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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기업인 성장 주춤… 10년째 큰 변화 없어서울시내 기업체 여성대표 비율 10곳 중 3곳에 불과
김영 기자 | 승인 2016.02.18 13:39

[여성소비자신문 김영 기자] 여성의 사회진출 빈도가 늘어나며 우리 사회 각계 불고 있는 여풍(女風)에 주목하는 이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반면 경제계에서 여성의 존재감이나 입지는 크게 늘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시내 사업체 중 여성대표 비중이 10년째 제자리 걸음을 보이는 등 업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수치상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그렇다 보니 여성경제인 스스로 차별화된 본인만의 생존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란 의견들이 늘고 있다.

한 자리에 모인 여성기업인.

우리나라 재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전국경제인연합 역대 회장 14명 중 여성은 지금까지 단 한 명도 없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 전경련 회장단 20명 중에도 여성인사는 전무하다.

전경련 외 메이저급 재계단체를 살펴봐도 대한상의 회장단에서 활동 중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도를 제외하면 여성 임원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 경제의 주도권이 여전히 남성에게 있고 여성의 지위 향상 역시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발표된 서울시 자료는 여성경제인의 성장 또한 대단히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는 걸 재확인시켜줬다.

서울시가 공개한 ‘2015년 서울시 사업체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내 사업체 수는 81만2798곳으로 이 중 여성이 대표를 맡고 있는 업체는 27만228곳(33.25%)이었다.

10년 전인 2004년 조사 당시 서울시내 업체 중 여성대표 비중은 30.55%(22만8531곳)였다. 강산이 한 번 변하는 동안 여성대표 사업체 수가 다소 증가했으나, 남녀 성비에 있어서는 단 2.7%만 줄어든 것이다.

지방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 전체 사업체 중 여성대표 비율은 30%를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전북 등 산업시설이 취약한 지역의 여성대표 비율이 15%선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산업별 여성대표 비율을 살펴보면 ‘여성기업인의 내실 또한 부실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여성이 대표로 있는 사업체의 경우 숙박 및 음식점(56.22%)‧교육서비스(52.44%)‧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44.31%) 등 투자대비 고수익을 기대하기 힘들고 경기영향도 많이 타는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내 사업체 종사자 중 여성의 수는 사상 처음 20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473만9883명의 근로자 중 206만316명(43.47%)이 여성인 것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4.12% 증가한 수치다.

매년 여성 근로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조만간 여성이 전체 사업체 종사자의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대표 사업체 비중만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조은경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

여성 스스로 변화 필요해

여성 근로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성 사업자 대표 비율이 크게 늘지 않는 것 관련 여성계에서는 ‘여성대표 사업체의 생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라 분석 중이다.

생존가능성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사회적 인프라가 구축된 가운데 사업을 시작하는 남성과 달리 여성기업인의 경우 인맥 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금융권 지원도 받기 어렵기 때문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은경 한국여성발명협회 회장은 이에 대해 “정부가 바뀌고 최근 3년 사이 여성기업인에 대한 금융권 장벽이 이전과 비교해 다소 나아졌으나, 담보 능력 등에 있어 부담을 느끼는 여성기업인이 여전히 많다”고 밝혔다.

실제 여성계에서는 ‘여성이 처음 사업에 뛰어들 당시 충분한 기술력이나 자본력 등이 없을 경우 3년도 버티기 어렵다’는 인식 또한 팽배한 상태다.

조 회장은 “여성CEO가 3년을 버티면 ‘이제 사업을 시작했구나’라고 보고, 5년을 버티면 ‘이제야 안정기에 접어들었구나’라는게 업계 통설처럼 받아들여 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여성들의 창업 횟수가 남성에 비해 적은 편은 아니지만, 1년이나 2년 사이 문을 닫는 업체들이 비일비재하다 보니 대표의 남녀 성비에 있어 비슷한 수치가 유지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방책으로는 여성기업인 스스로 전문성과 독창성을 가져야 할 것이란 조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조은경 회장은 “사업을 새로 시작하는 여성들이 무턱되고 창업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철저한 시장조사와 사업 방향성에 대한 플랜 마련이 우선돼야만 시작과 동시에 사업실패란 낭패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업을 할거라면 옆길로 빠지지 말고 한길만 바라봐야 한다”며 “경영학과를 나오지 않은 이상 창업하기 전 경영공부를 특히 많이 해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또한 조 회장은 “여성기업인으로서 성공적인 창업을 하고 싶다면 남과 다른 노력과 연구는 필수”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단체 회원 중 한 명이 최근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 분이 과거 사양산업으로 불렸던 ‘자개’를 고품격화해 시장에 내놨기 때문”이라며 “기존의 자개장 같은 상품이 아니라, 네일제품이나 VVIP용 카드에 쓰이는 자개 제품을 개발해 선보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연매출 1000억원대 이상의 중견기업 여성CEO들의 존재가 초보 여성기업인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이들의 성공 스토리와 멘토링이 여성기업인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이란 의견이다.

김영 기자  you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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