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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직무유기? 투표 독려 캠페인에 여성계 ‘황당’
김영 기자 | 승인 2016.04.04 11:35
선관위가 제작해 공개한 투표 독료 '소개팅편'.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놓은 4.13국회의원 선거 투표 독려 캠페인이 잇따라 잡음을 불러 일으켰다. 애초 기대한 선거에 대한 관심 증가 및 투표 참여율 상승에 도움이 되기 보다, 여성비하 내지 성 상품화 논란만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에서 최근 총 44개의 투표 독려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다. 그 중 ‘소개팅편’은 한 아리따운 소개팅녀가 처음 만난 소개팅남에게 같이 투표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영상 속 여성은 처음 본 남성에게 “오빠, 그거 해봤어요?” “오빠가 지금 생각하는 그거요” “오빠랑 하고 싶기는 한데... 아직 그 날이 아니라서요”라고 말한다.

여성의 이같은 말에 남성은 즉각 성관계를 떠올렸다가, 이내 오해를 풀고 둘은 함께 투표장으로 향하며 영상은 마무리된다.

해당 영상 공개 후 여성계 및 사회 일각에서는 “여성을 하나의 개별적이고 주체적인 존재가 아닌 성관계 대상으로 취급했다”는 비난이 쏟아졌고 이내 선관위는 문제의 동영상을 유뷰브에서 삭제했다.

앞서 선관위는 인기 아이돌 가수 ‘설현’을 모델로 내세운 ‘화장품편’ ‘어머니의 생신’ 편 TV광고 등을 공개했다가 여성비하 지적을 듣기도 했다.

‘화장품편’ 영상에서 설현은 거울을 보며 꼼꼼히 화장을 하다 이내 “언니! 에센스도 이렇게 꼼꼼히 고르면서...”라고 한 뒤 “아름다운 투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머니의 생신편’에서는 어머니의 생신에 바빠서 못간다는 형부역할 남성에게 설현이 “함께할 때 아름다워지는 날이 있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여성계에서는 두 편의 홍보영상에 대해 "여성을 사회의식이 부족하거나, 이기적인 존재로 표현했다"며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외도 선관위가 공개한 투표 동영상 몇몇편은 ‘정치에 대한 여성의 무관심만 강조하고, 남성만 밝히는 여성으로 잘못 묘사하는 등 잘못된 고정관념만 강조했다’는 지적을 들었다.

투표 참여의 당위성 결여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유권자 성비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항상 더 많았지만, 투표율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언제나 크게 앞서왔다.

나이대별로 살펴보면 20대 여성과 50대 이상 여성들의 투표율이 30-40대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여성 유권자의 나이대별 투표율 변화에 대해 여성정책연구원 김원홍 연구위원은 “20대 여성들의 경우 정치 자체에 대해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다가, 사회생활이 늘고 국가정책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30-40대들어 정치에 관심이 증가하고 투표율 또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가정으로 돌아가는 50대 이상에 접어들면 다시금 정치를 등한시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여성 참정권 확대를 위해 여성 정치인수 증가도 중요하지만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 여성 유권자의 적극적인 투표 동참을 유도하는 것 또한 반드시 선행되야 하는 상황인 것.

이를 위해선 선관위의 여성 유권자 투표 독려 캠페인 역시 선거의 필요성과 투표를 해야하는 당위성을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반면 선관위가 최근 내놓은 선거 동참 동영상들은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하고 여성 스스로 선거에 참여해야 할 이유를 제대로 알리진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선관위의 선거 독려 동영상에 대해 “참신한 선거 동영상 제작에 앞서 유권자와 여성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을 먼저 진행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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