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최근 아동학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부모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부모교육은 가족구성원의 행복을 위해, 부모역량 강화를 위해, 그리고 행복한 자녀양육을 위해 필수적이다. 지난 1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층 국제회의장에서는 ‘가족행복을 위한 부모교육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서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 가족학과 교수는 “최근 밝혀진 부모에 의한 어린 아동의 학대와 사망, 은폐 과정은 우리 모두를 경악케 한다”며 “경제적으로 급격한 발전을 하면서 아동은 사회적 약자이면서 미래의 희망으로서 사회가 함께 돌봐야 하고 아동의 건강한 삶을 지원해야 하는 대상인데 이 같은 사회적 기능을 잠시 잊었거나 이 기능이 작동하는데 있어 엄청난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명순 연세대 아동 가족학과 교수 “가족행복을 위해 부모교육 활성화돼야”

부모교육이란 부모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의 특성과 교육이라는 접근법을 합성한 단어다. 부모는 하루 24시간 1주일에 7일 하루 한 시간도 빼놓지 않고 부모 역할을 해야 한다. 따라서 평생 지속해야 하는 직업이면서 일이기도 하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처럼 타인에게 취급받기도 한다. 그러나 만약 아동이 심각한 위험에 빠지게 되거나 행동상의 문제를 일으킬 경우 가족생활은 물론 아동의 삶 조차 엉망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

그동안 부모교육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부모교육을 통해 결혼 예비부모교육과 산전산후 부모교육, 영유아기관의 부모교육, 학교내 부모교육 등이 이뤄져왔다. 또 취약가정 부모에 대한 교육과 !:1 멘토링서비스가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부모교육이 생애주기별 부모와 취약가정 부모로 이분화되어 아동과 부모의 다양한 특성이 고려되어 있지 않았다. 현재 부모교육은 대부분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교육부의 정부 산하 기관들과 민간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모두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공공성을 띄는 부분이 적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부모교육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예비부모와 영유아 자녀 부모를 타겟으로 해 운영할 수 있는 표준 프로그램이 개발되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방적 강의가 아니라 부모가 직접 참여하는 워크숍 형태이거나 아이와 함께 하는 가족교육 형태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은 0~1세와 2세, 3~5세의 자녀를 둔 부모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하고 있다는 점, 가족과 부모의 사회맥락적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어린이집 등 기관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김명순 연세대학교 아동 가족학과 교수는 “만 0~1세, 2세의 영아기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교육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교육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이 낮고 부모기를 처음 시작해 생존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필요로 하는 요구를 접목해야 교육적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저소득 가정, 한부모 가정, 10대 부모 가정,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 새터민 가정 등에 대해서는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부모교육을 강화해야 하며 입양아나 장기간 아픈 아동, 정신 지체아, 장애아 등에 대해서도 국가가 특별히 이들의 교육에 대해 특별한 요구가 있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 “집으로 찾아가는 1:1 부모교육 진행”

많은 선진국에서 ‘집으로 찾아가 일대일로 지원하는 부모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이 방법은 주로 자녀를 두고 교육을 받으러 나오기 어려운 영아 부모, 교통수단이 자유롭지 못하고 자발적인 교육 참여율이 매우 낮거나 위험요소가 많은 저소득 가정,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집으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에 2008년 부시 대통령이 1000만달러를 투자해 시작했다. 이후 이 프로그램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얻게 되자 2010년에는 약 10배인 1억달러가 지원됐고 2011년에는 2억5000만달러, 2012년에는 3억5000만달러,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4억달러의 재정을 지원받고 있다.

이렇게 예산규모를 급격히 늘려가며 미국연방정부가 ‘찾아가는 일대일 부모교육’을 적극 지원하면서 첫째 20~50개월 영유아 중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영유아의 경우 상해발생율이 40% 감소했고 학대 등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아동의 비율은 35%나 감소됐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부모들은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해 부모교육에 참여하거나 자녀를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스스로 시도하기가 어렵다. 특히 취학 전후의 자녀를 둔 워킹맘은 일․가정 앙립 스트레스와 갈등, 건강문제, 시간부족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이들은 부모로서의 역할 수행과 직장 업무 둘 다를 매일 반복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매우 다른 두 역할 간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자녀들 역시 부모 대신 양육을 하는 사람들과 부모의 양육 신념이나 태도, 행위 등이 드리고 일관성이 없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따라서 이런 워킹맘들을 위해 워킹맘 주변의 사람들이나 보육기관, 사업장에 대해 국가에서 추가적인 지원을 제도화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워밍캄 역시 자신의 부족한 자녀양육 역량을 높여나가도록 끊임없이 직간접적인 지원을 받고 교육을 받으면서 갈등을 해소해나가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하는 양적 시간을 확보해야 하고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시간사용의 내용과 질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

김소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자녀교육 사례소개와 대처방법 제시 도움”

김소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부모들은 아동의 발달단계별 지식과 적절한 양육기술에 대한 교육을 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모들은 자녀양육의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하고 대처방법이나 해결방법을 제시해 준 교육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또 “사례 중심의 교육을 통해 부모들은 ‘나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안도감’과 함께 ‘우리 애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공감’을 느낀다. 또 ‘출산 전후의 삶이 너무 많이 바뀌어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심리 상담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는데 아이를 학대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훈육을 해아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요자 중심의 찾아가는 교육 등 온․오프라인 교육채널과 방법을 다각화해 참여자들의 접근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아버지교육 등 남성 대상 교육의 경우 남성친화적인 전달체계를 활용하거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지역 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강의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돌봄과 관계 맺기를 경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발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역 내 남성들의 공간마련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도 필요하다. 기존아버지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일상의 카페처럼 아버지들이 모여서 삶의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장소나 아버지들이 자조그룹을 형성하려고 할 때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다른 세대와 다른 계층의 남성들이 삶을 공유하고 특정 프로그램 없이 아버지들이 모여 휴식하고 경험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성들의 아버지 역할 전환을 돕는 플랫폼을 구축해 남성들이 돌봄자로서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는 기회와 학습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게 필요하다. 또 아버지들이 SNS나 온라인 카페, 지역 내 아버지센터나 공동육아 모임 등 남성들이 모이기 편하고 쉬운 채널들을 활용해 남성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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