 요인에 의해 의료접근 등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이런 차이가 신체적 건강 및 정신적, 사회적 건강에 연계되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여성건강 정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 원장은 여성건강 돌봄 영역은 남성의 경우와 다르고, 그 필요성 또한 남성보다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의 일과 근무환경이 보통 남성보다 열악한 점, 임신과 출산 등 여성만의 특이적 경험,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등에서 오는 피해가 여성의 경우 특히 크다는 점 등을 들었다.

또한 여성의 경우 전업주부인 경우가 많아 직장 근로자보다 건강 돌봄의 질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과 가족의 건강 돌봄을 책임지며 이로 인한 부담도 크게 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여성이 돌봄 영역에 많이 종사하는 것과 별개로 보건정책 결정을 하는 고위직에는 남성이 대다수라는 점과 임상실험에서도 남성에 초점을 맞춘 실험이 많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더욱이 개도국 여성인 경우 성 및 생식건강, 피임방법 등 건강상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자기 의사 결정권이 낮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원장은 젠더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건강상황으로 자궁경부암, 낙태 등 성별 특이적인 질환은 물론 가정폭력, 직업 환경, 일과 가정 양립과 같은 성별 사회학적 건강요인 차이, 그리고 건강증진 행위에 대한 자원 및 서비스 프로그램의 성별 상이성을 들었다.

이어 젠더적 관점을 토대로 여성들의 건강상태를 분석하고 정책을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여성가족부의 특정성별영향평가나 국가공공기관 및 대학 내 건강연구를 통해 해당 주제에 대한 분석이 이뤄져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각계 관련 전문가 및 담당 공무원 회의를 통해 정책 입안과 평가, 정책홍보가 시행돼야 한다는 내용이다.

유시은 고려대학교 안암의료원 교수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이 원장에 이어 유시은 고려대학교 안암의료원 교수의 ‘북한이탈 여성의 건강과 문화적인 접근’을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졌다.

유 교수는 영양상태의 불균형에 따른 북한의 건강문제가 북한이탈 이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따라서 북한의 사회문화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이탈여성들의 건강 증진기반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북한 내 영양상 결핍은 신장, 체중에서의 성장 저하와 영유아의 유병률을 증가시키는 것은 물론 작은 키와 외모로 인한 부정적 심리효과도 야기한다.

생애주기 관점에서 보면 북한여성의 영양결핍은 태내 영양부진으로 이어져 저체중 신생아를 출산하게 되고 이후에도 적절한 영양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영유아의 빈번한 감염과 발육부진 및 발달장애, 그리고 청소년 신장왜곡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북한주민들의 신체적 생산성을 감소시키는 것은 물론 여성의 경우 임신기 임신체중 증가 저조로 모자 사망률이 높아지는 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 2004년 기준 북한 영유아의 유병률은 급성영양장애 7.0%, 만성영양장애 37.0%, 저체중 23.4%에 달했다.

북한주민들은 탈북 이후 개인위생에 대한 관심 부족이나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 등 건강에 대한 인식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탈주민들의 자가진단 경향,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 결여나 북한사회의 감시하는 문화로 형성된 편집증, 불안, 우울 및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심리적 문제도 심각하다.

하지만 이탈주민들은 제3국에서 사회적, 경제적 약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보건의료제도에 편입되기 쉽지 않다. 신변 안전에 대한 불안감과 언어소통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자가 처방을 하거나 약물 남용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제3국의 임시보호기관 역시 건강검진 체계가 미비하고 한정된 공간이기 때문에 밀집된 북한이탈주민의 또다른 전염성 질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 교수는 북한이탈주민의 건강문제는 신체적 문제와 정신적 문제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해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북한 문화원형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탈여성들의 건강증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북한의 공교육, 장마당, 조직생활을 아우르는 문화적 접근과 치료법 고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여성건강포럼은 ‘여성이 건강한 사회, 한국의 미래입니다’라는 기치 아래 국내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여성 생애주기별 주요 건강이슈를 발굴하고 여성건강 증진을 위한 공동협력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제1차 포럼은 지난 3월 개최된 바 있다.

제2차 여성건강포럼 개최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상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