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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서유리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을 본격 수사 중인 검찰이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 담당자을 첫 소환 통보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 사망한 피해자 중 70%가 사용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을 제조·판매한 옥시 측의 인사 담당자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옥시 측 인사 담당자를 통해 살균제 제조에 직접 관여했던 실무자가 누구였는지 파악할 계획이며, 유독성 물질인 PHMG를 원료로 사용하게 된 경위와 흡입 독성을 사전에 알았는지 여부도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검찰은 소비자들의 부작용 호소글이 경찰의 압수수색 전 삭제된 정황과 회사 법인을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변경한 경위 등도 함께 파악할 것으로 전해졌다.

옥시 측이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에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며 증거자료로 제출한 서울대와 호서대의 실험결과 보고서의 임의 왜곡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이번 소환조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 ‘세퓨 가습기 살균제’ 4개 제품이 폐 손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사실을 확인했다.

PHMG 관련 특허를 갖고 있는 SK주식회사가 해당 물질의 위험성을 17년 전 국내에 발명 출원할 당시 이미 경고했던 사실도 검찰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이 문서에는 PHMG 혼합물질을 사용할 때 1000ppm 이하로 사용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1000ppm은 백분율로 환산하면 0.1%에 해당하는 농도 수치며, 가습기 살균제 제품의 경우 PHMG 함유량이 0.12~0.5%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해당 특허출원서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의 인체 유해성을 언급한 최초의 문서라는 점에 주목하는 한편, 가습기 살균제 제조 업체들이 PHMG의 위험성을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를 가정에서 쓸 땐 물에 희석하기 때문에 실제 농도 수치는 이보다 훨씬 떨어지고 공업용으로 쓸 때와도 환경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해당 문서만으론 인체 위험성 정도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관련 문헌을 분석 중이다.

한편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보상이 필요한 이들에 대한 선정 기준과 보상 기준 등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피해 보상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 수사 종결 직후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발표된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피해 보상 협의를 추진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이를 의식한 발표가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못하고 있다.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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