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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의 자주적 사회복지는 바람직하다
김 광병 청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6.03.14 11:06

[여성소비자신문] 지난 2015년은 중단되었던 지방자치를 다시 부활시킨 후 20년이 되는 해였다. 1991년 지방의회가 재구성되고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까지 선출하면서 명실상부한 지방자치시대를 연 후, 2004년 노무현 정부시절 ‘지방분권특별법’ 제정으로 지방분권을 추구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는 ‘지방분권촉진에 관한 특별법’으로 2013년 5월 현 박근혜 정부에서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약칭: 지방분권법)’으로 변경하면서 지방자치에 따른 지방분권을 구현하고 발전시키고자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8월 11일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정신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까지 사회복지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 유사 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방안’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회보장사업 중 중앙정부와 유사하고 중복되는 사업을 폐지하거나 사업 내용을 변경 또는 타사업과 통폐합하라고 하면서 이를 따르지 아니할 경우 지방교부세를 감액 또는 반환시키겠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은 일면 근거를 가진 타당한 결정으로 비칠 수도 있다. 현행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할 경우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토록 했으며, 만일 협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에는 사회보장위원회가 조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제1항 9호에서 협의·조정을 거지치 안했거나 협의·조정 결과를 따르지 않고 사회보장제도를 신설 또는 변경하여 경비를 지출한 경우 교부세를 감액 또는 반환토록 규정하고 있어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은 법치에 의한 결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지방자치법 제9조 제2항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로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지방분권법 제7조는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자기 책임 하에 집행하도록 하여 지방의 창의성 및 다양성이 존중되도록 하여 내실 있는 지방자치 실현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훼손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술한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국가가 지방자치제도를 보장하여 실시되고 있다. 그리고 헌법을 비롯한 관련법령체계를 종합해 볼 때,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이 법에 근거했을지라도 그 범위가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거스르는 것이라면 분명 잘못된 것이다.

이렇듯 사회복지계의 강력한 반발은 바로 지방자치로 활성화되고 있는 사회복지사업법 제2조 2호에서 명시한 ‘지역사회복지’가 축소되거나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당연한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사회보장위원회가 문제로 삼는 것은 지방자치단체 사업이 중앙정부와 유사하고 중복된다는 것이다. 이는 언뜻 보기에 국가가 하는 사회보장사업을 또다시 지방자치단체에서 동일하게 하는 것으로 비쳐져 문제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회보장사업은 대상자들에게 급여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현실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는 중앙정부가 제공하는 것에 추가적으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양·질의 급여나 서비스 등을 제공하게 된다.

다시 말해 국가가 하지 않는 사회보장사업을 지역적 차원에서 발굴하거나, 시행을 하고 있더라도 지역적 차원에서 보다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형태로 사회보장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지방자치단체의 자주적 사회복지라 할 수 있고 이는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이념에 적합한 행위인 것이다.

그리고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사회보장사업을 하기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지방자치법인 조례로 제정해야 만이 가능하게 된다는 점에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지방자치단체의 고유사무로서 아무런 하자가 없게 된다.

이러한 지역의 자주적 사회복지는 학문적으로 타당성이 검증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법원 판례(대판96추244)에서도 생계비 지급대상이 아닌 자에게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생계비를 지급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자주적 사회복지에 대한 판결도 있다. 따라서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을 저해하는 사회보장위원회의 결정은 철회되어야만 한다.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시대 사회보장사업을 스스로 하겠다는 지방정부를 통제하려는 중앙정부의 발상이 조금은 기이한 현상으로 보인다.

아직도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높은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스스로 자체재원을 확보하여 자주적 사회복지를 실시하는 것을 중앙정부가 앞장서서 반대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2016년 보건복지부는 700개의 읍·면·동 주민센터를 주민복지센터로 전환하여 ‘맞춤형 복지’를 확산시키려는 정책을 밝혔다. 더불어 ‘맞춤형 지역복지’를 확산시키는 것은 어떨까? 이 둘은 같은 목적, 국민을 위한 것인데 말이다.

김 광병 청운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doulosk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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