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박상문 기자] 한국정부가 면세점 특허문제로 헤매는 사이 업계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지난달 29일 관세청은 서울 시내면세점 대기업 3곳과 중소·중견기업 1곳 등 4곳을 추가 허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5월말~6월초 신규 면세점 특허 공고를 내고 올 연말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영업을 중단할 예정인 SK네트웍스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재입찰을 통해 회생 기회를 얻게 됐다. 하지만 두 사업장 모두 6개월 안팎의 사업 공백은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신규 면세점 특허권을 따낸 업체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모양새가 됐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감소하면서 예전만큼 특수를 노리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업계 규모는 팽창하면서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 이 정도 규모라면 외국인 관광객이 연 10% 이상씩 꾸준히 늘어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하지만 지난해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7.3% 줄었다.

또한 면세점이 해외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는 현지 여행사와 업무적 제휴가 중요하기 때문에 신규 면세점들에 비해 롯데·신라 등 20∼30년 이상 면세사업을 운영해 온 기존 면세점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신규 면세점들은 당초 목표로 제시한 오픈 첫해 5000억원의 매출 달성은커녕 2000억원 달성도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실정이다.

롯데면세점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난해 말 특허권을 잃은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 역시 난감한 상황인건 마찬가지다. 올 연말 신규 사업자로 선정돼 영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당장 눈앞에 영업중단 시기가 닥치면서 사업 공백에 따른 손실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인 것. 이에 인력 배치, 거래처 계약, 매장 유지관리 등 공백기 대응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오는 6월30일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롯데면세점은 인사, 마케팅, 신규사업팀, MD(상품기획)팀 등 유관부서와 협의해 월드타워점 소속 직원 배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했다.

현재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직원은 1300여명에 이른다. 이들 직원에 대한 유급휴가를 비롯해 교육, 연수, 전환배치 등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지만 모두가 만족할만한 대책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사측 입장이다. 영업이 중단되는 전례 없는 상황에 유급휴가를 받는데도 불안함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면세점은 오는 16일 영업 중단을 앞두고 지난 2일부터 본격적으로 인력 배치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SK네트웍스는 재무적 부담을 안더라도 직원들에게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인력배치 뿐 아니라 거래처 계약, 매장 관리 등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영업이 중단되는 6개월 동안 수천억원의 매출 손실 및 재무 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경우 매출 손실만 약 36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박상문 기자  msp2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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