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부회장

올 여름은 말 그대로 ‘가마솥’ 더위였다. 이러한 열대야에 은행들의 탐욕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분노’를 더하여 소비자들은 얼마나 무덥고 지루한 여름을 보냈는지 모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CD담합 의혹 조사(2012.7.17.)는 은행들이 수익을 챙기기 위해 금리를 조작한 것이 드러나고, 감사원의 ‘금융권 감사실태 감사결과(2012.7.23)’는 은행의 탐욕스러운 영업 형태가 적나라하게 나타나 소비자들의 분노가 끊이지 않았다.

소비자들의 따가운 주시로 은행은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출최고금리를 2~3% 내리고, 채무인수수수료를 없애고, 금융소비자보호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등 ‘소비자보호 모드’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의하면 지난 5월말 예금은행의 총대출금 1725조에 대한 가중평균금리가 5.91%이고, 연체율이 1,37% 이란다. 은행의 대출최고금리 인하의 효과는 연체대출금, 부실채권, 저신용 등급자의 만기기한 연장 대출금 등에 있다. 하지만 절대 다수의 소비자에게는 실질적으로 혜택이 없어서 은행이 궁지에서 벗어나려는 속셈이 아닌가 생각된다.

채무인수 수수료는 채권확보에 준하는 것으로 없애는 것이 당연하고, 민원을 담당한 부서를 말만 그럴 듯하게 금융소비자보호 부서로 치장하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금융사는 1997년도 외환위기, 2008년도 미국발 신용경색 등 외부의 충격 요인에 의하여 생존을 위하여 변화하였으나, 지금은 내부 요인에 의하여 변화를 강요당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이는 건전한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른다. 

소비자들은 자산을 증식하기 위하여 금융사에 예금하거나 투자하고, 자금이 필요한 소비자는 적기에 저렴한 비용으로 대출 받기를 원한다. 은행은 수익원을 다양화하여 예대마진율을 낮추고,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불공정하고 불명확한 약관은 개정해야 한다.

또한, 금융상품은 무형상품이고 이해하기 어려워 소비자는 직원의 설명에 의하여 대부분 구매함으로 직원들의 자질을 향상시켜 불완전 설명이나 불완전 판매를 근절시켜야 한다.

금융사는 소비자가 수긍하고 인정할 수 있는 조치를 하면서 변화하여야 한다. 금융감독당국도 사후 처방격인 감사와 제 식구 감싸기 같은 솜방망이 같은 징계는 지양하고 관료주의를 벗어나야 한다.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사전예방적인 감사를 철저히 하여 미리 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하여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행위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

유럽발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제 불황의 파고가 더욱더 거세게 밀어 닥칠 줄 모른다. 이번 기회로 은행들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거듭 태어나면 그 어떤 외풍도 견딜 수 있는 강한 내성이 생길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은행들은 소비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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