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김희정 기자]정부의 오락가락 면세점 정책으로 인해 면세점 업계가 또 한번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서울시내 면세점 4곳을 추가 설치한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지난 29일 서울 지역 시내 면세점 매출액이 최근 5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했으며 올해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29%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면세점 4곳을 추가 설치키로 했다.

지난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을 어렵게 뚫고 올초 처음으로 문을 연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HDC신라, 하나투어 측은 면세점 대란과 과밀 경쟁의 어려움에 대해 호소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신규 면세점 입장 고려되지 않아 아쉬워”

한화갤러리아 측은 “면세점 추가 허용으로 브랜드 및 관광객 유치경쟁 등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기존 신규 면세점 5개사의 입장이 고려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또 “면세사업 자체가 환율, 정치, 제도 등 다야야한 변수에 의햐 영향을 받는 사업인 만큼 신규 면세점 추가허용은 면세사업의 특수성을 고려, 객관적 기준을 적용해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화갤러리아는 변화된 면세사업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여의도 관광 인프라와 63빌딩이 보유한 관광 콘텐츠를 활용, 다양한 상품과 최상의 서비스로 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HDC신라 “신규 사업자 어려움 예상돼”

HDC신라는 “지난해 문을 열었거나 올해 문을 열 신규 사업자들이 아직 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시 신규 특허가 허용돼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여행업체가 운영하는 면세점이라는 강점 이용...치열한 경쟁서 살아남을 것”

하나투어 측은 “신규 면세점 사업자들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채 발표가 돼 실망스럽다. 좀 더 우려되는 것 중 하나는 중소기업 쪽으로 한 곳이 배정됐는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신규 사업자가 살아남을 수 있을 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또 “SM면세점은 인사동이라는 지리적 강점, 여행업체가 운영하는 면세점이라는 점을 활용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 “고용불안 최소화에 만전...면세점 특허권 재획득에 총력”

반면 지난해 특허권을 잃은 SK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과 롯데 월드타워점은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반기고 있다.

만일 이들 면세점이 재선정되면 기존 특허만료 뒤 재 취득시까지 빚어질 공백기간을 줄여 이곳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다.

SK네트웍스는 “정부가 관광산업 활성화와 투자 및 고용 창출을 위해 신규 면세점 추가 특허를 발급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 당사는 지난해 워커힐 면세점 특허 상실 이후 근본적 해법 마련에 어려움이 많았던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따라서 “당사는 호텔 54년, 면세점 24년 간의 운영기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재획득함으로써 국가 관광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및 내수 경제 화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커힐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면세특허권을 상실해 오는 5월 16일 문을 닫아야 한다. 상품판매는 10일까지다.

워커힐 면세점은 향후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백기간 동안의 직원 활용과 재고 문제, 공간 활용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워커힐면세점은 정직원, 판촉직원을 포함한 약 9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고용문제와 관련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정직원의 경우 100% 고용 유지가 보장될 예정”이라며 “영업 재계까지의 공백기간에는 교육 등 추후 면세점 오픈을 위한 준비에 전념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약 100명의 워커힐면세점 정직원들은 공백 기간 동안 월급을 수령하며 향후 영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매진할 전망이다. 그러나 해당 브랜드 소속 직원 나머지 700명의 직원들의 거취는 불분명하다.

재고문제의 경우 워커힐면세점은 다른 영업점이 없어 뚜렷한 대안이 없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일단 영업을 종료한 후 향후 대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면세점 특허권 탈락 등의 여파로 1분기 영업이익이 무려 36%나 줄어드는 등 영업상 손실을 맛보았다.

SK네트웍스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4조5482억원, 영업이익은 2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억원 감소했다.

이에 대해 SK네트웍스 측은 “유가 하락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면세점 특허 탈락 이후 할인판매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는 “면세사업이 재개될 경우 안정적인 수익력을 보이고 있는 다른 사업들과 시너지를 거둬 SK네트웍스의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면세점 특허권 상실 이후 구성원 고용불안, 중소협력업체 피해 방지 및 재고 처리, 기존공간의 대체활용과 같은 이슈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실적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며 “특허를 재획득함으로써 기업가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은 서울 동부권 유일의 면세점으로서 쇼, 카지노, 캠핑 등 다른 시내면세점과 차별화됐다. 중화권 관광객의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보유한 만큼 추가 면세점 특허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롯데면세점 “피해 최소화할 수 있는 후속 정책 마련되길”

롯데면세점도 관세청이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4곳을 더 늘리기로 결정함에 따라 특허권 재획득 의지를 천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정부의 고심 끝에 나온 정책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며 “중국 내 일고 있는 한류 바람과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외국인 관광객, 치열한 글로별 경쟁이 벌어지는 각 국의 면세점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신규 특허를 추가하기로 결정한 만큼 특허 공고가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 6월말 예정된 롯데월드타워점 폐점으로 인한 인력의 효율적 재배치 및 운영, 입점 브랜드 및 협력업체의 사업계획 등을 세우는 데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후속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신규 특허권을 내놓기로 한 만큼 롯데월드타워점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점은 6월 30일에 문을 닫아야 한다. 특허 추가에 선정되더라도 최소 6개월 동안 영업을 못하게 된다.

롯데월드타워점은 지난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6개월 동안 영업을 못할 경우 4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직원들의 고용불안은 더 큰 문제다. 롯데월드타워점에는 30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직원들의 고용안정에 힘쓰겠다는 입장이지만 장기간 직원들에게 월급을 100% 보장해 줄 경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롯데면세점도 약 130~150명에 달하는 정직원들의 고용승계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외한 용역직원 150명과 나머지 1000여명의 판촉직우너들의 거취는 현재 오리무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달부터 TF를 구성해 고용과 재고 활용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며 “고용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특허권을 너무 늦게 줄 경우 영업에 타격을 입을 것은 물론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 점을 들며 정부가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 절차를 앞당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

8월에 재개장 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된다면 이들 업체들이 입는 손실을 최소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심사절차의 공정성, 투명성 제고방안을 먼저 마련한 뒤 5월말 또는 6월초에 특허신청 공고를 낼 계획이다.

이후 공고 기간을 4개월로 둔 뒤 2개월간의 특허 심사를 거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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