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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차별 속 고립된 ‘한부모 가정’... 실질적 지원 방안 필요친엄마 손에 버려지는 아이들, 경제적 부담이 큰 원인
김영 기자 | 승인 2016.05.17 18:03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지난 11일은 올해로 6회째를 맞은 ‘싱글맘의 날’이었다. 싱글맘의 입장을 이해하고 아동과 모성의 권리와 존엄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다. 또한 이달 24일은 ‘제8회 한부모 가정의 날’이다. 싱글맘을 포함, 한부모 가정에 대한 차별철페, 복지정책 개선을 위해 만들어진 날로 두 기념일 모두 민간단체가 주도해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 역시 미혼모에 의한 영유아 유기 소식 등 이들 싱글맘 가정에 대한 안타까운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가하면 최근 정부는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대책이라며 부모들에 대한 인성교육을 실시키로 했는데, 한부모 가정 부모를 우선 교육대상으로 정했다. 정부부터 편견에 사로잡혀 한부모 가정을 평범한 가정에 비해 문제가 있는 가정으로 보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열린 '싱글맘의 날' 기념 컨퍼런스 현장. <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005년 정부는 매해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기념키로 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가 본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OECD 국가 중 해외 입양아수 1위라는 국내 현실을 자각하고, 입양에 대한 인식 개선 및 국내 입양 활성화를 도모하자는 취지였다.

그로보터 5년이 지난 2010년 한국미혼모가족협회와 해외입양인보호 비영리민간단체인 뿌리의 집 등 미혼모와 한부모, 해외입양인, 아동권리옹호 단체들이 모여 5월 11일을 ‘싱글맘의 날’로 지정했다.

해외 입양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 싱글맘의 영유아 육아포기라는 점에서 볼 때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싱글맘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개선 및 국가적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위한 기념일을 만든 것이다.

올해의 경우 ‘비양육부모의 양육비이행 및 아동유기와 매매 예방’에 대한 야외 캠페인은 물론 ‘출생등록제와 양육비이행을 통한 아동 권리 옹호의 길’이라는 주제의 국제 컨퍼런스 등이 열리기도 했다.

이보다 앞선 2008년에는 한부모가정사랑회 등이 주축이 돼 ‘한부모 가정의 날’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싱글맘을 포함, 한부모 가정을 바라보는 우리사회 인식틀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미혼모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여전한 가운데, 정부에서 추진 중인 한부모 지원 정책에 있어서도 ‘실질적이지 못하고 부실하다’는 의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위기에 내몰린 한부모 가정

한부모 가정 중에서도 여성 홀로 자녀를 키우는 경우 직장을 구하는 단계에서부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의 사회적 입지가 과거보다 증가했다고는 해도, 경제활동에 있어 남녀 불평등이 존재하고 경력단절여성(경단녀)에 대한 기업들이 기피현상 또한 여전하다보니 경단녀 출신 미혼모들의 취업 자체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경북에 거주하는 30대 미혼모 A씨 또한 아이가 성장할수록 교육과 의료비 등 경제적 측면에서 육아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이를 충족할만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경단녀란 점이 A씨의 취업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결국 그는 아르바이트 등 단기 일자리만 전전하고 있는 신세다.

중소기업에 입사 지원한 20대 후반 미혼모 B씨의 경우 회사 취업이 거의 성사직전까지 갔다가 무산된 적도 있다. 면접에서 그를 좋게 되던 면접관들이 미혼모란 사정을 알고 난 뒤 태도를 돌변, ‘주간 근무자를 뽑는다’는 모집 공고까지 ‘야간 근무자 선발’로 변경하며 그를 탈락 시킨 것이다.

극단적 선택하는 경우도 많아

한부모 가정에 대한 사회적 냉대와 이들이 겪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불안감은 ‘영유아 유기’라는 극단적 선택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경기도 시흥에서는 20대 미혼모가 생후 5일 된 아이를 지하철역 벤치에 버리고 도망갔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조사에서 아이의 엄마는 “혼자 아이를 키울 능력이 없어 아들을 버렸다”고 진술했다.

12일 서울 영등포의 한 직업학교 여성 탈의실 사물함에서는 태어난지 25주 된 신생아가 검은 봉지에 담겨 죽은 채 발견됐다. 아이를 버린 사람은 고등학생 친모로 어린나이에 아이를 낳게 됐다는 두려움 속에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일 수원지법에서는 지난해 8월 갓 태어난 영아를 비닐봉지에 담아 유기한 20대 친모 홍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홍씨는 6살 난 자녀를 홀로 키우고 있는 미혼모로 지난 2014년 신원을 알수 없는 남성을 만나 원치않은 임신을 한 뒤 자택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해 이를 검은봉지에 담아 아파트 뒤편에 유기했다.

이외도 충북과 경북 및 광주 부산 등 전국각지에서는 미혼모들의 영유아 유기 사건이 한달에도 여러건씩 발생하고 있다. 또한 갓 태어난 아이를 몇푼 되지도 않는 돈을 받고 신생아 매매 브로커에게 판매한 부모까지 등장했다.

미혼모 중 적지 않은 이들이 이를 숨긴 채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편견 속 지원도 부족해

한부모 가정에 대해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경우 한쪽 성별의 부모 밑에서만 자라나기 때문에 사회성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아이로 자라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 중이다.

그러나 여성계에서는 이 같은 분석 자체가 편견에 치우친 것이라 보고 있다. 되레 한부모 가정의 문제점을 꼬집기 전에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실태조사부터 이뤄져야 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실제 국내 한부모 가정의 수는 170만가구 450만명에 달하는데, 미혼모의 경우 해당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자 혼자 아이를 낳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될수 있다보니 이를 감추고 살아가는 이들이 상당히 많다.

한부모 가정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해서도 형식적이란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소득기준에 따라 매달 기초수급 지원금과 양육수당 등이 지원되고 있으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만18세 미만(취학시 만 22세 미만)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 가정에 한해 아동양육비, 추가양육비, 아동교육지원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은 가구별 소득인정액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소득인정액 기준 중위소득 52% 이하여야 한다. 2013년 기준 소득인정액은 2인 가구 월 143만8634원, 3인 가구 월 186만 90원, 4인 가구 월 228만3546원, 5인가구 월 270만 6001원, 6인가구 월 312만 8458원이다.

또한 월 소득인정액은 소득 및 재산과 자동차 부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산정하게 되며, 이를 초과하면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

지원대상으로 결정되고 지원받는 금액이 그렇게 크진 않다. 12세 미만 아동 한 명당 월 10만원의 아동양육비, 5세 이하 아동에 대한 추가아동양육비 월 5만원, 중고등학생 자녀 1인당 학용품비 월 5만원, 생활보조금으로 가구당 월 5만원, 창업 및 운영자금 명목으로 복지자금 융자 지원 등이 여성가족부를 통해 이뤄지는 것.

또한 교육부에서는 한부모 가정 지원 대상자에 한해 자녀의 고교 입학금·수업료·학교운영지원비 전액과 초·중·고 학교 중식비 전액을 지원 중이다. 초·중·고 방과 후 수강료 역시 연 60만원 내·외를 지원하고 있으며, 인터넷 사용료 월 1만 7600원과 가구당 PC 1대 또한 지원하고 있다.

이 외도 한국장학재단에서는 이들 한부모 가정 지원대상 자녀에 한해 국가장학금(대학교) 지원을 우선적으로 실시 중이다.

아울러 국토부에서는 한부모 가정에 대한 ‘임대주택주거지원’ 및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 지원 사업 등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여성계 및 사회복지사 중심으로는 “취직과 임대주택 및 한부모 자녀의 학습권 등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책이 우선”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우선이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한부모가정사랑회 황은숙 회장 역시 “한부모가정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시설 자체가 턱없이 부족해 사실상 있으나마나한 시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가구당 금전 지원액수를 늘리는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한부모 가정 지원센터라도 우선적으로 설치해 늘려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충고했다.

또한 황 회장은 “한부모 가정 그중에서도 미혼모들의 극단적인 선택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자립이 우선인데 이를 위해선 주거안정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미혼모들의 선택을 우리 사회가 존중해 줄수 있도록 인식개선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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