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의 혁명가 ‘메리 퀀트’의 자서전 ‘메리 퀀트: 여자를 완성한 여자’가 출간돼 화제다.

 

‘메리 퀀트: 여자를 완성한 여자’는 모자 숍에서 바느질부터 시작해 일 년에 18개의 컬렉션을 진행하고 자신의 이름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든 메리 퀀트의 인생과 비즈니스 철학을 담고 있다.

 

보통 패션 디자이너의 자서전은 많은 것을 드러내는 듯하면서도 감추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코코 샤넬은 여러 명의 대필 작가를 시도하다 거부했으며, 크리스찬 디오르도 개인적인 이야기는 꽁꽁 숨겨 놓고 오직 커리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한 바 있다.

 

반면 메리 퀀트는 유명인으로 살아온 화려한 회고담이 아니라 여성으로서, 어머니로서, 커리어 우먼으로서 살아온 파란만장한 삶을 거침없이 풀어놓았다. 한발 앞선 스타일과 다양한 인맥, 일과 사랑의 균형, 자기창조 등 여성이라면 누구나 고민할만한 주제로 자신의 인생을 한 권의 책에 정리했다.

 

특히 이 책은 단순히 옷과 화장품을 만드는 디자이너가 아닌 ‘젊음’과 ‘창조’, ‘도전’이란 무기로 세상을 뒤흔든 메리 퀀트의 성공 비결을 알려준다. “표현하지 않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던 그녀는 발레리나의 유니폼이었던 타이츠를 훨씬 얇게 만들어 상업화했으며, 가지고 다니며 자랑하고 싶은 명품 화장품을 만들었다. 또한, 상류사회의 전유물이었던 패션을 대중화시키며 “더 짧게, 더 짧게”를 외치는 거리의 소녀들을 런웨이의 모델이자 막강한 구매력을 가진 주요 고객으로 키웠다.

뿐만 아니라 “메이크업은 나 자신을 사랑해주는 것이다”는 신념 하에 빨간색과 분홍색, 주황색이 전부였던 립스틱을 100가지가 넘는 색으로 개발했으며, 물속에서도 지워지지 않는 워터프루프 마스카라를 만들어 여성들에게 화장하는 즐거움을 선물했다. 모두 항상 관습을 깨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기 위해 힘썼던 메리 퀀트의 창조,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로 인해 메리 퀀트는 처음엔 미풍양속을 해친다며 손가락질 하던 기성세대들의 비난을 뒤엎고 비틀즈와 함께 영국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1966년에 대영 제국 훈장을 받기도 했다. 명성과 인기를 활용하는 법과 존 레논과 다이애나를 비롯한 셀러브리티와의 극적인 만남, 탁월한 크리에이티브를 보여줬던 바람둥이 남편 이야기도 책 속에서 생생히 펼쳐진다.

현재 200여개의 메리 퀀트 화장품 매장이 운영되고 있는 일본에서의 여행 에피소드는 새로운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인 영감까지 준다. 물론, “첫 번째 샘플에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파격을 선보여라”와 같은 디자이너 지망생들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2012년 칼 라거펠트와 랄프 로렌, 미우치아 프라다 등과 함께 미국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아이콘’ 100인에 오르기도 했던 메리 퀀트의 자서전은 전국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메리 퀀트 지음, 노지양 옮김, 책읽는수요일 출판,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