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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육아휴직자 증가... 일반 직장인에겐 ‘그림의 떡’특별한 경우 아니면 육아휴직 신청에 부담 커
김영 기자 | 승인 2016.02.19 10:09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우리나라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 사례 또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남성의 육아휴직 신청 자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적지않았으나, 최근 들어 이 같은 편견이 많이 허물어진 모습인 것. 다만 법으로 보장된 남성의 육아휴직에도 상대적인 부분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15년 육아휴직자(공무원, 교직원 제외)’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남성 근로자는 총 4872명이었다.

2011년 1402명에서 2013년 1790명으로 늘어난 남성 육아휴직자가 2014년 대비 지난해 42.4%나 증가한 것이다.

전체 육아휴직자 8만 7339명 중 남성 근로자 비중 역시 2014년 4.5%에서 1.1%포인트 늘어난 5.6%로 조사됐다.

이들 남성 육아휴직자의 근무형태를 살펴보면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 근로자 보다 대기업 종사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1398명)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636명), 도·소매업(549명)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절반 이상(3245명)을 차지했고, 공공기관이 많은 대전(201명)과 제조업체가 많은 경남(176명) 등에서 남성 유가휴직자가 많았다.

일하면서 육아도 할 수 있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받고 있는 남성 근로자 역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총 2061명의 남성 근로자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자로 확인된 것으로 이는 2014년과 비교해 84.7% 증가한 수치다.

육아휴직 신청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 근무자였다.

양육에 있어 남녀 인식차 다소 줄고 있어

육아휴직 제도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에 근거, 영‧유아가 있는 근로자가 양육을 위해 사업주에 휴직을 신청하는 제도다.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남녀 근로자가 양육을 목적으로 사업주에 휴직을 신청할 수 있으며 휴직 기간은 1년 이내로 해야 한다. 또 이 기간 동안 매월 통상임금의 40%를 육아휴직급여로 지급받을 수 있다.

사업주의 경우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당 근로자에 대해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되며, 복직 후 이전과 동등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법에 명시돼 있다.

육아에 있어 남녀의 동등한 책임을 명문화 해놓은 것이지만,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육아휴직은 양육을 책임져 온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받아들여졌다.

휴직 신청자의 대부분이 출산휴가후로도 아이를 돌봐야 될 처지의 여성들이었던 것.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고용노동부의 이번 통계는 양육에 있어 기존의 사회인식 및 풍토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이 여전히 5.6%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에 대한 남녀간 인식차가 아직까지 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남성 육아휴직 자체가 힘들어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고 있으나 현업에 종사 중인 남성 근로자 상당수는 “이 같은 움직임이 일부 대기업이나 특정 업종에 한정된 이야기일 뿐”이라고 보고 있다.

중소기업에 비해 대기업에 근무하는 남성들의 육아휴직자 비율이 높고, 연차 사용 등이 비교적 자유로운 공공기관 밀집지역에서 육아휴직 신청 남성이 많다는 점이 그 이유다.

대전에 있는 정유유통업체 김모 팀장은 남성 육아휴직에 대해 “알고는 있어도 쓸수는 없는 제도”라고 단언했다.

결혼 5년차로 4살 아들이 있는 김 팀장은 “여름 휴가로 1주일만 자리를 비워도 다른 직원들이 업무과다로 쓰러지는 상황인데 몇 달을 육아휴직으로 쉬면 다른 직원들에게 감당 못할 업무부담이 발생한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차라리 직원을 새로 뽑는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도면제작업체 주모 과장 또한 “우리 회사에서는 아직까지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는 사례를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결혼 5년차로 쌍둥이 아들을 둔 주씨는 “여성 사원도 육아휴직을 쓴 뒤 복직 후 바로 짤리는 경우가 중소기업에서는 다반사다”며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한다는 건 그 자체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에 비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다고 알려진 대기업 종사자 또한 남성의 육아휴직에 대해선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기업계열 건설회사에 다니는 결혼 6년차 추모 과장은 “업무연속성이 있다 보니,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는게 쉽지 않다”며 “여자의 경우 그래도 육아휴직을 신청하고 회사에서도 잘 받아주는 편이지만 남자 직원이라면 웬만해선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추 과장은 “혹여 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되면 윗선에 찍힐 수도 있다”며 “작년 병가 때문에 잠시 휴직한 직원이 있었는데 인사고과를 안좋게 받고 결국 회사를 나가게 됐다. 근로법이 개정되고 해고가 쉬워지면 육아휴직을 신청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가하면 한 중견기업 경영지원실에서 근무하는 김모씨의 경우 지난 2014년 육아휴직 및 무급휴가를 신청하고 10개월 가량 자리를 비웠다가 지난해 복귀했는데, 그 또한 일반 직장에서 남성의 육아휴직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입사 7년차이자 결혼 2년차인 김씨는 “아이가 생각보다 일찍 나오는 바람에 오랜기간 병원에 있어야 했고 그 때문에 육아휴직까지 신청하게 된 것”이라며 “상황이 상황인지라 회사에서도 이를 이해해 준 것으로 내가 우리 회사에서는 첫 남성 육아휴직자였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공통으로 “남성 육아휴직자의 증가세가 빠른 편인 것은 분명하나 아직 양육문제에 있어 남녀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차가 상당하다”며 “육아휴직제도를 확대시행하는 것이 정부 목표라면 법적인 강제성 등 제도개선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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