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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행정통’ 김성렬 차관 “여성의 강점은 소통, 여성 관리직 육성 필요”정통 관료 출신 행정전문가, 3대 공무원 정신 강조
김영 기자 | 승인 2016.04.19 16:44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공무원 시험에서 여성의 합격률은 남성을 넘어선지 오래다. 반면 공무원 조직 내 관리직 여성직원 수는 남성에 크게 못 미친다. 결혼과 출산‧육아에 따른 여성의 경력단절이 주 요인으로 다른 분야에 비해 공무원 사회에서 여성 리더의 성장이 잘 보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여성소비자신문>은 정부 행정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행정자치부의 김성렬 차관을 만나 공무원 조직 내 여성의 위상 및 관리직 여성공무원 육성방안 그리고 행자부에서 추진 중인 주요 여성정책 등에 대해 들어봤다.

1958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김 차관은 경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와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2년간 경기도 행정1부지사로 근무하며 지방자치 현장 경험을 쌓기도 했으며, 올 1월 행자부 차관으로 선임됐다. 김 차관 내정 당시 언론에서는 “조직 장악력과 업무 전문성을 두루 갖춘 정통관료”라 그를 평했다.

- 행정자치부 차관으로서 우리나라 여성정책에 대해 우선 묻고 싶다. 20대 총선에서 역대 최다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하는 등 정치권 내 여풍이 상당한데, 공무원 조직의 경우 여전히 관리직 여성 공무원이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나라 여성정책의 경우 과거에 비해 많은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다. 국제기구에서 내놓은 각종 데이터를 봐도 유리천장이 있는 게 사실이다. 공무원 조직 역시 그런 부분에 있어 아쉬운 점이 많다. 과거 여성관리직 채용목표제를 실시하기도 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다만 정부조직에서도 몇 년 지나지 않아 국장급 여성 공무원이 다수 포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 행자부에도 여성국장이 한 명 있었다. 짧으면 5년 길게는 10년 후면 중앙부처에서도 국장급 여성공무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다.”

- 최근 공무원 시험에서 여성 지원자의 합격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아는데, 공무원으로서 여성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가?

“실제 최근 공무원 시험에서 여성의 합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시험을 통과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능력이 있다고 보지만, 여성의 경우 소통에 있어 특히 탁월한 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행정의 상당 부분은 소통이다. 민원인에게 감동을 전달한다면 그 서비스는 설령 들어주지 못했다 해도 성공으로 볼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분명 여성만의 장점이 있다.

과거 중앙위원회란 신설 조직에서 과장으로 근무한 적이 있는데 당초에는 과장급이 3명뿐일 정도로 조그마한 조직이었다. 당시 김광웅 위원장께서 6.7급 주무관에 여성 공무원을 한 명씩 데리고 오라고 하셨는데, 당시만 해도 여성 공무원 자체가 드물던 시절이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어렵사리 여성인재를 발굴해 채용했는데, 이들이 상당히 뛰어난 업무능력을 보여줬던 기억도 아직도 남아 있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 여성 공무원이 관리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출산과 육아 등 남성과 비교해 해결해야 할 상대적 어려움도 많은 편이다. 이를 위해 행자부에서는 어떤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또 어떤 대안들이 마련돼 있는지 알고 싶다.

“여성이 조직의 꽃이라는 개념 자체가 옛날 이야기다. 능력이 여성인력 채용의 우선 조건인데, 능력 있는 여성인재가 오랜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여성 공무원의 역량을 늘릴 수 있는 생애 단계별 교육 프로그램 운영 중이며, 여성과 가족 친화적인 근무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특히 일‧가정 양립이란 사회적 요구 속에 정부가 ‘모범 고용주’로서 앞장서야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에 행자부에서는 정부청사 입주부처 직원들의 양육부담 완화를 위해 세종, 서울, 과천 등 9개 청사, 22개소 직장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현재 이들 어린이집에서는 3500여명의 영·유아를 돌보고 있는데, 직원들의 만족도 또한 대단히 높은 편이다.

시간선택제 역시 일하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정책 중 하나이다. 과거 해외 주재관으로 유럽을 찾았을 때 시간선택제로 근무 중인 영국 공무원을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그 영국인으로부터 ‘양육 때문에 풀타임으로 근무하면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시간제 정규직 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했다. 복무 종류 중 하나였던 시간제 공무원을 복무 형태로 바꾼 것으로, 일반직 공무원도 상황에 따라 시간제근무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게 주요 골자였다.

다만 이 제도에 대해선 반발도 상당해 현 정부들어서야 겨우 시작하게 됐는데,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시간선택제가 반듯한 일자리이자 정규직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사람이 오는 자리가 아니며, 경력단절여성 등이 본인의 경험을 살려 일할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란 점이다.

행자부에서는 이외에도 여성 공무원이 안심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육아휴직시 100% 정규 공무원으로 보충할 수 있도록 지원 중이며, 남성육아휴직제 3년 연장도 도입했다.아울러 행자부는 일반국민들의 양육부담을 줄이고자 ‘행복출산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출생신고시 한 번의 신청으로 양육수당, 출산지원금 등 10여 종의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지난 3월31일 전국 시행에 들어갔으며 내년부터는 온라인으로도 신청이 가능하다. 종전까지 출산 서비스를 받기 위해 민원인은 복수의 국가기관을 찾아 신청서를 작성해야 했고 그 과정이 상당히 복잡했는데 이를 개선한 제도라 보면 된다.”

- 이주여성이 증가하고 다문화가정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외국계 주민을 위한 정책들로는 무엇이 있나? 다문화가정이 우리사회 구성원으로 융화되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국내 거주 외국계 주민은 현황조사를 최초로 실시한 2006년 54만 명에서 2015년 174만 명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여성은 84만 명에 달한다. 유형별로는 결혼이민자와 혼인귀화자가 21만, 근로자가 16만, 외국국적동포가 14만명 등이다.

행자부는 다문화가족을 포함한 외국계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지역사회에서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행정지원 중이다. 특히 외국인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해 왔다.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이주여성을 포함한 외국계주민들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과 배려가 중요하다고 본다.”

- 정부3.0 국민디자인단, 생활공감 모니터단 등 국민참여형 정책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이들 사업을 통한 성과가 있는가? 특히 여성의 정책참여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면?

“정부3.0의 목표는 국민이 주인 되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고 그 핵심가치 중 하나가 ‘소통’과 ‘참여’에 있다. 행자부에서 추진 중인 ‘정부3.0 국민디자인단’과 ‘생활공감정책 모니터단‘은 국민과의 소통과 참여를 위한 대표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2014년에 시작한 정부3.0 국민디자인단은 지난 2월 세계 3대 디자인 상인 ‘iF 디자인 어워드 2016’ 서비스디자인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해 세계 대표 참여정책으로 인정받았다.

1998년에 시작한 ‘생활공감정책 모니터단’은 현재 전국 17개 시도에서 4000여명의 모니터가 활동하고 있으며, 생활불편 개선의견은 물론 활동영역을 다양화해 국민의 정책 참여에 크게 기여 중이다.

특히 모니터단의 80% 이상이 여성이다. 행자부는 사회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여성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 중이며, 이들 여성의 섬세함이 정책 완성도를 보다 높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 행자부는 자원봉사 활성화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자원봉사 활성화 추진 목적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우리 사회는 경제성장 둔화와 저출산·고령화, 사회양극화 등으로 인해 정부가 모두 해결하기 어려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자원봉사는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인류, 국가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어려운 이웃을 보듬어 사회통합, 행복한 공동체 건설과 국민행복시대 실현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 자원봉사 참여율이 남성보다 약 1.5배 높은데 일단 여성의 활발한 자원봉사 참여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정부는 여성이 보다 쉽고, 편하게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지원을 다할 계획이다.”

- 정부조직개편으로 인사업무가 인사혁신처로 이관되는 등 행자부의 업무가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 오랫동안 행자부에서 근무해 왔으며 현 행자부 차관으로서 조직의 이 같은 변화가 아쉽진 않나?

“별로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인사와 윤리업무 등이 떨어져 나갔지만 현재 행자부 업무만 수행하기에도 벅찬 게 사실이다.

행정환경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민관의 벽이 없어지고 있다. 민관협치와 집단 지성에 의한 새로운 행정업무가 이뤄져야 할 시기인 만큼 그것만 잘 해내기에도 인력이 부족하다.”

- 알파고 출현 이후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우리사회 전반에 커지고 있다. 행정에 있어서도 변화가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응책이 있다면 무엇인가?

“새로운 기술의 유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고 정부의 적절한 대응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인공지능 그 자체가 새로운 시대의 핵심은 아니라고 본다. 알파고만 해도 인간의 경험이 축적된 빅데이터와 이를 실현시켜줄 인간의 컴퓨팅 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인간이 우선이란 것이다.

우리 행정도 이미 집단지성과 민관협치가 작동 중이다. 과거 행정학에서는 행정의 주체와 객체를 구분했었는데 지금은 과거와 다르게 행정은 함께 생산하는 시기가 됐다고 본다.

행자부가 주도하는 정부 3.0 맞춤형 서비스 또한 그와 같은 맥락으로 볼수 있다. 공급자 방식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제공으로, 국민이 서비스를 찾아가는게 아니라 서비스가 국민을 찾아가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 경기도부지사를 역임하는 등 지방자치단체 관련업무도 많이 해 온 것으로 안다.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가?

"지방자치의 경우 중앙과 지방 사이 통합이 중요하다. 지방자치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데, 지자체는 단체이지 정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연방제 국가가 아니다.

일부 지차체가 분권을 강화하는 걸 잘하는 일로 오해하는데 그 또한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국가 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간혹 일부 지자체에서 단체장 교체에 따른 줄서기가 만행하고, 그에 따른 대규모 인사보복 등이 이뤄지곤 하는데 자치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 볼 때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다만 이를 보전하기 위해 존재하는게 국가직 부단체장으로 하나의 국가로서 통합성을 그나마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 개인적인 질문이다. 법대를 졸업했는데 사법시험이 아닌 행정시험을 본 이유는 무엇인가? 원래 꿈이 공무원이었나?

"고대 법대를 나왔는데 그때는 법대 계열이었다. 행정학과나 법학과가 없이 행정학 전공 내지 법학전공을 택할 수 있었다. 동기 130명 중 거의 대부분이 법학전공을 택했으나 나는 처음부터 행정학을 전공할 생각이었다.

변호사 등 법조인을 하면 돈도 많이 벌수 있을 것이고 사회에 도움도 될 수 있겠지만 그건 교정의 업무라 생각했다.

반면 행정은 선제적이고 창의적이며 공익 그 자체를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법조인의 경우 한번에 하나의 케이스밖에 해결할 수 없지만, 행정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그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아버지께서 시골마을 읍장을 오래 하셨는데 그 영향을 받은 면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공직에 큰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 30여년 동안 공직생활을 이어왔는데 이 업(業)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라 보는가?

"올해로 공무원 생활 33년째인데, 선공후사의 정신으로 공익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공무원이 가진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 생각한다. 국민들을 직접 만나 민원을 해결해 줄수 있다는 점도 이 업이 가진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사실 공무원은 엄청난 돈을 쓰는 자리다. 경기부지사 시절 매년 쓰는 돈이 18조원에 달했다. 돈 쓰기 벅찼는데 그게 공익적인 것이라 많은 보람을 느꼈다.”

- 최근 다수의 젊은이들의 경우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공무원 시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공무원을 생각하는 이들 젊은이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

“행정의 시작도 국민이고 끝도 국민이다. 이것만 흔들리지 않으면 이보다 당당한 일은 없다는 걸 먼저 알아주길 바란다. 또한 공무원은 메마른 규정보다 가슴으로 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공직에 보람이 생길 것이고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 역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실 것이라 본다. 평소 내가 직원들에게 공무원이 해야 할 일 세가지를 강조한다.

첫째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구제역 파동 당시 공무원이 9명이나 죽었다. 공무원은 모든 업무에 있어 더 퍼스트이자 더 라스트여야 하며, 여기에 더해 국민은 더 베스트가 되기를 요구한다.

두 번째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 정부가 허락한 자원을 가지고 그 일을 하는데 있어 국민이 원하는 걸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원(民願)이 민원(民怨)이 된다.

세 번째는 쓰러진 사람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회사는 이익이 남기는게 우선이다. 쓰러진 국민을 일으켜 세우는 것은 공무원이 그리고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세 가지를 할 수 있는 게 공무원이고 그런 정신으로 이 업에 뛰어들기 바란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 오랜 공직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업무나 업적이 있다면 무엇인가?

“공무원들이 싫어할 만한 혁신업무를 주로 해왔는데 그 중 가장 보람되게 생각하는게 있다면 정무직과 공공기관 인사시스템을 개편한 일이다.

과거 공공기관 인사는 사실상 낙하산 인사가 태반이었다. 이를 관리감독할 시스템도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기관장 임명 때 공모가 이뤄지고 직위별 직무수행 요건에 따른 심사가 진행된다. 낙하산 성격의 인사가 근절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규제할 틀은 만들었다 생각한다.

공무원 성과급제, 고위 공무원 제도 등등 이외에도 여러 혁신업무가 기억에 남는다. 모든 업무를 혼자 수행한 것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자부한다.”

대담 김희정 편집국장

정리 김영 기자 young@wsobi.com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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