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박근혜 정부 정책평과와 과제'에 대한 정책심포지엄이 열렸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조미나 기자] 30일 오후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와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가 공동주최한 ‘현정부 정책 평가와 과제’에 대한 정책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번 정책심포지엄은 박근혜 정부 출범 전 공약으로 내세웠던 ‘경제민주화’와 ‘맞춤형 복지’에 초점을 맞추어, 경제정책과 복지정책 두 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전 청와대 경제수석)가 경제정책에 대해, 조흥식 서울대 교수가 복지정책에 대해 각각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김진방 인하대 교수, 송의영 서강대 교수, 석재은 한림대 교수, 김교성 중앙대 교수,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 곽정수 한겨레선임기자가 참석했다.

경제정책을 다룬 첫 번째 섹션에서는 정부가 내세운 재벌개혁, 금융개혁, 공공개혁, 노동개혁 등 ‘4대개혁’에 대한 공약이행 여부와 실효성을 경제지표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토론자들은 지속되는 경제성장률 둔화와 소위 ‘금수저-흙수저’로 분류되는 양극화 심화현상을 꼬집으며, 경제민주화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사진 여성소비자신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 “계속되는 양극화...독립적인 금융감독 필요하다”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경제지표를 중심으로 정부 경제정책을 평가하며 발제를 시작했다.

먼저 2013년~2015년 사이의 경제성장률 둔화세에 대한 자료를 제시했다. 연 평균 4~5%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던 이전 정부에 비해, 지난 3년간의 경제성장률은 2.9%, 3.3%, 2.6%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김 교수의 주장에 따르면, 최저 기준금리, 국가부채 급증, 부동산경기 부양책 등을 감안하더라도 둔화된 양상이라는 것.

국가채무는 2014년 533조원으로 20112년 443조원에서 90조원 증가했으며, 2016년 2월에는 6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인당 GDP는 환율 하락에 따라 2012년 2만4453달러에서 2014년 2만7963달러로 3510달러 증가했으나, 2015년에는 환율이 7.4% 상승, 경제성장률은 2.6%로 1인당 GDP는 오히려 전년 대비 700여달러 감소한 2만7226달러로 추정된다.

김교수는 양극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국경제에는 재벌지배라는 특수성이 자리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에 대해 언급했다. 대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가 클 뿐 아니라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 임금이 남성 근로자의 63%에 불과해 OECD 국가 평균인 85%에 못 미친다는 것. 특히 저임금 노동자 중 여성의 비중이 2013년 기준 38.%에 달해, 16.6%인 남성의 두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소득의 양극화 뿐 아니라, 자산의 양극화 또한 심화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재분배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높은 부동산값이 높은 임차료로 이어져 무주택자와 중소상인들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이어진다는 것.

김 교수는 현 경제상황에 대한 과제로 금융개혁을 꼽으며 “관피아 논란이 계속되는 금융계에 대한 방지 차원으로 금융 감독 체계에 대해 독립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기능이 상충돼,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며 금융위와 감독원의 기능을 분리할 것을 주장했다.

송의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곽정수 한겨레 경제선임기자.

토론자 “재정 확충, 부채 부담...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송의영 경제학과 교수는 토론에 앞서 “양극화는 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심화되어 온 일”이라며 “가계부채의 잘못을 특정 정부의 잘못으로 귀결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를 장기적 위험으로 악화시키지 않도록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정부의 책임”임을 강조했다.

송 교수는 “2012년 이후 국내총생산이 잠재 수준에 계속적으로 미달, 물가상승률이 급강하하는 상황에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확대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인하와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조합이 필요하다”며 재정정책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송교수는 이어 “내수 부양은 필연적으로 경제의 레버리지를 증가시킨다”며 “사정이 비교적 양호한 정부가 부채부담을 떠안는 것이 이미 위험한 상태에 있는 가게부채를 증가시키는 것보다 위험이 덜한 정책”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한 재정 적자가 염려될 시 증세를 통하여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소비성향이 높은 부분에 집중해야 하는 등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부동산 금융 정책에 대해서는 “단기적 경기 부양 효과를 발생시켰으나 가계부채를 급증시켰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일으켜 전세 가격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은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대출규제 완화는 제2금융권 대출에서 은행 대출로의 이동을 통해 대출 구조를 안정화한다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으나, 금리 인하로 인해 전반적인 가계대출 증가 가속화를 초래했다는 것.

곽정수 한겨레 경제선임기자는 “현 정부가 대기업 낙수효과가 실종된 상황에서 대기업 위주의 투자확대 및 일자리 창출을 고수하고 있다”며 “경제구조의 변화를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정부는 경제살리기와 경제민주화를 대립된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경제살리기와 경제민주화는 대치되는 개념이 아니라, 동시실현이 가능한 부분이다”라는 전망을 내놨다. 실제 한 국내 대기업 관계자는 '노동시장을 완전히 유연화시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동일노동·동일임금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기자는 이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 하에서 책임정치 구현이나 정책의 일관성을 기대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정책 결과에 책임질 수 있는 권력 구조 모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미나 기자  mina77@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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